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 X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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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XP-30
  • 장현태
  • 승인 2017.10.01 00:00
  • 2017년 10월호 (54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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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앰프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 깨우쳐 주는 프리앰프

넓은 스테이지나 완급 조절을 강조한 사운드로, 과하지 않은 디테일과 명료함을 더해 주는 성향이며, 프리앰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대역 밸런스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모델이다. 분리형 제품답게 채널 분리도와 대역 구분이 정확하며, 불필요한 착색 없는 중역대와 깔끔한 저역 표현 또한 매력적이다.

 

패스는 1991년에 앰프 설계자로 명성이 있던 넬슨 패스가 창립한 하이엔드 앰프 전문 브랜드로, 그들만의 개성과 컬러가 분명하다. 당시 가장 뛰어난 앰프 제작자로 알려져 있던 넬슨 패스는 앞서 스레숄드 사의 제품 개발을 주도했었고, 패스 브랜드를 통해 그의 역량을 맘껏 발휘했다. 어느새 20년이 넘은 세월을 지켜 온 브랜드답게 그들의 대표적인 앰프들은 지금도 다시 찾을 만큼 가를 인정받고 있다. 동사는 철저히 검증된 회로와 안정적인 전원 구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동사는 파워 앰프인 X, XA 시리즈를 통해 오랫동안 변함없이 하이엔드 앰프 브랜드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프리앰프에 대한 만족도와 가치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데, 무엇보다 동사 파워 앰프를 위한 최적의 프리앰프라 더욱 관심을 집중시킨다. 특히 패스 프리앰프만의 색다른 력은 XP-30을 통해 잘 알 수 있는데, 동사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프리앰프의 모습을 잘 담아낸 모델로 평가된다.
우선 XP-30의 포지션은 어떨까? 레퍼런스 모델인 XS와 XP 시리즈 프리앰프들이 패스의 주력 기종으로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XP 시리즈는 프리앰프 세트에 구성된 섀시 수량으로 모델명이 정의되어 있는데, XP-10은 한 개의 섀시 구조로, XP-20은 두 개의 섀시 구조, 이번 리뷰에 소개할 XP-30은 3개의 섀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XP-30의 3개의 구조물은 각각 메인 컨트롤 및 전원부와 L·R 각 채널별로 라인 증폭단으로 구성한 것이며, 이렇게 완전한 채널 분리 구조를 구축해 충실한 모노럴 구성을 완성시킨 것이다.

디자인 콘셉트는 동사의 파워 앰프와의 일체감을 강조하고 있으며, 견고한 알루미늄 섀시와 대형 볼륨을 중심으로 두께감이 더해진 전면 패널이 심하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시켜 시선을 사로잡는다. 언뜻 보아도 외관의 무게감이 전체 사운드의 이미지를 반영해 주는 듯한 안정감을 주는 디자인이다.
내부 회로는, 패스의 클래스A 방식의 증폭 모듈이 장착되어 있고, 필요한 부품들만을 배치한 간결한 회로 구성이 돋보인다. 패스가 추구하는 간결한 회로 이념을 통해 ?110dB의 SNR을 갖추고 있어 정숙함이 돋보이며, 재생 주파 범위는 2Hz에서 60kHz로 광대역의 재생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각 라인 입력단에는 10dB 게인 모듈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패스가 1990년대부터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소스기기와의 임피던스 매칭을 최우선해 낮은 왜곡과 다이내믹 손실을 최소하기 위해 고안한 방식이다. 프리부 증폭 소자의 경우는 꾸준히 올드 버전의 도시바 사의 JFET 및 MOSFET을 매칭해 사용하고 있다. 이 에도 메인 컨트롤부에는 정교한 볼륨이 적용되었는데, 99스텝의 정교한 옵티컬 인코더 볼륨을 적용해 -90dB에서 +10dB까지 조정이 가능하며,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통해 통제된다.
전원부에는 듀얼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채용해 채널별로 독립 전원을 공급하고 있으며, 증폭부가 채널별로 별도의 섀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모노블록 파워 앰프와의 연결이 더욱 용이하다. 그리고 입·출력 RCA와 XLR 모두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선택의 폭도 넓어졌는데, 모든 입·출력이 밸런스와 언밸런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입력 6계통, 출력은 2계통으로 되어 있고, XLR 단자만 22개, RCA 단자는 20개, 총 42개의 단자들이 기기 후면에 구성된 엄청난 입·출력 단자가 적용된 프리앰프다.

여성 보컬 곡으로 안네 소피 폰 오터가 노래한 ‘Gottingen’을 선곡해 보았다. 메조소프라노인 오터가 부르는 샹송은 어느 때보다 윤기가 가득하다. 아코디언과 조화를 이룬 그녀의 목소리는 더욱 부각되어 잘 정돈되어 들리며, 톤이 정확하고, 가사 전달력이 뛰어나 보컬 곡에서는 명료함과 매끄러움이 가장 돋보였다.
재즈곡으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연주로 ‘You Look Good To Me’를 선곡해 보았다. 도입부의 콘트라베이스는 과도한 저역의 재생이나 불필요한 잔향을 만들어 내지 않았고, 긴 호을 하듯 느긋하고 깊이 있게 재생되었다. 피아노는 정확한 포지션을 잡고 있으며, 피아노 건반의 투명함과 두께감이 적당해서 좋다. 드럼의 간결함은 사운드적으로 명료함을 더해 줌으로써 각 악기의 표현력에서 군더더기 없는 조밀함이 돋보였다.
대편성곡으로 말러 교향곡 5번 1악장을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시작과 동시에 화려한 금과 함께 한 번에 쏟아 내는 대편성의 사운드는 일체감이 있으며 각 악기들의 포지션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무대 깊이와 완급 조절이 중심에 있어 말러 5번의 사운드를 여과 없이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 내추럴하고 모니터적인 성향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대편성곡에서 프리앰프의 역할이 분명히 들려주고 있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자. 넓은 스테이지나 완급 조절을 강조한 사운드로, 과하지 않은 디테일과 명료함을 더해 주는 성향이며, 프리앰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대역 밸런스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모델이다. 분리형 제품답게 채널 분리도와 대역 구분이 정확하며, 불필요한 착색 없는 중역대와 깔끔한 저역 표현 또한 매력적이다. 대편성으로 갈수록 미세한 뉘앙스와 악기의 디테일을 만날 수 있다. 그만큼 프리앰프의 역할을 중시하며, 소스기기와 파워 앰의 연결을 매끄럽게 이어 주는 중간 역할을 충실히 해 줌으로써 레퍼런스급 사운드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패스가 추구하는 프리앰프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기억에 남는 프리앰프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2,800만원    주파수 응답 2Hz-60kHz(-3dB)    입력 임피던스 42㏀(XLR)    출력 임피던스 120Ω   크로스토크 -100dB   오버롤 게인 -90dB~+10dB   볼륨 스텝 99   S/N비 -110dB 이하    크기(WHD) 43.1×10.1×30.4cm    무게 2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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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10월호 - 5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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