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RS1e·RA1 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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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o RS1e·RA1 AC
  • 월간오디오
  • 승인 2018.01.02 00:00
  • 2018년 1월호 (54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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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의 묘목이 거목이 된 오랜 역사가 담기다

미국의 뉴욕 시 브루클린에는 오디오 역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헤드폰·카트리지 전문 제조사인 그라도다. 그라도는 1953년에 창립한 이후 지금까지 브루클린에서 직접 헤드폰 및 카트리지를 손으로 제작하며, 가족이 3대에 걸쳐 운영해 오는 오랜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브랜드다.
티파니의 시계 제조공이었던 조셉 그라도는 1950년대에 집에서 손으로 포노 카트리지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부엌 테이블에서 카트리지를 만드는 것이 한계를 초과해 1953년에 그라도를 창립하게 된다. 그리고 1955년에 최초의 그라도 카트리지를 레나드 라디오에 판매하게 되고, 1959년에는 최초의 스테레오 MC(Moving Coil) 카트리지로 특허를 획득하게 된다. 그 후 십년간 그라도 포노 카트리지의 인기에 힘입어 회사가 성장하게 되고, 바이닐 레코드의 전성기 시절에 최고의 카트리지로 우뚝 서게 된다.
조셉 그라도의 조카이며 현재 사장 겸 CEO인 존 그라도는 1965년에 12세의 나이로 그라도에서 처음 일하게 되며, 삼촌으로부터 소리에서부터 전기 공학에 이르는 모든 것을 배우게 된다. 1975년에 학교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그라도에서 정규직으로 일한다. 1988년에 세계적으로 턴테이블 판매가 줄어들어 조셉은 은퇴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1990년에 존 그라도는 삼촌으로부터 회사 전체를 사기로 결정하고 사장 겸 CEO가 되었으며, 조셉 그라도는 은퇴한다.

그 후 존 그라도는 1991년에 최초의 그라도 헤드폰을 제작하고, 1993년에는 금속으로 제작된 그라도 헤드폰을 출시하며, 1994년에는 나무로 제작된 헤드폰을 선보인다. 2007년에 2세대 헤드폰인 i 시리즈를 출시하고, 2013년에는 아들인 조나단 그라도가 입사한다. 2014년에 3세대 헤드폰인 e 시리즈를 출시한다. 이상이 간략한 그라도의 역사다. 이렇게 대를 이어 헤드폰·카트리지를 전문적으로 제조해 온 장인 정신이 투철한 브랜드가 바로 그라도다.

이번에 소개할 그라도의 헤드폰은 바로 1994년에 나무로 처음 제작한 헤드폰인 RS1의 3세대 모델인 RS1e다. 즉, 목재를 사용하는 그라도 헤드폰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모델명 뒤에 알파벳 e가 붙어 있는 3세대의 리뉴얼 모델인 RS1e는 마호가니 목재의 색감과 나뭇결, 헤드 밴드가 브라운 색으로 변경된 것 정도가 외견상 크게 바뀐 부분이라 크게 업그레이드된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3세대 모델의 업그레이드 포인트는 사운드적인 부분에서 변화를 준 것이다. RS1e는 마호가니 목재 부분이 덜 공진하도록 디자인이 개선되었고, 유닛도 돔의 형상과 자기회로의 구성에 변화를 주어 음질을 개선했다. 그리고 헤드폰 케이블에 8 도체 케이블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도 완성도를 높였다.

그라도에서 1996년에 처음 제작한 헤드폰 앰프 역시 그라도의 현재 헤드폰 앰프인 RA1처럼 한 블록의 나무로 제작되었다. 그라도의 레퍼런스 헤드폰 앰프 RA1은 그라도 헤드폰의 모든 잠재력을 끌어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되었으며, 그라도의 사운드라고 할 수 있는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감칠맛이 있고, 피곤하지 않으며 풍부한 방향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그라도 제품답게 촉감이 좋은 마호가니로 앰프의 바디를 만들었고, 바디 전면에는 볼륨 노브 하나와 헤드폰 단자, 그리고 후면에는 RCA 입력 단자 1조와 전원 스위치가 전부인 심플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 RA1은 2가지 버전이 있는데, 사용하는 전원으로 구분된다. 9V 배터리로 구동해 40-50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RA1 Battery와 어댑터로 구동하는 RA1 AC가 있다. 이번에 RS1e를 구동한 것은 RA1 AC다.

RS1e과 RA1 AC의 매칭은 시종일관 그라도만의 매력적인 사운드를 전해 준다. 처음부터 조합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것처럼, 밸런스 높은 하모니를 전달한다. RA1 AC가 단순히 구동력만 높인 것이 아니라, 음의 질감, 공간감, 저역의 다이내믹, 해상력 등 모든 것이 살아나는 순간이다. 레퍼런스 시리즈 헤드폰들이 록·메탈보다는 클래식이나 재즈에서 더 많은 장기를 보여 주는데, 확실히 악기의 풍부한 질감이나 중역의 단단함, 무대의 입체감 등에서 큰 매력을 선사한다. 질주하는 처절한 본능보다는, 한 템포 느리게, 하지만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맛이 뛰어나다. 고역의 오묘한 청량감도 뛰어난데, 확실히 그라도의 개성이 잘 심어져 있는 부분이다. 앰프와의 조합으로 특정 장르를 강요하기보다는, 올라운드 성향에 한층 더 다가간 느낌이며, 그라도 특유의 맛을 잃지 않은 탁월한 밸런스 감각이 각별하다. 겨울이면 늘 목재 특유의 따스한 질감이 담겨 있는 그라도의 레퍼런스 시리즈가 생각나는데, 이번에도 잊을 수 없는 따뜻함을 선사했다.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Grado RS1e
가격 88만원   구성 오픈형   임피던스 32Ω   음압 99.8dB   주파수 응답 12Hz-30kHz

Grado RA1 AC
가격 65만원

54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8년 1월호 - 5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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