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논의 CD 플레이어 제조 기술력은 일본에서도 선두를 다투고 있다.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CX 시리즈를 비롯해 고가의 DCD 시리즈 등이 잘 알려져 있는데, 본 시청기는 그중 저가 보급기로 신 개발된 제품이다. 같은 규격의 인티앰프가 함께 출시되어 있다. 동사에는 이런 보급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와 함께 가격이 10배는 더 비싼 고급기가 공존한다. 그런 제작사의 보급기는 여러 가지로 장점이 있다. 우리 옛말에 누구의 X물만 튀어도 튄다는 것도 있고, 수양산 그늘이 강동 80리라는 말도 있다. 제품을 만드는 엔지니어의 본능상 아무리 저가 모델이라 할지라도 어딘가에는 고급기의 노하우가 슬쩍 끼어들 틈새가 있는 것이다. 근래의 스피커들을 보면 고가 제품과 중간 제품, 그리고 저가 제품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본 시청기는 그 아래에 DCD-510·520가 있고, 그리고 DCD-710AE가 있는데 이번 리뷰 제품이 그 후속 제품이다. 조금씩 부품의 질을 높여 가고 있지만 기본 회로는 변함이 없고, 가격은 역시 조금씩 비싸진다. 바로 아래 제품과의 차이는 S/N비의 차이, 다이내믹 레인지의 차이로 사실 청감상 구분할 수 있는 차이가 아니다. 아마 오디오 제품 중 CD 플레이어만큼 저가품과 고가품의 격차가 작은 것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조금 웬만하면 단품 CD 플레이어가 1천만원대이고, 조금 더 올라가면 수천만원대가 즐비하다. 여기에 D/A 컨버터와 트랜스포트 분리형, 그리고 SACD 대응에 따른 차이가 또 존재하지만, 트랜스포트의 메커니즘은 최신형이나 저가형이나 사실 편차가 별로 없다. 얼마나 튼튼한가, 여러 부품을 투입해 지터라는 것을 저감시키는 장치 등에서 차이가 좀 있고, 섀시도 물론 차이가 크지만 그 외에는 사실 대동소이한 것이 이 세계의 솔직한 평가가 된다. 그래서 국내 대부분 기술자들도 트랜스포트는 만들 필요가 없고 D/A 컨버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그쪽으로 매달려 있는 실정이다.본 기는 그런 측면에서 기본기에 충실하고 있는 모델로, 사용상의 편이성에 대응하는 제품으로 출시된 것으로 보인다. 아날로그 출력으로 RCA 단자 마련되어 있으며, 물론 디지털 단자(옵티컬)도 포함되어 있다. 요즈음의 추세인 아이팟이나 USB 메모리 스틱을 연결할 수 있는 USB 포트가 물론 준비되어 있고, 헤드폰을 직결해서 들을 수 있도록 헤드폰 단자와 볼륨 조절 노브까지 전면에 배치되어 있다. 굳이 앰프와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아도 헤드폰 앰프 없이도 그냥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참 편리한 제품이다. 굵고 중량감 있는 리모컨과 함께 자상한 디스플레이는 일본 제품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SACD는 대응하지 않는다.


 이 제품을 이번 호 시청의 레퍼런스로 사용했을 때 대부분의 곡에서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캐리의 프리·파워 앰프, 와피데일 스피커 등과 인상적일 만큼 궁합이 잘 맞아서 구태여 어떤 곡이 어떻고 하지 않아도 이만하면 음악 듣기로 뭐가 부족한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이 제품은 보통의 중급기이기 때문에 별다르게 까다로운 시스템이 아닌 이상 보편타당성이 있는 활기차고 진솔한 맛을 잘 표출해 낸다.일본제의 보급품들은 구태여 약점을 잡아내라고 한다면, 약간 가볍게 떠오르는 듯한 맛이 있어서 중후하게 가라앉으며 매끄러운 속성과는 다소 다르기는 하다. 하지만 그 차이라는 것이 하이엔드와는 한 뼘 차이.데논은 거의 1세기 동안 개발하고 연마한 폭 넓은 오디오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그 기술력으로 만들어 낸 보급 기종 중에서도 상위 제품인 만큼 가격 대비 성능으로 볼 때는 가장 우선적인 기종.보지 않고도 직관으로 쉽게 다룰 수 있는 재생 버튼이나 넘버 키들을 가진 리모컨에서도 그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수십 배 더 높은 가격대의 제품과 비교 테스트를 하기 전까지는 거의 불만 없이 잘 들었음을 실토한다. 이 정도라면 현존 CD 플레이어의 양식이라 할 만하다. _글 김남

 수입원 D&M코리아 (02)715-9041가격 65만원(PMA-720AE 65만원, DCD-520AE 50만원, PMA-520AE 50만원)
주파수 응답 2Hz-20kHz 출력 레벨 2V  S/N비 112dB  다이내믹 레인지 100dB 
하모닉 디스토션 0.0025% 크기(WHD) 43.4×10.7×27.3cm  무게 4.1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