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dos Audio X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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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s Audio X3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08.01 00:00
  • 2015년 8월호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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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왕국, 영국에서 온 또 하나의 걸작

정명훈 지휘 말러의 교향곡 2번 1악장을 듣는다. 역시 대편성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 서서히 기지개를 켜다가 조금씩 긴장감이 연출되면서 나중에 폭발하는 일련의 움직임이 정교하게 포착된다. 특히, 무시무시한 저역부의 에너지는, 애잔한 느낌의 바이올린 군과 맞물려 절묘한 하모니를 표현한다. 말러의 아름다움과 무서움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영국은 오디오 왕국이다. 특히 스피커 부문이 남다르다. 전통의 탄노이를 비롯해, 로하스라 부르는 계열이 있고, BBC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한 스털링, 그레이엄 등이 돋보인다. 또 스튜디오 모니터와 연계해서 개발된 B&W, PMC, ATC 등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그밖에 상당히 다양한 회사들이 포진하고 있지만 이들을 ‘브리티시 사운드’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모두 묶는 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독자적인 음 조성이나 개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난 쿠도스라는 회사는, 이미 1991년에 창립할 정도로 긴 역사를 갖고 있다. 물론 탄노이나 스펜더 등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오디오 세계 전체를 놓고 보면 일종의 중견 메이커라 해도 무방하다. 하긴 우리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것은, 주로 스피커 스탠드 제작에 치중한 탓도 있다. 처음 발표한 것은 S100이란 모델이고, 그 염가판인 S50이 나오면서 널리 알려진 것이다. 사실 영국에는 다양한 북셀프 스피커들이 팔리는 상황이라, 제대로 만들어진 스탠드가 있다면 얼마든지 수요가 있다. 해외 판매도 순조로워서, 회사의 기반이 점차 단단해져갔다.
이 회사가 큰 전기를 맞이한 것은 2006년도로, 이때 데릭 길리건이라는 저명한 스피커 디자이너가 초빙되었다. 이로써 본격적인 스피커 제조에 들어간 것이다. 이미 스탠드 개발을 통해 어느 정도 기술이 축적된 터라, 길리건의 가세로 드디어 날개를 달기에 이른 셈이다.
사실 이 사람의 이력을 보면, 어쩔 수 없이 스피커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일단 그 자신이 프로 뮤지션일 뿐 아니라,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바 있다. 또 개인적으로 지독한 하이파이 광으로, 숱한 오디오를 섭렵했다. 무엇보다 그의 가족이 스피커 캐비닛을 전문적으로 제조하고 있다. 이러니 스피커 제작은 그에게 천직인 셈이다.

여기서 쿠도스와 노르웨이의 유닛 전문 메이커 시어스와의 관계를 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쿠도스에서는 주로 2웨이 스피커를 만들고, 그 핵심에 18cm 구경의 미드·베이스가 있다. 이 유닛의 진동판은 페이퍼와 리드(갈대)를 섞은 재질로 만드는데, 겉보기엔 같아도 모델마다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투입되는 인클로저의 사이즈나 내부 용적이 다르고, 인클로저의 재질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델마다 투입되는 드라이버의 실제 스펙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걸 무시하고 그냥 대량으로 사다가 써도 좋다. 하지만 완벽주의를 표방하는 쿠도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에 만난 X3도, X2에서 계승된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미드·베이스는 새로 개발되었다. 당연히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최상의 퀄러티를 구현하기 위해선 이런 것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X3라 붙여진 본 기는, 동사의 라인업 중에는 비교적 저렴한 축에 속한다. 외관을 보면 평범한 톨보이 스타일이고, 사이즈도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음을 들으면 그 엄청난 스케일에 깜짝 놀라게 된다. 말러나 브루크너 정도를 가볍게 소화한다. 무슨 조화인가 해서 자료를 봤더니 무려 30Hz까지 저역이 떨어진다. 대략 이 정도 사이즈라면 40Hz 밑으로 떨어트리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이런 당당한 음이 나온다. 드라이버뿐 아니라 인클로저 및 여러 부분에 상당한 노하우가 있는 모양이다.
인클로저로 말하면, 리얼 우드 베니어를 사용했고, 어느 고급 가구 못지않은 래커 칠로 마무리했다. 내부 배선재는 코드 컴퍼니의 사르센 케이블을 사용했으며, 그밖에 고급 부품으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크로스오버의 간섭을 최소화해서, 드라이버의 성능을 최적화시킨 점이 돋보인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영국에서 날아온 이콘 오디오의 멋진 진공관 인티앰프 ST60을 사용했고, 소스기는 심오디오의 750D를 동원했다.

처음 들은 것은 요요마, 안네 소피 무터 등이 함께 한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 일단 초반에 오케스트라가 엄습할 때, 그 당당한 스케일에 놀랐다. 특히, 첼로군이 움직일 때의 저역 에너지가 대단하다. 정말 기세 좋게 밀고 온다. 이후 세 개의 솔로가 차례로 등장할 때의 드라마틱한 연출이 가슴 설레게 하고, 독주 악기들과 오케스트라가 엮일 때의 콤비네이션이 일목요연하다. 해상도, 질감, 대역 밸런스 등 기본기가 무척 좋다.
이어서 정명훈 지휘 말러의 교향곡 2번 1악장을 듣는다. 역시 대편성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 서서히 기지개를 켜다가 조금씩 긴장감이 연출되면서 나중에 폭발하는 일련의 움직임이 정교하게 포착된다. 특히, 무시무시한 저역부의 에너지는, 애잔한 느낌의 바이올린 군과 맞물려 절묘한 하모니를 표현한다. 말러의 아름다움과 무서움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게이코 리의 ‘Night & Day’. 게이코가 가진 목소리의, 다소 코맹맹이한 느낌과 허스키한 매력이 골고루 포착된다. 너무 밝지 않고 적당한 음영을 가지면서 노스탤직하게 재생되는 부분이 좋다. 드럼의 어택감이나 심벌즈의 찰랑거림이 빼어난 스윙감을 연출하고, 트럼펫의 강력한 솔로는 이쪽으로 가감 없이 다가온다. 심지가 곧고, 골격이 뚜렷한 재생이라 하겠다. 

수입원 헤이스 (02)558-4581   가격 365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8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0Hz-2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
크기(WHD) 19×84.5×2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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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8월호 -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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