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k Point One Stereo Preamp & Stereo 50 Power 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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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k Point One Stereo Preamp & Stereo 50 Power Amp
  • 김기인
  • 승인 2017.01.02 00:00
  • 2017년 1월호 (53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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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미국의 기질이 있고, 독일은 독일의 기질이 있으며, 영국은 영국의 기질이 있다. 사운드에도 각 나라의 기질은 음색이나 디자인, 상품 정책 등에 음으로 양으로 미묘하게 반영되어 결과적으로 모든 오디오 제품에 정신으로 스며들고 전통으로 이어진다. 오디오에서 이 현상은 아메리칸 사운드니, 도이치 사운드니, 브리티시 사운드니 하는 커다란 주류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미 오래전 유성기나 LP 음반 등에서부터 반영되어 있는 것 같다. 최근 영국을 대표하는 HMV 163과 미국의 빅터 크리덴자의 음색을 비교·청취하면서 새삼 느꼈는데, 음악적인 측면에서 부드럽고 우아한 브리티시 사운드가 힘 있고 카랑카랑하며 삼빡한 아메리칸 사운드를 압도한다는 것을 알았다. 음반이나 진공관 앰프, 스피커 등에서도 동일한 맥락을 이루고 있는데, 최근 들어 탄노이 스피커가 좋아지는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 들면 역시 부드럽고 심도 있는 사운드에 끌린다. 물론 소리뿐 아니라 인생 전반이 다 그러하지만 말이다.

탄노이 스피커나 굿맨 스피커를 포함하는 영국 빈티지들을 잘 울리기 위해서는 역시 영국 빈티지 앰프가 제격인데, 암스트롱, 다이나트론, 데카 등의 3극관 앰프와 리크의 5극관 앰프들이 그 물망에 오른다. 3극관 앰프들은 비교적 고가이고, 중간 가격대에서 탄노이 랭커스터 정도를 잘 울리려면 리크 스테레오 50 정도가 적절한데, 프리앰프를 마란츠 7C로 쓰기에는 그것 또한 가격 부담이 있어 역시 저렴한 리크 포인트 원 프리앰프로 선정해 매칭시켜 사운드도 들어 보고, 그 성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영국의 개념은 프리는 그저 파워를 보조해 주는 보조기로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 미국과는 프리앰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즉, 간이 프리 정도로 생각하고 상품화시킨 것이 대부분이다. 포인트 원 역시 그런 맥락에서 제작되어 사이즈도 작고 내부 부품이나 섀시도 빈약하며, 증폭단도 생략되어 증폭단 4개 정도를 사용해 포노단과 라인단을 구성하고 있다. 미국이 쌍3극관 12AX7, 12AT7, 12AU7을 주로 사용하는 데 반해 영국은 EF86을 주로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디테일은 다소 부족하고 밀어주는 힘은 약하지만 부드럽고 우아한 것이다. 또한 전원도 프리 별도의 전원을 꾸미기보다는 파워에서 공급되는 히터 전압이나 플레이트 전류를 끌어 쓰는 것이 보통이다. 결국 프리 단독으로는 전원을 새로 만들기 전에는 사용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다. 리크의 포인트 원과 스테레오 50도 이런 맥락에서 설계된 진공관 앰프 세트이다.
리크 포인트 원은 해럴드 J. 리크(Harold J. Leak)에 의해 1945년 6월에 설계 발표된 프리로, 처음에는 모노로 설계되었다가 스테레오 시절로 들어서면서 2대의 포인트 원을 합해 포인트 원 스테레오, 그리고 연이어 바리스코프(Variscope) 스테레오 프리로 개량 생산했다. 그러나 디자인은 모노 시절의 그것을 그대로 답습해 사용했는데, 보수적인 영국의 기질을 잘 나타내고 있다. 포인트 원 프리는 나무 벽이나 패널에 삽입했을 때 나무와 잘 조화되도록 색깔과 형태가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지금 보아도 따뜻하고 수더분해 싫증이 덜 난다.

2단 피드백, 톤 컨트롤 프리앤드로 1단은 주파수 선택 부궤한 LP, 테이프 보정 포노 커브용이며, 2단은 라인 트레블, 베이스 주파수 조정 증폭용으로 각 단에 각각 EF86 2개씩 도합 4개를 사용하고 있다. 프리단 전원은 옥탈 소켓으로 파워 앰프로부터 공급받으며, 프리 파워 시그널 연결 인터커넥팅 라인도 이 연결 라인 내부에 함께 내장되어 있어 옥탈 핀만 연결해 파워 스위치를 켜면 만사 OK다. 또한 포인트 원은 모노 파워인 TL/12, TL/10, TL/12 플러스, TL/25 플러스, TL/50 플러스와도 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스테레오 50은 모노 시절 역작 12나 12.1의 연장선상에 있는 파워로, 뒤의 숫자는 L·R 합 출력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스테레오 20의 경우는 레프트 10W, 라이트 10W, 도합 20W의 출력을 낸다는 뜻이 된다. 스테레오 20이 EL84(6BQ5) PP인데 반해 스테레오 50은 EL34(6CA4) PP로 KT66과 5881도 그대로 호환되도록 설계되었다. 결국 모노 12 시리즈의 후속기임을 나타내는데, 음색 또한 동일 연장선상에 있다. 물론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12.1 등의 초기형이 인기가 높다.
파트리지 전원·출력 트랜스가 장착되어 있고, 초단 드라이브로 ECC83(12AX7) 3개를 사용하고, 1개의 GZ34(5AR4) 정류관과 EL34, KT66, 5881(6L6GC) 중에서 선택해 4개를 사용하도록 설계했다. 디스토션은 20W RMS 출력에서 0.1%(±1dB), S/N비는 80dB(±3dB), 주파수 특성 20-20,000Hz(±0.5dB), 댐핑팩터 25(1kHz)이며, 스피커 임피던스 4·8·16Ω을 링크 단자 변환으로 선택할 수 있다.
포인트 원 프리를 단독으로 사용하면 별 매력이 없고 힘도 약하지만 파워 앰프와 같이 사용하면 부드러움과 심도 있는 사운드 디테일을 제공하는 특징이 있다. 탄노이 스피커와 굿맨 엑시옴 풀레인지 스피커들과 상성이 좋은데, 스피커 케이블을 잘 써 주어야만 한다. 영국적인 사운드 그 자체를 대변할 수 있는 빈티지 명기로 아직까지 가격도 저렴하고 내구성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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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1월호 - 5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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