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is Audio Poison 5
상태바
Auris Audio Poison 5
  • 김남
  • 승인 2017.07.01 00:00
  • 2017년 7월호 (54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품위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우아한 스피커

청량하고 섬세하리라는 것은 이미 외형의 만듦새에서 예견되는 것이지만, 저역의 웅장함은 기대 이상이다. 후면에 덕트가 있지만 이 정도 크기의 우퍼로 이런 저역 재생은 쉽지 않을 듯. 바짝 날을 세우는 듯한 보컬의 입자가 상쾌하며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해맑고 단단한 피아노, 깨끗하고 일사불란한 그렌 밀러 악단의 연주, 끈기와 묵직함이 있다.

유럽의 신생국 세르비아에서 새 스피커가 수입되었다. 이 나라는 오디오 제품으로서는 아직 변방이나 다름없어서 신비스러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는 현존 최고의 하이엔드 진공관 앰프 트라포매틱 제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또한 트랜스포머의 성능이 최고라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트랜스 단품 수출이 줄을 잇고 있는 중이라는 소식이다. 제조사는 그 나라의 통신 회사로 출발, 여러 품목의 디지털 제품을 만들어 오다가 필연적으로 앰프 제품을 개발, 일반적인 진공관 앰프, 헤드폰 앰프, 디지털 앰프 등으로 생산 품목을 넓혀 오던 차에 스피커까지 생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발칸 반도의 중앙 평원에 자리 잡고 있는 세르비아는 인구 700만 정도의 소국이지만 그 역사를 캐고 들어가면 방대하고 복잡하기 짝이 없다. 2차 세계 대전의 와중에서는 유대인처럼 국민들이 학살을 당하기도 했고, 몇 번의 부침 끝에 유고슬라비아 연방 체제가 붕괴되어 1992년에 신유고연방이 되었지만, 또 10여 년 후에 민족 갈등으로 분리가 되었고, 2006년 몬테네그로 공화국이 독립하면서 국가 연합 체제가 해체되어 현재의 국가로 안착이 되었으며, 2008년에는 다시 남부 지역인 코소보가 분리 독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전 국토의 4분의 1이 숲으로 되어 있고, 옛 유적지도 많아 관광 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아름다운 국가인데, 이런 데서 시청기 같은 미려한 제품이 탄생되었다.

2014년 뮌헨 오디오 쇼에서 제조사는 진공관 앰프를 선보였다. 그때 매칭했던 스피커가 스위스의 아름다운 뵈니케 제품. 작으면서도 아름답고 성능은 고품질로 삽시간에 유명세를 타 국내에도 최근 수입되었는데, 여기에서 착상, 쇼가 끝난 뒤 연구 개발에 들어가 완성시킨 동사의 첫 스피커가 이 포이즌 시리즈이다. 아마 뵈니케를 뛰어넘자는 것이 그 개발 목표였을 것이다. 외형이 물론 닮은 것은 아니다. 분위기가 닮았을 뿐이다. 작은 체구, 고성능의 소형 유닛, 최고의 네트워크 등 그런 틀에서 공통점이 있다. 현재 포이즌 단일 라인인데, 미니 사이즈인 포이즌 1부터 시작, 포이즌 5까지 제품이 구분되어 있는데, 고급스러운 만듦새와는 달리 크게 비싸지는 않는 것 같다.
근래 세계 오디오계의 추세는 설계는 자신들이 하더라도 생산은 생산 원가가 저렴한 국가에서 하는 것인데, 그 틀에서 벗어난 제품은 별로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 제품이나 일본 제품도 예외가 별로 없다. 물론 그렇게 생산된다는 것이 성능의 저하와 동의어는 아니다. 오히려 저렴한 명기도 많은 것이 현실. 제작사는 그러한 추세를 따르지 않고 세르비아 안에서 직접 제작하는 방법으로 신생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이 스피커의 인클로저는 천연 가죽과 호두나무 목재 조합으로 되어 있어 품위가 높고, 자체 제공되는 3점 지지의 스파이크는 받침대로서는 이례적일 만큼 큰 사이즈의 본격 제품인데, 여기에 이 제품만의 특징이 있다. 사진에서 보면 스피커가 약간 경사지게 제작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직사각형이며, 정면의 스파이크를 바꾸면 정방향으로 달라진다. 그리고 크로스오버용으로 문도르프의 대형 콘덴서를 아낌없이 사용하는 등 이 제품에 대한 물량 투입이 쉽게 드러나며, 시청기의 유닛은 파운텍의 FE85 3인치 풀레인지 드라이버와 NeoCD1.0 리본 트위터, 그리고 피어리스의 우퍼로 구성되어 있다. 연결 단자는 싱글. 바이와이어링 단자가 일반적인 형태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성가신 존재인지 사용자들은 잘 알 것이다.

시청기는 동사의 진공관 앰프로 튜닝을 한 것으로 소개되어 있으며, 스피커의 감도가 다소 낮은 것으로 미루어 3극관이 아닌 5극관 제품이 사용되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동사의 진공관 앰프 중에는 3극관 제품도 있지만 5극관 제품도 많다. 그 앰프들은 상하 패널을 호두나무 원목으로 만들어 사용해 매우 아름다운 것이 특징.
이번 호에는 유감스럽게도 걸맞은 진공관 앰프를 매칭하지 못하고 대신 이번 호 시청기인 역시 신진 메이커나 다름없는 파라사운드의 프리·파워 앰프로 대신했다. CD 플레이어는 플리니우스 제품. 앰프의 뒷받침이 크겠지만 스피커의 영역은 확실히 저역 재생에서 발휘된다. 청량하고 섬세하리라는 것은 이미 외형의 만듦새에서 예견되는 것이지만, 저역의 웅장함은 기대 이상이다. 후면에 덕트가 있지만 이 정도 크기의 우퍼로 이런 저역 재생은 쉽지 않을 듯. 바짝 날을 세우는 듯한 보컬의 입자가 상쾌하며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해맑고 단단한 피아노, 깨끗하고 일사불란한 그렌 밀러 악단의 연주, 끈기와 묵직함이 있다. 아마 진공관 파워 앰프라면 좀더 다른 음색이 나왔을 것이다. 작지만 아름다운 향취가 서려 있으며 멋진 소리를 만들 무궁한 가능주의 탄생이다.

 

수입원 SP-오디오 (02)2156-7590   가격 950만원   구성 3웨이   재생주파수대역 20Hz-30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7dB/W/m   크기(WHD) 12×86.5×25.2cm   무게 14.3kg(Pair)

54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7년 7월호 - 54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