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son EH-QL300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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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son EH-QL3000B
  • 염동현
  • 승인 2025.01.08 14:47
  • 2025년 01월호 (6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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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분에 최고의 기술력이 담겨 있는 프리미엄 프로젝터

프리미엄 홈시어터 프로젝터 시장은 보급형 제품 대비 가격 접근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판매 물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구가 적은 우리나라는 극소수 마니아만을 위한 시장 정도의 규모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많은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를 단행했고, 현재 몇몇 브랜드 외에는 정식으로 국내 발매된 프로젝터 자체를 만나 보기 힘든 상황이다. 소니가 그렇고 JVC가 그랬다. 두 회사 모두 상당히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A/S 문제를 감수하면서 개인이 해외 직구를 시도하는 방법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엡손 신 모델의 국내 정식 발매 소식은 홈시어터 애호가 분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1개의 모델이 아닌 2개의 모델이 동시에 등장해서 상당히 반가운 상황인데, EH-QB1000과 이번에 소개할 EH-QL3000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번 리뷰에서는 EH-QB1000의 상위 모델로 존재하는 EH-QL3000 프로젝터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겠다.

EH-QL3000의 특징

EH-QL3000(이하 QL3000)은 하급기 EH-QB1000(이하 QB1000)과는 외형부터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사이즈도 QL3000이 조금씩 큰데, 실제로 보면 상당한 차이로 다가왔다. 무게의 경우 21kg으로 약 8kg 차이가 나는데, 둘은 플랫폼도 다르고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QL3000은 사이즈와 무게가 동일한 최상위 모델인 EH-QL7000(국내 미발매)과 동일한 설계 사상과 외형을 하고 있는 기기로 간주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QB1000이 전반적으로 둥글둥글한 부드러운 이미지의 디자인이었다면, QL3000의 경우 측면에 직선을 과감하게 사용해 조금 각진 느낌이 들면서 우람한 느낌이 든다. 전면은 좌측에 흡기구, 중앙에 렌즈가 보이는 디자인을 하고 있으며 상단 덮개 컬러를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된 디자인도 상당히 개성적으로 다가온다.

후면 디자인의 경우 QB1000과 완전히 다른 배치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도록 4방향 키와 메뉴 및 조작 버튼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밖에도 유선 랜 포트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기에 적용된 HDMI 포트의 버전은 최신형 제품답게 2.1버전을 탑재하고 있으며, 40Gbps의 넉넉한 대역폭을 가지고 있다. 또한 ALLM과 같은 게임을 위한 저지연 특징도 적용되어 우수한 인풋 랙 특성을 통해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배려했고, ARC와 eARC도 지원하는 등 최신 제품다운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 입력 영상은 8/10/12비트에서 4:2:2에 120Hz까지 지원한다.

초단초점 렌즈를 장착한 QL3000

QL3000부터는 렌즈 교환식 제품이기 때문에 제품을 구입할 때 설치 환경에 따라 어떤 렌즈를 별매품으로 구입할지 선택할 수 있다. 국내 유통되는 렌즈의 종류는 4가지 정도로 알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표준·단초점·장초점 렌즈를 선택하게 되며, 필요시 초단초점 렌즈도 장착이 가능하다. 초단초점 렌즈를 장착하는 경우 후면 부분을 커버로 덮어서 완전히 감출 수 있도록 덮개를 제공하며 깔끔한 외형 처리가 가능해진다.

