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리시버는 치열한 시장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기술이 투입되어서 신제품이 나온다. SR7010이 나온 지 일 년이 된 시점에 후속 모델인 SR7011이 나왔다. 데논과 마란츠가 한 지붕에 같이 사는 가족이 된 이후 서로의 개성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우가 있었는데, 말 그대로 기우였다.
빌라 건물을 짓는 것을 보면 건설 사업자가 적어도 2채 이상의 집터 자리에서 새로 신축하거나 재건축을 한다. 건설 사업자가 한꺼번에 집을 지으면 재료는 절감되고 설계도 비슷해서 집주인 입장에서는 단독으로 재건축하는 것보다 비용 절감이 많이 된다. 사업자나 집주인이나 서로 이득이 되는 윈윈전략이다. 각각의 집 생김새가 너무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건 집주인과 건설 시공업체가 얼마나 신경 쓰는가에 따라서 옆집과 똑같이 지어진 쌍둥이 집이 되기도 하고, 겉 구조는 비슷해 보여도 살펴보면 완전히 다른 개성이 부여된 집도 있다. 마란츠 SR7011은 같은 건설 사업가가 집을 동시에 재건축했지만 우리집과 이웃집이 완전히 다른 구조를 보이는 마란츠 혈통이 살아 있는 AV 리시버다.
많은 제조사가 다투는 AV 리시버 시장은 오디오(AV)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곳으로 PC 시장의 그래픽 카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IT 기술 발전은 너무나 빠르게 변해서 게임 유저를 위한 그래픽 카드는 한 달이 멀게 느껴지도록 신제품이 출시되고, 농담으로 그래픽 카드 구입 날부터 중고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SR7011은 마란츠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플래그십 모델은 엔트리급하고 다르게 좀더 많은 기능과 고급 사용자를 위한 기능, 그리고 질적인 향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SR7011에서 가장 변화가 큰 행보는 네트워크 플레이다. SR7010에 비해서 와이파이에 5G 대역 주파수 기능이 추가되었다. 2개의 안테나가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겸용으로 사용되는데, 5G 대역 주파수는 2G 대역 주파수보다 전송량이 크고 빠르다. 가정마다 있는 대부분의 공유기는 2G 주파수 대역이라 겹치는 경우가 많고, 주변과 혼선이 많아서 전송 속도가 많이 저하가 되는데, 5G 대역 주파수는 이에 비해서 쾌적한 무선 환경을 제공한다. 속도도 2G 대역보다 실제 체감 속도가 3-4배 빠르다. 무손실 음원을 청취하다가 보면 큰 파일 용량 때문에 버퍼링이 걸리거나 끊어짐 현상 때문에 결국 무선에서 유선으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무선에서도 유선과 비슷한 속도를 지원할 수 있게 스펙이 올라갔다. 블루투스도 2.1 EDR에서 3.0 EDR로 버전이 올라가서 좀더 안정적인 작동과 넓은 수신 범위를 확보하게 되었다. 또한 DSD 5.6MHz 음원도 지원하며, 24비트/192kHz의 FLAC과 WAV, 애플 무손실 파일 지원은 기본이다.
SR7011의 가장 큰 특징은 ‘HEOS’라고 명칭된 어플(App)을 이용한 네트워크 플레이다. 각 오디오(AV) 제조사들은 저마다 컨트롤 어플과 플레이 어플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AV 리시버에서 사용하는 HEOS는 기존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 마치 네이버 같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같은 앱이라 할 수 있다. 이 스마트폰 어플은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벅스나 멜론 같은 음원 사이트를 집결시킨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원하는 음원 사이트는 스포티파이, 아마존 프라임 뮤직, 디저, 아이하트 라디오, 냅스터, 판도라, 랩소디, 사운드클라우드, 시리우스XM, 타이달, 튠인 등이며, 판도라나 사운드클라우드, 타이달 같이 국내 사용자에게도 친숙한 서비스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 음원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각각 어플을 마켓에 들어가서 다운받아 설치해야 하는데, HEOS만 있으면 많은 어플을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HEOS만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HEOS로 위에 소개한 음원 사이트를 이용하면 대부분 손실 음원이다 보니 음질 저하가 이루어지는데, 앰프에 내장된 M-DAX을 사용하면 업샘플링 기능처럼 향상된 음질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HEOS는 스마트폰이나 NAS 등에 저장된 음원을 AV 리시버에서 플레이하게 하는 기능에 동일 네트워크상에 있는 오디오나 리시버에서 동시에 복수 출력을 가능하게 한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플레이시키면 거실, 주방, 안방, 공부방까지 한꺼번에 HEOS로 연결된 기기들에서 동시에 음악이 나오게 된다(네트워크 플레이와 AV 리시버를 제어하려면 HEOS와 마란츠 2016 AVR 리모트 앱을 마켓에서 다운받아 설치해야 한다).
