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dmann Festival 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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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dmann Festival F2
  • 장현태
  • 승인 2015.11.02 00:00
  • 2015년 11월호 (52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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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실적인 피아노 소리를 듣고 싶다면

혁신적인 디자인과 성능을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저역의 공간감을 만들어 주는 사운드이며, 중·저역의 개방감이 뛰어난 스피커다. 그리고 측면과 하단을 통해 중·저역이 형성되기 때문에 음장감 형성이 쉬운 편이다. 특히 피아노 전문 브랜드답게 단아하고, 건반 터치 전달력이 정확한 피아노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음악의 본고장 오스트리아의 브로드만은 피아노 제조사로 유명한 악기 전문 브랜드다. 이들은 해외 악기 쇼에서는 자주 볼 수 있으며, 특히 19세기 빈의 피아노 제조 공방으로 유명한 요제프 브로드만에서 따온 브랜드 명이기도 하다. 그리고 동사는 피아노뿐만 아니라 스피커까지 전문적으로 소개하면서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국내에도 브랜드와 제품은 소개되어 있어 제법 낯설지는 않는데,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해 한 번 제품을 본다면 브로드만임을 단번에 알 수 있기도 하다.
동사 제품 라인업은 플래그십인 요제프 브로드만 시리즈, 표준 타입인 비엔나 클래식 시리즈, 그리고 엔트리 모델인 페스티벌 시리즈로 구분되어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페스티벌 라인업의 F2를 만나게 되었는데, 페스티벌 시리즈는 비엔나 클래식 시리즈를 기반으로 개발된 라인업으로 효율적인 성능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예사롭지 않은 독특한 형상에는 특별함이 느껴진다. 이들 스피커의 핵심은 바로 ‘혼 레조네이터’ 기술인데, 1970년부터 스피커 개발에 전념한 한스 도이치(Hans Deutsch)가 개발한 특허 기술이다. 그가 스피커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유명한 일화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음악을 전공한 성악가였지만, 카라얀에게 스피커 개발을 권유 받은 것이다. 그 후 음향 공학을 공부한 뒤 전문 스피커 설계자의 길에 접어들었고, 현재 브로드만의 개발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그는 ‘스피커는 악기처럼 호흡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스피커를 설계하고 있는데, 그 숨 쉴 공간이 바로 혼 레조네이터 기술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페스티벌 F2의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는 앞서 언급한 브로드만 스피커의 핵심 특허 기술인 ‘혼 레조네이터’ 기술이다. 공학적인 접근은 복잡할 수 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작은 방에 오디오 소리를 크게 틀어 놓고, 방문을 조금만 열어두면 작은 틈을 통해 마치 큰 압력을 받듯 저역 사운드가 강조되어 틈 사이로 들리게 된다. 바로 이를 이용한 기술인데 스피커 캐비닛의 틈을 이용, 자연스럽게 저역을 통과시키는 필터를 만들어 주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한 사운드는 마치 자연스러운 혼의 확산 효과처럼 들리게 된다. 그리고 브로드만은 저역 반응이 가장 효과적인 주파수가 130Hz인 것을 알아냈고, 어쿠스틱 액티브 주파수로 지정함으로써, 이보다 낮은 주파수가 필터를 통과할 수 있도록 베이스 플레이트를 만들었다. 캐비닛에서 베이스 플레이트까지는 불과 4mm 공간이며, 후면 하단에 설치하여 자연스러운 저역을 만들어 주고 있다. 결국 저역 공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공기압을 이용하여 음의 불필요한 회절과 위상의 문제가 없도록 한 것이다. 일반적인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이 레조넌스 피크가 생기는 단점도 해결하게 되었으며, 이런 이유에서 브로드만 스피커 내부에는 별도의 댐핑재가 없다.
두 번째는 피아노 전문 브랜드다운 뛰어난 캐비닛의 마감 기술이 돋보인다. ‘스피커도 악기와 같다’는 말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들어줄 정도로 모든 스피커들은 피아노에 쓰이는 최고급 하이그로시 마감으로 처리되어 있다. 실제 피아노와 동일하게 6주 이상 작업하여 외부 굴곡 없는 정교하고 매끈한 피아노 마감을 만들어 낸다. 마치 거울과 같은 매끈한 하이글로시 표면이 제품의 고급스런 이미지에 한 몫을 한다. 이번 리뷰에서는 블랙 피아노 마감 제품을 만났지만, 별도로 컬러 지정을 통한 주문도 가능하다고 한다.
세 번째는 앞선 두 가지 장점을 이용하여 완성된 혁신적인 디자인과 사운드이다. 제품을 보면 트위터를 제외하고, 전면에 보이는 것은 없다. 다만 양쪽 측면에 미드·우퍼가 장착된 구조만 볼 수 있는데, 혼 레조네이터 기술이 접목되었기에 저역 재생을 위한 대형 우퍼를 거부한다. 그리고 이렇게 폭이 좁은 스피커 디자인은 의도된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완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항상 스피커 리뷰에서는 사용된 트위터나 우퍼의 스펙과 물리적인 특성을 강조하게 되는데, F2를 만나는 순간 이 부분에 대해 크게 부각시킬 필요가 없어 보인다. 사용된 트위터는 28mm 사이즈의 패브릭 돔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별도의 청동 링 가이드를 추가하여 전면 배플과 밀착시키고 있다. 측면에 부착된 130mm의 소형 미드·우퍼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마닐라 페이퍼와 탄소 섬유가 혼합된 소재를 사용하며 진폭은 크고 자속 밀도가 높아 반응 속도가 빠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견고한 다이어프램을 사용하여 큰 출력이 인가되더라도 왜곡이 없다. 이런 기술적인 노하우와 튜닝의 결과 91dB의 높은 음압과 36Hz에서 25kHz까지의 대역 재생 능력이 완성되었다.

