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 S/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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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 S/812
  • 김남
  • 승인 2024.03.11 16:35
  • 2024년 03월호 (62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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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우퍼의 매력을 오랜 시간 알려 온 REL의 역작

REL이라는 제작사는 일반 오디오 업계에서는 상당히 생소한 이름이다. 영국에서 출범한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생소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비인기 품목인 서브우퍼만을 30년 넘게 외골수로 제작해 온 전문 제작사이기 때문이다. 서브우퍼만을 30년! 굉장하다. 그래도 소수이지만 서브우퍼의 진가를 알아주는 진짜 애호가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생산을 이어 오고 있었는데, 근래 들어 홈시어터 영역이 점점 본격화되면서 새삼 REL의 이름이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역시 사업이든 뭐든 외골수와 집념의 대가는 항상 보람이 있는 것 같다.

이 제작사는 영국에서 한 라디오 오퍼레이터가 1990년에 설립, 첫 제품을 출범한 당시만 해도 서브우퍼는 상당히 일반적인 오디오 기종의 하나로 사용 인구도 많았다. 1990년대라면 국내에서도 서브우퍼 보급이 왕성했던 시절이다. 인피니티, 알텍을 비롯해 여러 제작사의 제품이 있었는데, 소형 스피커에 서브우퍼를 연결하면 대형 스피커보다도 더 효율이 좋다는 주장이 많아서 당시 서브우퍼 붐이 일기도 했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슬슬 약점이 드러나기 시작, 무엇보다도 서브우퍼 내부의 앰프가 부실한 점, 또 사용하는 메인 스피커와 대역폭 조절이 어려워 기술적으로는 그럴 듯하지만 오히려 소리가 더 혼탁해진다는 현실 체험담이 쏟아지면서 당시 하이파이 용도의 서브우퍼 붐은 급속도로 식고 말았다. 당연히 세계적으로도 서브우퍼 인기가 식고 말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는 TV의 경이적인 화질 개선, 그리고 대형 TV가 급속도로 대중화되면서 누구든지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 되고, 한동안 고개를 숙였던 홈시어터가 다시 급속도로 세력 판도를 넓혀 가기 시작, 누구나 사운드바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본격 홈시어터 인구가 거대하게 대기하고 있다. 그것이 현재 세계적으로 업계의 예측인 것 같다. 그렇게 근래 들어 다시 홈시어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서브우퍼도 다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수준. 당연히 REL의 제품들이 이제 전문지 등에서도 관심 종목으로 떠오르고 별 5개를 받기도 하는 등 제 궤도에 올라서고 있는 중.

오디오 구매자들은 현명하다. 소형 고급 스피커에 잘 만든 서브우퍼를 연결하면 고가 대형기에 필적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이쪽을 선택할 것이다. 그것이 보편적 오디오 애호가의 당연한 욕구 아니겠는가. 그럴만한 자격을 갖춘 서브우퍼가 이제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이 제작사의 서브우퍼는 여러 종류의 시리즈가 있다. 레퍼런스 시리즈를 선두로 시청기가 포함된 S 시리즈는 라인업의 중간이며, 하위로 T/x 시리즈, T 시리즈가 있는데, 크기가 작고 가격도 낮아서 작은 룸에서도 얼마든지 거치가 가능할 것 같다. 그 외에도 빈티지 REL 사운드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클래식 시리즈, 홈시어터 전문 서브우퍼로 구성된 HT 시리즈가 있다.

시청기 S/812는 동사 제품 중 대표 기종이라 할 수 있는데, 드라이버는 12인치(30cm) 롱 스로우, 컨티뉴어스캐스트 알로이 콘 드라이버와 12인치(30cm) 카본/카본 플랫 콘 구조의 슈퍼프로그레시브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투입되어 있으며, 레퍼런스 시리즈에 사용된 800W 출력의 넥스트젠 5 앰프를 통해 구동된다.

작은 통 안에서 30cm 크기의 우퍼가 800W의 대출력으로 구동되니 발생되는 후면파의 영향도 막강, 종래의 서브우퍼들은 이 부분에서 제어하지 못하고 대역이 겹치는 지점에서 혼탁도 발생했는데, 30년 기술력의 이 제품은 근래 실리콘 밸리의 최신 기술을 협력 받으면서 그런 면에서도 완벽해졌다. 이전 모델 대비 2배 이상의 대음량에도 전혀 음이 혼탁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구현되는 화려한 다이내믹, 정확하고 빠르며 상쾌한 해상력이 보통 기종과는 한 획을 긋는다.

S/812는 만듦새부터 다른데, 마치 악기를 만들 듯 섬세하게 브레이싱을 거듭, 공학적으로 내부 진동을 차단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내부 진동파를 잡기 위해 무엇보다도 강력한 드라이버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초박막의 알로이 콘 제작에 성공했으며, 드라이버 후면에 얇고 초강성의 카본 파이버 필름도 부착했다. 이로써 어떤 강력한 출력에도 안정적으로 견뎌낸다. 여기에 선형 이동 거리가 30mm 더 늘어난 특수 서스펜션을 사용하는 특별한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더했고, 앰프의 출력도 기존 제품의 500W에서 800W로 늘렸는데, 전용 파워 앰프의 이런 강력한 출력은 어떤 고가의 대형기에서도 볼 수 없는 수치이다. 이를 바탕으로 비교적 낮은 볼륨에서는 12인치 밀폐형 서브우퍼처럼 작동하고, 대음량에서는 14인치 서브우퍼처럼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퍼펙트필터로 초저역은 더 강하고 고르게 하고, 중·고역대는 공간감과 섬세함이 더 살아나게 하며, 퓨어홈시어터 필터로 홈시어터에 가장 적합한 음향을 구현하게 한다. 이런 기술력이 모두 독자적인 노하우이며 뛰어난 성가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용 케이블로 앰프의 출력단과 직접 연결하는 하이레벨 입력은 REL만의 특별함을 더해 준다.

서브우퍼의 영역을 단순히 저역 확대만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 기묘하게도 전 대역에 그 효과가 미친다. 시청기를 인기 북셀프 제품과 연결했는데, 그 효과가 놀랍다. 굳이 고가의 앰프로 매칭할 필요도 없을 만큼 전 대역이 풍요롭고 우아하게 업그레이드되는데, 한 등급 업이 아니라 두서너 단계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불가사의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너무나 만듦새도 좋고 소리도 매혹적이다. 누가 들어도 탐욕이 치솟을 명물이다. 


가격 537만원   
구성 서브우퍼   
실효 출력 800W, 넥스트젠 5 클래스D   
사용유닛 우퍼 30cm 캐스트알로이 콘, 패시브 라디에이터 30cm 카본/카본 플랫 콘
입력 High Level 뉴트릭 스피콘×1, Low Level RCA×2, LFE RCA×1, LFE XLR×1
출력 High Level 뉴트릭 스피콘×1, LFE RCA×1, LFE XLR×1   
저역 확장 19Hz(-6dB)  
크기(WHD) 43.2×44.5×51.4cm   
무게 3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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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3월호 - 6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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