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li Ikon 1 M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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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i Ikon 1 MK2
  • 김남
  • 승인 2015.12.01 00:00
  • 2015년 12월호 (52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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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에게 잘 어울리는 스피커

덴마크의 달리는 호불호의 편향성이 좀 있는 것 같다. 소리가 정확하고 청결하며 약간 끈적거리는 소리를 선호하는 분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달리와는 맞지 않는다. 달리는 밝고 청순하면서도 약간은 아름다운 화장기가 있기 때문이다. 끈적거림보다는 화사한 밝음이 특징이다. 음악 중에서도 산뜻한 현악이나 피아노를 주로 듣는 분들도, 그리고 쉰 목소리의 재즈 보컬을 애호하는 계층이라면 기본적으로 달리의 소리를 싫어할지도 모른다. 이질적이라고 평가할 것 같다. 그 대신 쿵쾅거리지 않으면서 기분 좋게 재생하는 클래식 대편성이나 대부분의 보컬, 팝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넘버 1으로 추천하고 싶은 기종이 바로 달리의 사운드다.
애주가 중에는 순수한 소주가 제일이라는 분도 많아서 이런 분한테는 과일주나 인삼주를 권해도 손을 저어 버린다. 컬러링이 싫다는 것이겠다. 커피도 프림이 들어간 커피는 질색이라면서 줄곧 블랙만 마시는 사람도 많다. 그러면 프림, 설탕을 넣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무식한 것인가? 유식해서 블랙을 마신다는 것인가? 아니다. 단지 취향의 차이인 것이다. 와인도 레드는 마시려 하지 않는 분도 많고, 약간 부드럽고 단맛이 나는 미국산 와인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다. 소리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 저속하고 싸구려여서 수준을 운운한다는 것이 가치 없는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세상의 오디오도 모두 이렇게 색깔만 다를 뿐 크게 우열을 논한다는 것이 점점 어렵게 생각된다.

덴마크에는 다인오디오와 달리가 있다. 두 곳의 소리가 확실히 다르다. 쉽게 평가하자면 다인오디오는 다소 블랙에 가깝고, 달리는 프림 커피에 가깝다. 그래서 라이벌이라고도 부르지만, 그렇게 불러서는 안 된다. 짜장면과 짬뽕이 라이벌인가? 설렁탕과 한정식이 라이벌인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식성의 차이일 뿐이고, 달리와 다인오디오 역시 그런 차이일 뿐이다. 뭐가 더 낫다고 장담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이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손님의 식성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식당 주인이나 마찬가지다. 가족들이 무엇을 좋아하든 말든 건강에 좋다면서 어린 자녀 앞에 나물 무침만 한 바가지 내놓는 주부와 무엇이 다르랴. 대부분의 오디오 평이라는 것이 그런 범위에서 오르락내리락거린다. 어느 것이 더 좋습니까? 초보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질문도 그것이다. 라면은 먹지 마세요. 설렁탕은 먹지 마세요. 빵 먹지 마세요. 이런 것은 모두 병자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이지 정상적인 사람에게는 해당이 되는 것이 아니다. 뭐가 영양가가 있고 어느 증세에 좋다고 떠들어 대지만, 모든 음식은 다 몸에 좋다. 치우치지 말고 골고루 먹으라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또 그래 봐야 듣지도 않는다.
정감 있고 따스한 세상을 좋아하는 분들이야 말로 달리가 알맞다. 그 대신 과격한 스타일과는 맞지 않는다. 우선 자신의 성향을 알고 스피커를 선택해야지 무조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평가를 받아서는 백발백중 실패하는 것이 오디오 선택인 것이다.

카 오디오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스카닝 유닛이 필수적이다. 소리에 자극이 없고 깨끗하면서도 아름답다. 그래서 그것은 ‘카 오디오 용이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매도의 뜻이겠다. 그렇다면 카 오디오는 좀 부족한 사람이 듣는가? 각자 생각해 볼 일이다. 하지만 스카닝 유닛로 만든 하이엔드 스피커가 있고, 소리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그 스카닝을 만든 수석 엔지니어가 달리 스피커와 손잡고 같이 기술 개발하기 시작한다. 그것이 지금 달리 사운드의 출발이다.
근래 달리는 리본 트위터와 소프트 돔 트위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우퍼로 와인 컬러의 우드 파이버 콘을 조합하는 스피커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리본 트위터로 초고역대를 커버한다는 이 하이브리드 발상으로 높은 해상도와 함께 풍부한 배음, 아름다움이 모두 살아났다.
달리는 처음에는 고가 제품만 만들다가 비로소 세계의 갈채를 받았다. 그래서 고가의 모델도 있지만 타 메이커 제품에 비하면 중간대 가격밖에 안 된다. 굉장히 호사스럽게 만들어졌는데도 그런 가격대라니 외경심이 들 정도이다. 그런 예외적인 정책 때문에 본 시청기의 가격도 생김새와 소리에 비춰볼 때 낮은 가격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소리는 유감없이 달리의 가족이다. 더 보탤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다.
아이콘 시리즈들이 약간씩 소량 개편을 통해 MK2로 새 단장을 했지만, 오리지널이든 MK2든 사실 소리의 차이는 없다. 미세하게 부품이 달라졌다는 것은 하루만 지나면 잊어버리게 되는 사항들이다. 되풀이하지만 달리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에게 맞는다. 그런데 사람은 나이가 들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정석 아닌가?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8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45Hz-3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5kHz, 14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100W   크기(WHD) 15×32.7×26cm  
무게 4.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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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12월호 - 5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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