별매품 렌즈

별매품 렌즈의 무게는 상당했으며, 렌즈 마운트부는 DSLR의 그것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구경과 무게가 DSLR을 넘어 전용 시네마 카메라의 렌즈와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런 렌즈 교환식 제품은 프리미엄을 넘어서 하이엔드 홈 시네마 프로젝터 제품에서만 적용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카메라로 비유하자면, 똑딱이 카메라는 렌즈 일체형이지만 렌즈 교환식 카메라(미러리스나 DSLR)는 훨씬 더 고급 제품임을 알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또한 홈시어터 프로젝터로서는 고광량 모델에 속하는 제품인 만큼 Vapor 쳄버를 통원해 발열 처리에도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이 부분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가정에서는 영화 감상 시 상당히 거슬릴 수 있어서 고광량 프로젝터의 경우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본 기를 실제 투사하고 있을 때의 소음 레벨을 체크해 보았는데, 제조사에서 밝힌 26~28dB 정도의 팬 소음을 측정할 수 있었고 매우 정숙하게 동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QB1000을 기준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점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LCD 패널의 판형(크기)이 140% 커지고 개구율이 높아짐(1.04인치 패널 사용으로 0.74인치 대비 1.8배)
•레이저 광원의 높은 효율을 위해 마이크로 렌즈를 적용함
•광학계 설계의 차이(렌즈 교환식, 렌즈 구경과 구성, 물량 투입의 정도가 다름)
•180% 높은 출력 특성의 레이저 광원 사용(6,000lm 밝기)
•향상된 발열 처리 구조

위의 5가지 특징 외에는 QB1000의 기술들이 QL3000에도 적용되어 있다.

추가적으로 투과형 LCD 프로젝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본 기에 적용된 엡손의 신기술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1. LCD 판형 사이즈 개선 및 개구율 개선

본 기는 투과형 LCD 프로젝터이므로 프로젝터 램프를 통과한 빛을 통해 액정이 표시하는 픽셀의 개구 정도에 따라 계조가 표현되는 방식이다. 이 그림을 살펴보면 Aperture라고 표시된 픽셀 주변에 데이터·스캔·버스 신호 배선들이 둘러싼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신호 배선들은 불투명한 금속과 같은 재질이므로, 프로젝터 램프의 광원이 통과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동작하며, 그 영역만큼 빛이 가려져서 스크린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머지 영역은 빛이 통과하는 영역으로, 우리가 스크린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이다. 빛이 통과하지 않는 영역은 흔히 모기장이라고 부르는 블랙 격자(Screen Door Effect)로 화면에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빛이 얼마나 통과되는 여부를 나타낸 것을 개구율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개구율이 크면 클수록 동일한 광원을 쓰더라도 스크린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밝은 이미지를 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빛이 통과하는 영역의 크기를 키우면, 전체 면적 대비 개구율이 증가했다고도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픽셀의 면적을 키우는 방법(1), 그리고 빛이 통과하지 않는 영역의 배선의 폭을 줄이는 방법(2)이 있다. 1의 경우 QL3000과 같이 판형이 커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장점이고, 2와 같은 배선의 폭을 줄이는 방식은 QL3000과 QB1000 모델 공통적으로 사용된 기술로 볼 수 있다. 다시 한 번 위의 그림을 보면, Before 상태의 개구부(Aperture) 대비 After의 개구부(Aperture) 면적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즉, 1과 같이 판형이 커진 상태임을 알 수 있으며, 배선 폭도 얇아져서 2와 같이 불투명한 영역의 면적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위에 있는 After 그림은 1과 2의 기술이 동시에 적용된 그림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해 본다면, Before의 그림은 LS12000에 해당하는 픽셀 구조이고, Before에서 배선 폭만 줄어든 그림을 상상해 볼 때 그 그림이 QB1000의 픽셀 구조라고 할 수 있으며, After의 그림은 QL3000이라고 비유할 수 있겠다.

