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ktail Audio HA50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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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ktail Audio HA500H
  • 월간오디오
  • 승인 2019.05.01 00:00
  • 2019년 5월호 (5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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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파이 유저들이 원하는 핵심을 담아내다

당신은 오디오에서 좋은 음을 듣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어떤 것을 꼽겠는가? 아마도 오디오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스피커를 꼽는 애호가가 가장 많을 듯하다. GIGO(Garbage In, Garbage Out)이니 소스기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분들도 있을 테고, 스피커가 조금 약해도 그 스피커를 자유자재로 구동하는 파워 앰프의 중요성을 중시하는 분도 있을 법하다. 물론 전체 시스템의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현명한 애호가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할 때 오디오의 음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간이 아닐까 한다. 좋지 않은 공간일수록 값이 비싸고 좋은 오디오를 써야 한다고 강변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나쁜 공간에서는 좋은 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1960년대나 1970년대에는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예컨대 매킨토시 앰프의 가격이 웬만한 집 한 채 가격보다 더 비쌌다고 하는데 어느샌가,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공간’의 가격은 오디오 따위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올라서 월급쟁이가 평생을 벌어도 서울에 넉넉한 아파트를 장만할 수 없다는 탄식도 간간이 들린다. 금수저나 은수저가 아닌 이상, 넉넉한 공간에서 고급 오디오로 음악적 감동이라는 사치를 누리는 일은 - 특히 서울에서는 이제 정말 어려워진 듯하다.
하지만 넉넉한 공간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오디오로 마음껏 음악을 듣기는 어렵다. 특히 수험생 자녀를 둔 경우, 또는 층간 소음이 문제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음량으로 마음껏 음악을 듣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직장이나 자녀 교육 때문에 전원 생활을 할 수도 없으니 음악 감상이라는 취미는 점점 더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의 삶이 예전보다는 풍요롭지만 한편으로는 척박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다만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 이어폰이나 헤드폰들이 대형 스피커의 자리를 대치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음악 소리를 외부에 차단해주는 역할이 중시되었고, 본격적인 하이파이 시스템과 견줄 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지만 요즘에는 단순히 소리를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음악을 듣지 못하는 환경에서 제대로 음악을 듣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로 진화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디오 시장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오디오와 음악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데, 며칠 전 만난 한 어린 친구는 이어폰을 교체할 때 청음샵에 가서 한 시간가량 비교 청음을 한 후 제품을 선택했다고 한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안심이 되었다. 젊은 사람들이 음악에 관심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듣는 방식이 시대에 맞춰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헤드폰은 크게 발전했다. 예전에는 값이 아주 비싼 몇몇 제품을 제외하면 오디오 애호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헤드폰은 그리 많지 않았다. 풀레인지 유닛 하나로 음악을 재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높은 고역의 섬세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헤드폰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정전형 유닛이 사용되거나, 돔형 또는 리본형, 나아가 AMT 트위터가 헤드폰에 장착되면서 주파수 대역이 크게 확장되었다. 또한 인간의 귀와 머리를 시뮬레이션한 과학적 결과를 토대로 가상 7.1채널 효과를 내어 3D 스테레오 재생이라는 새로운 용어도 등장하게 되었다. 마이크를 통해 외부의 소음을 수집하여 실시간, 역위상으로 재생해 줌으로써 주변 소음을 완전히 차단시키는 ‘능동 소음 제거’ 기술도 헤드폰만이 가진 강점이다. 이렇듯 음악 감상 도구로서 헤드폰의 도약은 시중에 헤드폰 앰프라는 새로운 제품군들을 출현시켰다.
