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io Reflex Ter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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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io Reflex Terza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03.02 00:00
  • 2016년 3월호 (52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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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선진적 기술력의 걸작

 

1975년에 창업한 차리오(Chario) 회사의 연혁이 벌써 40년이 넘어간다. 이탈리아 북부, 정확히는 밀라노 근교의 비메르카테(Vimercate)에 소재한 이 회사는, 수려한 원목 마감의 인클로저에 멋진 스탠드의 스피커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기술적 내용에 대해선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그냥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음을 추구하는 회사 정도로만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사의 역사를 훑어보면, 대단히 획기적인 발상과 독특한 신기술로 무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음향 심리학(Psychoacoustics)을 중심으로 해서, 단순한 계측이나 스펙에만 의존하지 않고, 그것이 인간에게 어떤 심리적 영향을 끼치는가 연구해서 더 획기적인 성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자고로 이탈리아에서 북부 지방, 특히 밀라노를 중심으로 한 지역은 공업과 패션이 발달한지라, 동사 역시 그런 과학적 데이터와 순수한 인간의 감성을 골고루 관철시킨 R&D의 내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동사는 크게 3개의 음향 철학을 표방해왔다. 첫째는 레코딩에 담긴 음성 정보뿐 아니라, 그 환경까지도 다 끄집어내야 한다. 둘째는 이를 재생하기 위해선 여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애호가의 리스닝 룸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어떡하든 극복하는 것이다. 즉, 단순히 수려한 마감의 스피커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이것이 재생해야 할 음악의 중요성과 애호가들의 실질적인 음향 환경까지 고려해서 제품을 만드는 셈이다.

아무튼 40년에 걸친 노하우와 내공은 이 회사의 숨은 자랑거리려니와, 덕분에 이번에 새롭게 리플렉스(Reflex)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동사는 아카데미 및 컨스틸레이션 라인을 통해, 전통적인 이탈리아 스피커의 수려한 목공예 솜씨를 널리 뽐내왔지만, 리플렉스는 확연히 성격이 다르다. 음향학적인 배려를 담고 또 빼어난 퀄러티를 얻기 위한 여러 고안이 투입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외관만 보고 테르자(Terza)라 명명된 본 기의 성능을 단정했다간 큰 코를 다칠 수가 있다.
본 기의 인클로저는 통상의 2~3mm에 이르는 싸구려 합판이 아니라, 10mm 두께의 제대로 된 소재를 이용했다. 또 마무리도 멋지게 갈고 닦아서 제법 공들인 티가 난다. 특히 본 기는 자사 내에서 100% 제조된, 순수한 ‘Made in Italy’임을 잊지 말자.
여기서 유닛 구성을 보면 잠깐 의구심이 들 것이다. 통상의 2웨이 방식으로, 전면에 보면 상단에 2인치 구경의 트위터, 하단에 4인치 구경의 우퍼가 하나씩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뒤에 또 트위터가 2개나 더 배치되어 있는데, 이로써 앞·뒤에서 모두 고음이 나오는 방식을 이룩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본 기의 포름을 이해하려면, 결국 뒷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반사된 고역의 확산을 통해 거의 360도 전 방향으로 음이 나오는 것을 구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리플렉스라 시리즈 명을 정한 모양이다. 한편 베이스 덕트의 경우, 인클로저 밑에 달아 바닥에 부딪히는 형태를 추구했다. 따라서 단단한 바닥의 제공은 필수이며, 뒷벽과는 약 35cm 정도 떨어트려야 한다. 설치에 있어서 팁을 하나 더 주자면, 전면에 나 있는 유닛들의 방사각이 비교적 넓기 때문에 토인을 깊게 주지 않아도 된다. 그 경우, 한정된 스윗 스팟이 아닌, 꽤 넓은 에어리어를 커버하는 음을 즐길 수 있다. 한 마디로 차리오가 그간 쌓아올린 노하우에 라이프 스타일의 강점을 골고루 접합시킨 것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트라이오드의 TRV-35SE를 걸었고, 소스기기는 케인의 CDT-15A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정명훈 지휘,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중 행진이다. 의외로 사이즈가 크고, 당당한 큰 북의 울림이 나온다. 서서히 압박해오는 기세가 상당하다. 이 사이즈에서 상상하기 힘든 스케일이다. 악기들의 목질감과 실재감이 풍부하며, 서로 엉키는 모습이 없다. 안쪽 깊숙이 자리한 음장 역시 매혹적이다. 양호한 밸런스 또한 인상적이다.
이어서 안네 소피 무터의 카르멘 판타지. 스패니시한 이국 정서가 표출되는 가운데, 강력하면서 기교 만점의 바이올린이 출몰한다. 충실한 중역대의 재생으로, 바이올린의 질감이나 디테일 묘사가 빼어나다. 무터 특유의 매혹적인 음색이 잘 살아 있다. 또 솔로 악기와 오케스트라 간의, 서로 주고받는 모양새가 절묘해서, 전체적인 흐름이 일목요연하게 파악이 된다.
마지막으로 스티비 레이 본의 ‘Pride & Joy’. 분명 트리오 편성인데도, 워낙 기타가 강력해 거의 두 대가 연주하는 느낌이다. 다소 텁텁하면서 인간적인 레이 본의 보컬은 여기서 더욱 매력적이며, 드럼과 베이스의 파괴적인 저역도 상당히 풍부하다. 만일 좀더 좁은 방에서 세팅하면, 더 뛰어난 저역을 만끽할 수 있을 듯싶다. 이런 트랙에서 원하는 기세와 에너지가 출중해, 상당히 몰두해서 듣게 된다. 

 

총판 뮤즈네스트 (02)3480-7023   가격 67만원   구성 2웨이 4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10.1cm, 트위터(3) 5cm   크로스오버 주파수 133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4dB/2.83V/m   권장 앰프 출력 60W 이상  
크기(WHD)
16.2×33.2×20cm    무게 3.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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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3월호 - 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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