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zz Audio Tit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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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zz Audio Titania
  • 김남
  • 승인 2018.03.01 00:00
  • 2018년 3월호 (54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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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건너온 새로운 매력의 진공관 앰프

 

진공관 앰프의 실제 기술력은 트랜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제작사는 이 앰프를 KT88 푸시풀 방식으로 만들되, 종래 제품과 차별화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트랜스에 거의 올인한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시제품으로 만들어진 트랜스만 해도 10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겉보기만으로도 신선하다. 동유럽의 전통적인 예술 감각이란 이런 것인가. 세계사에서 미적(美的) 감각이란 기본적으로 동유럽이 근원인 것이다. 더구나 만듦새를 보고 소리를 들어 보고 나니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괴이하다.
본 기는 폴란드에서 건너온 인티앰프 제품이다. 쇼팽의 모국인 폴란드에 위치한 이 제작사는 이제 출범 3년을 넘겼는데, 슬로건이 특이하다. ‘중국 제품들을 몰아내 버리겠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중국제는 지구를 덮고 있다. 싸기만 하고 성능은 떨어졌던 초기의 인상도 사라졌다. 싸고도 좋은 오디오 제품이 널렸다. 그런데 그 아성에 도전을 하고 나선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5극 진공관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KT88을 사용한 제품은 널렸다. 50여 년 전의 명기 매킨토시 MC275를 선두로 프랑스의 자디스, 독일의 옥타브, 오스트리아의 에이온 등에서 하이엔드 제품을 쏟아 내고 있다. 국내 영세 자작 업체나 기판 판매 업체 등에서도 가장 많은 것이 이 5극관 제품이다. 그런데 그 모든 제품을 모두 몰아내 버릴 것이라고 공언을 하는 업체가 등장한 것이다.

이 제작사는 두 사람의 형제끼리 지난 2014년 설립했는데, 회사를 설립하고 나서 제품을 내놓은 게 아니다. 아마추어의 자격으로 인티앰프 16대를 만들어 2014년 모스크바 오디오 쇼에서 팔아보려고 나갔던 것인데, 단숨에 전 제품이 팔리고 말았다. 날렵하고 아름다운 디자인, 놀라운 소리, 저렴한 가격의 3박자가 들어맞아 버린 셈이다. EL34를 채널당 2개씩 쓴 인티앰프 ‘Laura’가 그 주인공인데, 그 이후 주문이 쏟아지자 부랴부랴 회사를 설립, 본 시청기를 비롯해 300B를 사용한 제품으로 라인업을 이뤘다.
물론 우연히 운이 좋아 그리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아버지는 ‘토로이디’라는 패밀리 기업을 통해 20여 년 동안 폴란드에서 오디오용 트랜스포머를 제작해 왔던 분이다. 미국의 유명 DAC 제작사인 마이텍, 폴란드의 앰프 메이커 아마레 뮤지카, 독일의 진공관 앰프 메이커 오디오밸브 등에 그곳에서 만든 트랜스가 공급되고 있을 정도이니 이미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은 셈이다. 그런 실력으로 싱글 엔드 진공관 앰프에서도 포화되지 않고 제 실력을 낼 수 있는 출력 트랜스를 개발하고, 일종의 ‘기술 검증 모델’로 ‘Laura’를 만들어 모스크바로 날아갔던 것이다.
진공관 앰프의 실제 기술력은 트랜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제작사는 이 앰프를 KT88 푸시풀 방식으로 만들되, 종래 제품과 차별화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트랜스에 거의 올인한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시제품으로 만들어진 트랜스만 해도 10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진공관을 비롯해 모든 부품은 돈만 내면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지만 트랜스는 그렇지 않다. 기법은 비슷해도 장인의 손끝은 여전히 노하우인 셈인데 거기서 진공관 앰프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만듦새도 아주 미려하다. 섀시 높이가 비교적 낮은 편이어서 진공관과의 비율이 안정감 있고 보기에도 좋다. 유광 페인트 마감도 우아하기 짝이 없다. 기본 구조는 채널당 2개의 KT88과 쌍3극관인 12AX7 2알을 채용하고 있다. 5극관은 현재 텅솔에서 개발된 KT120에 이어 KT150까지 등장해서 KT88은 이제 구관으로 생각도 드는 시기인데, 시청기를 들어 보니 반세기 이상을 롱런해 온 KT88이 왜 명관이었는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 준다. 가격 대비 성능으로 볼 때 KT120이나 KT150보다도 KT88의 이점이 너무 크다는 것이 제작사의 공식 발표 내용이다.
내부에는 대형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가 투입되어 있고, 전기선과 신호선 모두 하드와이어링 배선 방식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언밸런스 입력 단자 3조만 갖춰 그야말로 아날로그 인티앰프의 정통적인 핵심 기능만을 달았고, 실렉터 노브와 각 입력 단자를 연결해 주는 배선은 직접 제작했다. 볼륨은 알프스(Alps) 특주품이다.
두드러진 스펙 중 하나는 진공관 앰프로는 이례적인 와이드 레인지인데, 18Hz-103kHz를 커버한다. 통상의 진공관 앰프들은 20Hz-20kHz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출력은 45W를 보장한다.
최적 매칭이 된 것은 다인오디오의 소형기인 익사이트 X14. 감도가 85dB에 불과했지만 사운드의 정점이라 할 만큼 좋았다. 정위감과 확실한 에너지감을 기반으로 해서 그 섬세함과 청명함, 매끄러움, 투명도 등이 인상적이며, 보통의 진공관 앰프에선 맛볼 수 없는 가을 하늘 같은 상쾌함이 있고, 중·고역이 아름다우면서 밀도와 매끄러운 온기까지 있다.
해외의 전문지에서 정밀 리뷰를 한 바에 의하면 밸런스, 착색, 정위감에서 모두 9점을 받았다. 너무 깨끗하고 섬세한 제품이라는것. 편집부의 시청실 같은 보통 사이즈의 면적에서 소형 스피커로 들었을 때 스테이지 협소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혼자 숨겨 두고 싶은 제품이다.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516-9055   가격 312만7천5백원   사용 진공관 KT88×4, ECC83×2   실효 출력 45W   회로 타입 푸시풀 AB1 클래스   주파수 응답 18Hz-103kHz(-3dB)   출력 임피던스 4Ω, 8Ω   THD 0.2% 이하   크기(WHD) 42×17.5×41cm   무게 17.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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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3월호 - 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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