SR7011은 전작과 동일하게 마란츠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다. 전면부의 원형 디스플레이과 푸른빛의 LED는 보는 것만으로 아름답다. 전면 디자인은 바뀐 것이 없어 보이지만, 후면은 배치가 많이 바뀌었다. 전작이 Height2 스피커를 연결하는 스피커 출력단이 상하로 겹쳐서 2중 배열이 되어 있었는데, SR7011에서는 나란히 한 줄로 모두 배치가 되었다. 유선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RJ45 커넥터의 위치도 AV 리시버 안쪽으로 이동되어 위치되었고, 무게도 14.1kg으로 전작보다 300g 더 무겁다(무게 변화와 커넥터 연결 배치로 미루어 봐서는 물리적인 회로 개선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4K UHD, 돌비 애트모스, DTS:X, Auro 3D(업그레이드 필요)와 같은 최신의 영상과 음성 포맷을 지원하는 9.2(최대 11.2)채널 리시버가 SR7011이다. 플래그십 모델답게 턴테이블 연결을 위한 포노 단자와 컴포넌트 입력 3개와 출력 1개, HDMI 입력 8개와 출력 3개, RCA 멀티채널 7.1채널 입력, 11.2채널 프리 아웃, FM·AM 라디오(FM 경우는 HD 라디오도 수신 가능하다)로 무장한 경쟁력이 아주 좋은 AV 리시버다. 8Ω에서 채널당 125W를 내주는 출력은 AV 리시버가 웬만한 하이파이 앰프들의 자리도 이제는 대체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 준다. 그리고 네트워크 플레이로 들어 보는 음악 소리는 편리함과 함께 이젠 음원 시대에서는 가만히 누워서 어플이 떠먹여 주는 음악을 듣기만 해도 풍족한 시대에 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이렇게 편리함이 더해진 만큼 혹시 소리에 깊이가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이 제품에서는 접어야 한다. 플래그십 모델은 많은 기능만큼이나 각각의 기능에서도 높은 성능을 보여 줘야 한다. 아무리 4K 화질이 좋다고 하더라도 사용자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한 기호에 따라 음성 트랙도 수많은 음장 모드 중에 사용자가 원하는 취향에 맞추어서 튜닝된 소리로 시청하기 마련이다.
SR7011은 픽쳐 모드를 제공해 소스에서 다 지원하지 못하는 기능까지 보완하고 있어 취향에 따라 화질과 색감을 튜닝해서 즐길 수가 있다. 스탠더드, 무비, 비비드, 스트리밍, ISF 데이, ISF 나이트, 커스텀 모드를 제공하고, 낮은 해상도의 비디오 소스도 4K까지 업스케일링으로 출력 가능하다.
최신 블루레이 타이틀인 <워크래프트>는 돌비 애트모스 음성 트랙을 지원한다. 픽쳐 모드·음장 효과를 바꾸어 가면서 시청해 보았다. 최신 영화답게 화질도 우수하지만 전투 장면에서 나오는 돌비 애트모스 트랙은 차세대 음성 트랙의 진수를 보여 준다. 빔 프로젝터로 영화를 낮에 감상하거나 야간에 감상할 때는 ISF 데이, ISF 나이트 픽쳐 모드가 큰 도움이 된다. 픽쳐 모드를 사용하는 것과 사용하지 않는 것의 차이가 크니 많이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사용자 입맛에 최적화된 음성과 영상 모드, 네트워크 플레이 기능이 잘 갖추어진 플래그십 리시버인 SR7011은 새롭게 바뀌는 블루레이 규격에 맞추고 있으며, 애호가들을 매료시킬 것이라 가늠해 본다.
수입원 D&M코리아 (02)715-9041
가격 250만원 채널 9.2채널 실효 출력 125W(8Ω), 165W(6Ω) HDMI 입력 8 HDMI 출력 3
DTS:X/돌비 애트모스/Auro 3D 지원 컴포지트 입·출력 4/2 컴포넌트 입·출력 3/1 디지털 입력 Coaxial×2, Optical×2, USB A×1
서브우퍼 출력 2 헤드폰 출력 지원 튜너 지원(FM·AM) 아날로그 입력 RCA×6, Phono(MM)×1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블루투스 지원 크기(WHD) 44×18.5×41.1cm 무게 14.1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