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dmann Vienna Classic VC1
상태바
Brodmann Vienna Classic VC1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01.01 00:00
  • 2016년 1월호 (522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엔나의 적자 브로드만 비엔나 클래식 시리즈의 엔트리 모델

어떻게 이 사이즈에서 이런 강력한 저역의 재생이 이뤄지는지 불가사의하기만 하다. 펀치력, 잔향, 북의 질감 등 골고루 재현이 되며, 마치 서브우퍼를 어딘가 숨겨놓은 듯하다. 그 위에 펼쳐지는 코러스 라인의 분명한 존재감은, 상당한 수준의 해상도를 갖추고 있음을 알게 한다.

작년 4월에 오랜만에 고베에 간 적이 있다. 애초 오사카를 비롯해 나라, 교토 등을 둘러볼 여정이었는데, 이상하게도 고베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특히, 유럽 귀족의 저택이나 귀중품을 모아놓고 전시하는 이인가(異人街) 지역이 유명한 바, 오랜만에 한 번 둘러봤다. 그중 오스트리아관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오스트리아의 핵심은 비엔나이고,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작은 공간에 이 도시를 대표하는 물건들을 모아놓고 살펴보긴 처음이다. 확실히 모차르트를 비롯, 다양한 초콜릿과 와인 등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상품이 많았다. 특히, 뵈젠도르퍼 피아노의 존재는 충분히 눈길을 끌 만했다.
하지만 뵈젠도르퍼의 전신이 브로드만이고, 이를 만든 요셉 브로드만이라는 전설적인 피아노 장인에 대해 아는 분들은 드물다. 베토벤이 그가 만든 피아노를 애용한 사실은 이미 상식에 속한다. 단, 그가 불과 30년 정도만 활동을 하고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피아노의 역사는 그 후배인 뵈젠도르퍼로 넘어간 것이다.
최근에 브로드만이 다시 복원이 되고, 그 와중에 스피커 사업도 시작하게 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한스 도이치라는 디자이너 때문이다. 그에 대해선 이미 많은 자료에서 언급된 바 있으니 새삼 부연 설명할 필요는 없을 터이고, 최신 소식을 하나 전하겠다. 바로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 시에 소재한 콘서트고어스라는 홀의 음향 담당이 바로 도이치 씨인 것이다. 그 메인 콘셉트는 브로드만 VC7 스피커의 이론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무척 자연스럽고, 풍부한 음향이 연출된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회사에 관심을 가진 것은, 도이치 씨의 제품 철학 때문이다. 즉, 스피커라는 것을 일종의 악기로 해석하지만, 그렇다고 통울림이나 필터링과 같은 전통적인 방식은 극력 회피하고 있다. 오로지 음향학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을 통해 저역을 컨트롤하고, 자연스런 울림을 교묘한 인클로저 설계로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간단하게 몇 개의 특징만 요약해보겠다.

우선 스피커 형태로 보면 최대한 사이즈를 줄였다. 크고, 단단하고, 압도하는 듯한 사이즈에서만 저역이 제대로 나온다는 우리 개념에 비춰보면 단출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전면 배플의 폭을 최대한 줄여서 일체의 간섭을 피한 점이나, 저역의 컨트롤을 필터링에 의존하지 않는 점 등은 무척 신선하기만 하다.
둘째로 사이즈 대비 상당한 와이드 레인지한 음이 재현된다는 것이다. 본 기만 해도 저역으로 무려 35Hz까지 떨어지고, 고역은 25kHz까지 커버한다. 전통적인 스피커 이론에 따른 용적을 계산해보면 터무니없이 적은 용량으로 이런 스펙을 이룩한 것이다.
셋째로 음을 들어보면 전 대역이 정확한 시간축을 갖고 일체 흐트러짐이 없이 움직이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빼어나다는 것이다. 이것은 음성 신호를 일체 손대지 않고, 스피커는 오로지 이것을 충실하게 재현하는데 목표를 삼는 철학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만하다. 즉, 일체 가공이나 컬러링을 피한, 순수하게 소스의 음 그대로를 재생하는 것이다. 스피커가 일종의 트랜스듀서라면 본 기는 그 사명에 철저하게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본 기는 VC(Vienna Classic) 시리즈의 엔트리에 속하고, 그 위로 VC2와 VC7이 있다. 사이즈나 외관을 보면 한숨이 나오겠지만, 실제 음을 들어보면 깜짝 놀랄 만한 내용이 많다. 시청을 위해 앰프는 패스의 INT-60으로 했고, 프라이메어 BD32 MK2를 연결해서 들었다. 첫 곡으로 들은 정명훈 지휘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중 행진. 안쪽 깊숙이 타악기가 배치된 가운데, 서서히 음량이 높아지며 압박해오는 기세가 대단하다. 타악기의 떨림이나 잔향이 풍부하고, 뒤이어 쏟아지는 현악군과 관악군의 존재감도 빼어나다. 일체 군더더기가 없으며, 전 악단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마틴 그루빙거의 ‘Introitus…’를 들어보면, 어떻게 이 사이즈에서 이런 강력한 저역의 재생이 이뤄지는지 불가사의하기만 하다. 펀치력, 잔향, 북의 질감 등 골고루 재현이 되며, 마치 서브우퍼를 어딘가 숨겨놓은 듯하다. 그 위에 펼쳐지는 코러스 라인의 분명한 존재감은, 상당한 수준의 해상도를 갖추고 있음을 알게 한다.
마지막으로 무터, 요요마 등이 함께 한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 조용히 진행하다가 문득 볼륨이 커지면서 서서히 압박해오는 오케스트라의 기세라던가, 세 악기의 극적인 등장, 그리고 정확한 음색과 위치의 구분 등, 하이엔드 스피커가 내는 퍼포먼스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악전고투하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추구한다면, 본 기는 아주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앰프 친화적인 스피커란 점도 아울러 지적할 만하다. 

수입원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1,500만원
재생주파수대역 35Hz-25kHz(±3dB)   임피던스 8Ω
크기(WHD) 16×92.7×24.5cm    무게 13kg

52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1월호 - 522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