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port Technologies Ly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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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port Technologies Lyra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4.05.09 16:39
  • 2024년 05월호 (62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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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하이엔드 스피커의 결정체, 진정한 마스터피스를 만나다

스피커 역사상 가장 놀라운 설계의 제품을 꼽는다면 단연 락포트 테크놀로지스(Rockport Technologies)의 라이라(Lyra)가 일순위이다. 지난 100년 넘는 세월 동안 스피커 업계는 인클로저의 공진 제거에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락포트의 라이라 인클로저에 버금갈 만한 제작 방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락포트의 앤디 페이어(Andy Payor)는 오랜 시절을 거치며 나무, 알루미늄 등의 판재를 자르고 붙이는 가공 방법은 일체 쓰지 않고 진보적인 몰딩 기술들로 인클로저를 개발하고자 했다. 선대 모델인 알테어 같은 경우는 내벽과 외벽을 글래스파이버로 쉘을 만들고, 두 벽 사이의 빈 공간에는 고밀도 에폭시를 가득 채우는 방법을 시도했었다. 이러한 기법은 인클로저의 밀도와 단단함을 비약적으로 높여줄 뿐만 아니라 캐비닛의 형태가 어쿠스틱한 물리적 음향 특성에 최적화된 모양으로 완성되게 해주었다. 게다가 이런 몰딩식 제작은 모서리나 접합면이 없는, 완전 매끈한 모노코크 구조까지 만들 수 있게 해준다.

플래그십 모델 라이라는 그런 설계 기술을 극한으로 밀어붙여 인클로저 기술의 끝을 보여준다. 주조형 알루미늄 구조체를 아예 2개로 만들어, 인클로저를 내부 인클로저와 외부 인클로저로 구성되게 했다. 마치 하나의 스피커가 다른 하나의 스피커를 잉태하는 형태로 결합되는 구조인데, 외부 및 내부 인클로저 사이에는 독자 개발의 특수 소재인 고밀도, 하이 댐핑 처리의 우레탄 코어 소재가 꽉 채워진다. 말보다는 락포트가 제작한 유튜브 채널에 가면 이런 설계 기술이 3D 애니메이션 비디오로 설명되어 좀더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소위 DAMSTIF라 부르는 라이라의 특별한 인클로저는 현존하는 스피커 기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압도적 수준으로 인클로저 진동 제거의 새로운 경지를 만들어냈다.

역사적인 수준의 인클로저에 걸맞게 드라이버들도 역대급인데, 3.5웨이 설계로 라이라에는 총 5개 유닛이 탑재되었다. 락포트 사운드의 중심이자 핵심인 미드레인지는 2개의 6인치 미드레인지를 사용하여 웨이브가이드가 로딩된 1인치 트위터 위·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가상 동축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카본 파이버 사이에 특수 폼을 넣고 압착시킨 샌드위치 구조의 진동판으로 설계된 이 미드레인지는 락포트 자체 개발의 커스텀 유닛이다. 특이하게도 2개의 미드레인지가 우퍼와 크로스오버가 이루어지는 지점은 150Hz지만, 미드레인지 중 1개는 트위터와 2.1kHz에서 대역 분할이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대략 500Hz부터 롤-오프된다. 2개의 10인치 우퍼 또한 미드레인지와 같은 소재로 모두 락포트 자체 개발·생산한 유닛들로, 그 퀄러티 자체가 남다르다. 베릴륨을 사용한 트위터도 자체 설계의 락포트 전용 유닛인데, 앞서 이야기했듯 미드레인지와의 유기적인 결합을 위해 웨이브가이드가 입혀져 있다.

락포트는 초기 시절부터 밀폐형 대신 리플렉스 로딩(덕트가 있는 위상 반전형) 방식을 추구해왔다. 제작자 앤디 페이어에 따르면 리플렉스 로딩은 훨씬 높은 감도를 얻을 수 있고, 인클로저 크기보다 더 깊은 저역 재생이 가능하며, 우퍼의 운동(전후 이동) 거리가 밀폐형 인클로저보다 리플렉스 로딩 인클로저에서 더 적게 움직이기 때문에 우퍼에서의 디스토션 발생 확률도 더 적다는 것이다. 다만 저음 끝의 롤-오프가 밀폐형보다 훨씬 더 가파르고, 트랜지언트 특성이 덜하게 되지만, 그는 최적의 타협점을 찾아 장점은 극대화시키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포인트를 실현시켰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라이라의 저역 한계점은 밀폐형과 같은 트랜지언트 특성을 보여주며, 사운드적으로도 밀폐형 설계의 제품들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 높은 음을 들려준다. 크로스오버 쪽도 마찬가지로 특별한데, 부품이나 필터 설계의 독창성뿐만 아니라, 출시되는 스피커 모두 개별 튜닝과 테스트로 수작업의 페어 매치가 이루어져 출하된다.

라이라의 테스트를 위해 프리앰프는 소울노트의 P-3, 파워 앰프는 크렐의 KSA-i400 40주년 모델을 준비하고, 소스기기로는 소울노트의 S-3 레퍼런스를 사용했다. 첫 음을 듣자마자 대단히 특별한 스피커임을 알 수 있다. 그냥 듣자마자 차원이 다른 음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 일체의 억압감이 없는 자연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는데, 오디오적인 개성이나 음질적인 특징을 굳이 찾지 않게 만든다. 듣는 순간, 유려한 톤 컬러를 중심으로 사실적인 울림과 무대의 입체감, 그리고 거침없는 고역의 확장과 기민하면서도 엄청난 정확도를 자랑하는 저음을 귀가 아닌 몸으로 체감하게 된다. 특히 더 놀라운 것은 다이내믹스의 재현으로, 특별한 무진동 인클로저가 가져온 음질적 혁신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음의 시작은 전광석화처럼 빠르고 예리한데, 너무도 빠른 반응 덕분에 앰프의 스피드 차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현란한 다이내믹의 변화 끝에는 극도로 미세한 분해능을 자랑하는 해상도와 입체감이 뒤따른다. 극단 수준의 해상력은 음악적 표현력을 극대화시켜 주는데, 놀라운 점은 고역의 강조나 음의 밝기 변화가 하나도 없이 순음악적인 사운드를 선사한다는 것. 듣는 내내 음질이 아니라 음악적 쾌감에 녹아들게 된다. 이처럼 엄청난 스피드와 예리한 디테일을 보여주면서도 매우 온화하고 편안하며,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는 앞으로도 라이라가 유일한 존재일 것 같다. 단순히 하이파이 시스템의 음질 감상이 아니라, 오래도록 음악 감상에 빠져들게 만드는 존재가 바로 라이라이다.

락포트는 라이라를 통해 스피커 설계에서 현존 최고 수준의 한계를 뛰어 넘어 한 차원 더 높은 세계를 보여주었다. 제작자 앤디 페이어의 스피커 설계 기술의 모든 것과 스피커 역사가 라이라 속에 모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라이라는 최첨단 스피커 엔지니어링의 결정체이자 음향적·음악적 마스터피스이다. 


가격 2억9,50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25.4cm 카본 파이버 샌드위치 컴포지트, 미드레인지(2) 15.2cm 카본 파이버 샌드위치 컴포지트, 트위터 2.5cm 베릴륨 돔
재생주파수대역 20Hz-30kHz(-3dB)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임피던스 4Ω
최소 앰프출력 30W   
크기(WHD) 35.8×135.8×67.3cm   
무게 25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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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5월호 - 6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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