쿼드의 앰프들을 보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고속도로를 지나가다가 창밖 멀리로 고향의 자취가 산그림자처럼 보이는 그런 정취를 느끼기 때문이다. 지금의 오디오 세대들은 오디오의 중·장년 세대들이 지나간 날 왜 그렇게 쿼드에 열광했는지를 한 번쯤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왜 브리티시 사운드라는 용어가 마치 경제학의 중대 용어처럼 회자되었는지도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브리티시 사운드의 뜻은 검소질박, 실용과 겸손의 뜻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지간한 월급쟁이가 1년 봉급을 다 털어도 손에 넣을 수 없는 하이엔드의 시대가 되었지만, 쿼드는 그 당시에도 조금만 절약하고 모은다면 소유가 가능한 가격대이면서도 클래식을 들으면서 불만이 있다면 연락해 달라는 그들의 광고 카피처럼 유려하고도 항상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과 기기의 안정성을 마치 전통처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당신을 사랑할 것이라는 시구처럼 쿼드는 지금도 그런 설렘을 주는 이름이며, 결코 실망을 주지 않는 제품 만족도를 지금도 여일하게 이어가고 있다.
본 시청기는 함부로 신제품을 내놓지 않는 쿼드의 최근작인데, 완성도가 높은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듣자마자 단 10초도 안 돼 역시 쿼드, 왜 쿼드인가를 단숨에 알게 해 주기 때문이다. 샘물처럼 깨끗하고 단단하며 매끈하다! 그러면서도 장쾌하다. 결코 달콤하지는 않으며, 과장된 미음도 없지만, 모든 음악에서 생생하고 강렬하다. 현의 침투력도 최고.
엘리트 프리앰프는 이전의 쿼드 제품에서 아이콘처럼 여겨지던 둥그런 노브가 없이 작은 스위치와 디스플레이 창으로 구성되어 있다. 3조의 라인 입력 외에 포노단도 갖추고 있고, 테이프 입·출력도 있는 아날로그 프리앰프의 고전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같은 모양의 섀시에 수납된 FM 튜너와 CD 플레이어, 파워 앰프를 더하면 하나의 일체화된 오디오 스테이션이 구성된다. 쿼드 각각의 기기 사이는 일반적인 오디오 커넥터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전용의 커넥터인 쿼드링크, 앰프버스를 이용하면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가 있다.
엘리트 QSP 파워 앰프는 전통의 606을 회상시키는 추억의 디자인으로 되어 있는데, 여유 있는 전원부를 탑재하고 있는 140W 출력의 스테레오 파워 앰프로, 저 임피던스 스피커인 ESL을 구동하기 위해 커런트 댐핑 기술이 채용된 제품이다. 이 시리즈로 QSP라는 모노블록 버전 파워 앰프도 출시되어 있다.
장구한 세월 동안 유지·개량해 온 그들만의 회로와 만듦새를 기반으로 한 만큼 쿼드 제품은 트러블이 없기로도 유명한데, 그만큼 안심하고 음악 듣기라는 측면에서도 특이한 메이커이다. 음악 듣기의 과욕에서 벗어나 생활의 일부분으로 삼고자 하는 분들에게 더 할 수 없는 추천 기기이며, 오디오 기기에 이골이 난 사람이라 해도 쿼드의 매력은 결코 저버릴 수 없을 것이다. 대단하다 쿼드! 그리고 존경스럽다 쿼드! 이 판매 가격을 보라. 30년 전보다 오히려 더 싸졌다. 그러나 성능은 더 좋아졌다. 이것이 반세기를 이어 온 노포의 힘인 것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Elite PRE 프리앰프
가격 143만원 입력 RCA×3, Tape×1, Phono×1 주파수 응답 0.1Hz-55kHz(±3dB)
S/N비 78dB THD 0.05% 이하 크기(WHD) 32.1×7×31cm 무게 4.4kg
Elite QSP 파워 앰프
가격 195만원 실효 출력 140W(8Ω) 주파수 응답 DC-29kHz(±1dB)
게인 33dB THD 0.004% 이하 S/N비 108dB 이상 댐핑 팩터 230 입력 임피던스 15KΩ
크기(WHD) 32.8×14.9×27cm 무게 12.5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