2. 더블 마이크로 렌즈 구조

본 기에는 더블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구조가 적용되었다. 마이크로 렌즈는 최근 OLED TV에서도 활용되는 기술인데, 본 기에 적용된 마이크로 렌즈 구조는 일반적인 싱글 렌즈 구조가 아닌 다른 방식의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를 그림으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위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마이크로 렌즈는 픽셀 개구부(Aperture) 중심부에 정렬되어 위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를 통해 불투명한 배선 쪽으로 향하는 빛도 모아서 개구부를 향하도록 해 프로젝터 램프 광원에 대한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싱글 마이크로 렌즈 방식의 경우 OLED TV에서 적용되고 있는 개념과 유사한 방식이고, 광원의 효율을 20%까지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본 기에서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싱글 타입을 넘어서 더블 타입 렌즈로 구성해 적용되었는데(가장 오른쪽 그림), 더블 타입 마이크로 렌즈를 통하면 최대 30%까지 빛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엡손 측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3. 광학계의 물량 투입과 설치 환경이나 공간 특성에 따른 다양한 렌즈 선택이 가능

시청 공간에 따라 적절한 광학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최적의 광학 성능을 누릴 수 있도록 렌즈 교환식 설계 방식을 채택했다. 따라서 암막이 잘된 홈시어터 상황뿐만 아니라, 스크린 골프나 전시회 등의 환경에서도 유례없는 고품질 영상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 밖에도 늘어난 레이저 램프 출력과 Vapor 쳄버를 통한 향상된 발열 처리 능력에 대한 내용이 있다. 이 부분도 중요한 내용으로, 광량이 높은 프로젝터에서는 높은 광량으로 인해 패널이 열화될 수 있으므로 발열 대책이 상당히 중요하다. 따라서 Vapor 쳄버와 같은 신기술을 적극 도입해 사이즈를 많이 키우지 않고도 효과적인 방열 성능을 보이면서 정숙한 동작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내용은 QB1000과 공통적으로 적용된 기술이지만 화질 향상을 위해 의미 있는 내용이므로 추가로 소개해 본다. 12비트 패널의 사용과 향상된 HDR 톤 매핑, 장면별 적응 감마 보정 처리인데, 현재 UHD 블루레이 타이틀이나 넷플릭스와 같은 OTT 등에서 사용되는 포맷은 10비트(1024단계의 계조 표현력 요구) 기반의 영상이다. 따라서 10비트 방식의 HDR을 표현하지만 디스플레이 스펙상 이보다 여유로운 12비트(4096 계조) 처리가 가능한 패널을 탑재해 RGB 도합 36비트 이미지 처리로 매끄러운 계조 표현 능력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크게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하지만 장면마다 톤 매핑이 변화하는 다이내믹 메타 데이터를 수록한 소스(HDR10+ 또는 돌비 비전)를 재생할 때, 10비트 이미지 처리를 기존과 같이 수행하다가는 자칫하면 컨투어링(계조가 변할 때 물결무늬와 같은 것이 목격되는 형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엡손은 독자적인 36비트 QZX 이미지 처리 엔진을 사용해 이를 방지하는데, 기존 대비 밝기가 장면에 따라 급격하게 변하더라도 훨씬 더 여유롭고 매끄러운 계조 표현이 가능하도록 톤 매핑 알고리듬을 개선했고, 향상된 영상 표현이 가능해졌다. 또한 장면 특성에 따라 적응적인 감마 보정(Scene Adaptive Gamma Correction)을 적용해 어두운 화면에서 암부가 뭉개지거나, 밝은 화면에서 계조 표현이 뭉치는 현상을 방지했다고 한다. 따라서 높은 콘트라스트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암부나 명부의 계조가 잘 구분되어 체감상 향상된 영상 품질을 보여줄 수 있다.

따라서 위의 기술들을 종합해 볼 때, 이전 세대의 제품 대비 본 기가 갖는 기술적인 이점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기가 완전히 달라질 만한 기술이 많이 적용되었으므로, 실제 영상을 확인해 볼 때 각 기술의 특징이 어느 정도 영상에 반영되어 체감될지 매우 기대가 된다. 다음 호에서는 본격적인 시청을 통해 이 제품의 장점을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가격 3,300만원

 

63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5년 01월호 - 6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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