첫 곡은 스메타나 현악 사중주 1번 e단조 ‘나의 생애’ 중 1악장을 파벨 하스 사중주단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예상한 것처럼 현악기들의 표현력은 깔끔함과 정갈함이 돋보였다. 실제 현악기의 통울림을 듣는 듯한 자연스럽고 리얼한 저역의 잔향들은 이들이 강조한 혼 레조네이터 기술의 장점을 일깨워 주는 듯하였다. 두 번째 곡은 ‘What a Wonderful World’를 에바 캐시디의 음성으로 들어보았다. 여성 보컬을 자연스럽게 감싸는 중·저역의 울림으로 조금은 빅마우스 성향으로 들리긴 하지만, 과장된 사운드와는 거리가 있다. 두 개의 미드·우퍼가 측면으로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스테이지의 재현력을 통해 반주로 연주되는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의 윤곽이 정확하여 음악에 쉽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어서 피아노곡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글렌 굴드의 피아노 연주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988 중 아리아를 1981년 소니 녹음으로 들어보았다. 피아노의 청아함과 정확히 전달되는 건반의 터치가 인상적이었으며, 첫 음에서 글렌 굴드의 손끝의 움직임을 바로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피아노 건반의 터치에서 현의 울림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완벽하게 스피커를 통해 사운드로 연출해 주고 있었다.
전체적인 사운드를 정리해 보자. 혁신적인 디자인과 성능을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저역의 공간감을 만들어 주는 사운드이며, 중·저역의 개방감이 뛰어난 스피커다. 그리고 측면과 하단을 통해 중·저역이 형성되기 때문에 음장감 형성이 쉬운 편이다. 특히 피아노 전문 브랜드답게 단아하고, 건반 터치 전달력이 정확한 피아노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단지 세팅 시 주의할 점은 중·저역 위상 편차를 위해 조금의 토인은 필요하다. 작은 폭과 작은 미드레인지만으로도 자연스럽고 깊이 있는 저역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혼 레조네이터 기술이 돋보이며, 악기처럼 분명히 페스티벌 F2 스피커도 숨을 쉰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던, 신선한 새로운 경험이다. 기억에 남는 훌륭한 스피커로 평가할 수 있을 듯하다. 

수입원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1,000만원   재생주파수대역 36Hz-25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1dB   크기(WHD) 21.6×111.2×27.5cm   무게 1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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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11월호 -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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