예전에는 앰프나 소스기기에 달린 단자에서 신호를 뽑아 들었지만, 회로에서 단지 라인 아웃을 뽑아주는 정도라면 다양한 임피던스를 갖는 헤드폰들을 정교하게 제어하지 못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중 하나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제품이 바로 칵테일 오디오의 HA500H이다. 칵테일 오디오는 디지털 음원 관련 분야에서 국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메이커로서 헤드 파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펼쳐지는 것을 흥미롭게 바라보았고, 그동안 앰프와 DAC, 포노 앰프 등의 설계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헤드 파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HA500H는 아날로그 프리앰프 회로에 DAC를 포함한 헤드폰 앰프로서, 칵테일 오디오의 제품 중에서는 처음으로 하드디스크 뮤직 서버나 네트워크 플레이어 기능을 포함하지 않은 제품이다. 즉, 이 기기는 칵테일 오디오가 갖고 있는 독보적인 네트워크 및 디지털 기술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오디오 기기인 셈이다. 일종의 정면 승부라고 볼 수 있다.
외관은 헤드폰 앰프답게 아담하지만, 칵테일 오디오의 다른 기기와 마찬가지로 튼튼하면서 정밀하다. 검정 바탕에 흰 텍스트로 표현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단순하고 깔끔하며 고급스럽다. 비록 그래픽이지만 아날로그 레벨 미터도 보는 재미가 있다. 뒷면을 보면 아날로그 입력으로 언밸런스와 밸런스를 모두 갖췄고, 디지털 입력으로 광과 동축, AES/EBU와 함께 요즘 사용도가 높아진 HDMI를 갖고 있다. USB B타입 단자로 PC와 직결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출력은 아날로그만 지원하며, 언밸런스와 밸런스를 지원하므로 수준급 프리앰프로도 사용할 수 있다. 헤드폰 연결을 위해서는 6.35mm 단자와 함께 고급 헤드폰에 사용되는 4핀 단자가 별도로 제공된다.
HA500H의 증폭단은 다른 헤드폰 앰프에서는 찾기 어려운 진공관 방식이다. 그것도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널리 사용되는 12AU7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을 받았다. 헤드폰 앰프에 진공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나, 대개는 저전압에서 동작하는 - 그래서 전원부에 어댑터를 써도 되는 - 중국산 6J1과 같이 새로 개발된 관을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칵테일 오디오는 어댑터를 쓰지 않고 토로이달 트랜스를 포함한 본격적인 전원부를 사용함으로써 12AU7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진공관 앰프의 설계자나 자작파들은 진공관의 전압을 올리면 맑고 밝은 소리가 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저전압용 진공관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12AU7과 같은 명관과는 비길 바가 아니다. 게다가 헤드폰 앰프의 간단한 구성이라면 쌍3극관인 12AU7 하나로도 충분할 텐데 굳이 두 개를 사용한 것은 분명히 음질을 고려한 것으로 출력 임피던스를 낮추어 다양한 헤드폰의 구동을 수월하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진공관 출력단과 함께 OP 앰프 출력단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이다. 즉, 음악 장르나 기분에 따라 다른 음색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앰프와 스피커처럼 헤드폰 앰프와 헤드폰도 ‘매칭’의 묘미가 있을 테니, 이를 위한 보너스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이외에 전원 단자를 제공하여 애호가들이 케이블을 교체하는 재미를 누리게 한 점 등을 볼 때, 칵테일 오디오는 이미 애호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 같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철저하게 개인적인 일이다. 비록 우리에게 ‘공간’의 비용은 너무 비싸고, ‘공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음악을 듣는 데, 이런저런 제약이 따라다니지만, 괜찮은 헤드폰과 헤드폰 앰프가 있다면 늘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이 된다. 그런 점에서 칵테일 오디오의 HA500H와 같은 고품질 헤드폰 앰프들이 시장에 많아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문의 헤르만오디오 (010)4857-4371
가격 245만원   사용 진공관 ECC82×2   DAC Sabre32 ES9018K2M Dual DAC   디스플레이 5인치 TFT LCD(800×480)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1, Optical×1, USB B×1, HDMI(I2S)×1   USB 입력 PCM 32비트/384kHz, DSD 64/128/256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블루투스 지원(apt-X, AAC)   헤드폰 출력 지원(XLR-4pin×1, 6.35mm×1)   권장 헤드폰 임피던스 16-600Ω   크기(WHD) 27×9×33.3cm   무게 6.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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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5월호 - 5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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