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완고하게 신기술에 무심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스피커만 따져 봐도, 영국산으로 출중한 브랜드가 여럿 되는데, 그중 모니터 오디오는 숨은 강자에 속한다. 일례로 모니터 오디오가 자랑하는 C-CAM이란 드라이버를 보자. 이것은 진동판을 알로이 계통의 금속을 쓰는데, 여기에 세라믹을 교묘하게 코팅했다. 들어보면 투명하고 빠르면서도 풍부한 질감을 자랑한다. 영국제 특유의 밀도감 높은 중역대를 보장하는 보이싱이 주는 매력도 발견할 수 있다. 또 스피커를 설계할 때 적극적으로 FEA 모델링을 활용한다. 이것은 단순히 음향적인 측면만 고려하지 않고, 전기적 특성, 메커니컬, 자기장 등 여러 부분을 아울러서 체크한다. 당연히 스펙적으로 완벽한 제품을 보장하지 않으면 생산하지 않는다. 캐비닛 제조의 경우 무려 144시간이나 걸린다. 그도 그럴 것이, 여러 겹의 베니어를 덧댄 후, 완만한 곡선을 그리도록 조치한 후, 천연목을 붙인다. 그 공정도 만만치 않지만, 무려 11회에 걸쳐 래커 칠을 한다. 마지막으로 광택이 나도록 폴리싱하는 부분도 제외할 수 없다. 동사의 제품이 일관되게 고품위한 외관을 갖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모니터 오디오의 플래그십 시리즈라고 하면 단연코 플래티넘이었는데, 이번에 버전 2가 나왔다. 그중 PL100 Ⅱ는, 동 시리즈 중 막내에 해당한다. 2웨이 2스피커 포맷으로, 전형적인 북셀프의 모습이지만, 여기에 투입된 신기술은 역시 모니터 오디오의 40년이 넘는 내공과 어우러져, 아주 멋진 음을 선사하고 있다. 일례로 앤드류 뮤어해드라는 회사가 있다. 많은 럭셔리 브랜드에 가죽을 납품하는 곳인데, 본 기의 프런트 패널용으로 특별히 투입되었다. 외관만 봐도 럭셔리한 느낌이 강하게 우러난다.
드라이버도 개량에 개량을 거듭한 신작이다. 우선 우리가 리본 트위터라 부르는 트위터가 상단에 배치된 가운데, RDT의 개량 버전인 미드·베이스가 새롭게 투입되었다. 디스토션이 적고, 강도가 높으며, 빠른 반응을 자랑한다. 그 덕분에 상당한 광대역이 실현되고 있다. 무려 40Hz-100kHz를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크로스오버 포인트가 3kHz임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음성 신호가 육반짜리 미드·베이스에 집중한 가운데, 리본은 일종의 슈퍼 트위터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음을 들어보면 상당한 개방감에 깜짝 놀란다. 당연히 필요할 때 적절하게 어택해오는 저역의 양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또 미드·베이스의 안정적인 동작을 위해, 동사가 ARC라고 부르는, 레조넌스를 극력 억제한 폴리머 소재를 투입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 경우 특히 정재파에서 무척 자유롭게 된다.
첫 곡은 요요 마, 무터 등이 함께 한 베토벤의 트리플 협주곡. 일단 오케스트라가 기세 좋게 밀려온다. 매우 신선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무겁게 밀려오는 것이 아니라, 스피드를 갖춘 빠른 매무새다. 피레스와 뒤메이가 함께 한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 1악장. 과연 이런 소편성에서 본 기의 진가가 유감없이 드러난다. 두 악기의 매력이 십분 발휘되고, 풍부한 음악성을 선보인다. 은은하면서 신비한 피아노를 배경으로, 함초롱하게 피어나는 바이올린. 그 자태가 무척 아름답다. 마지막으로 마틴 그루빙거의 ‘Introitus…’를 듣는다. 다양한 타악기의 임팩트가 2웨이 북셀프의 한계를 넘어선다. 스케일이 크고, 다양한 음성 정보가 꽉 채우고 있다. 이후 코러스가 가세하면, 타악기와 보컬의 기묘한 하모니가 연출되는데, 그 대목이 무슨 전위 음악을 연상케 한다. 그런 긴박하고, 신성한 분위기의 묘사가 뛰어나다. 역시 내공만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음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660만원 구성 2웨이 2 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Hive Ⅱ) 사용유닛 우퍼 16.5cm RDT Ⅱ, 트위터 MPD 주파수 응답 40Hz-100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8dB 권장 앰프 출력 60-120W 크기(WHD) 22.5×37×28.5cm 무게 14.9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