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os K1 Creek Evolution 50A Creek Evolution 50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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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os K1 Creek Evolution 50A Creek Evolution 50CD
  • 김남
  • 승인 2015.08.01 00:00
  • 2015년 8월호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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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이 척척 맞는 찹쌀떡 같은 매칭

오디오에서 매칭의 미학이야말로 최고의 관건이다. 아직도 활성화되어 있진 않지만 오디오 잡지를 통해서나마 일부 이러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매칭이 실패하면 나오는 결과는? 인류사에서 공자와 그 부인, 소크라테스와 그 부인을 거론할 만하다. 공자의 부인은 공자의 괴팍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도망치고 말았다. 중국의 대작가이며 철학가인 임어당은 그런 공자를 가리켜 자기 부인도 건사하지 못한 사람이 무슨 가르침이 그렇게 많은가? 라는 조롱의 글을 남겼다. 소크라테스는 그런 악처 때문에 철학자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평판을 남겼다.
무기질의 금속과 전자 부품으로 이뤄져 있으면서도 가장 인간의 정서와 가깝다는 오디오 기기도 결국 이와 다를 바가 없다. 상호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면 제품 자체의 존재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조화가 잘 된다면 싸구려 고물이지만 억대의 소리가 나와 주고, 그 반대라면 쓰레기 같은 소리가 나온다. 그런 매칭 시스템의 차원에서 본다면 지금처럼 단품 위주의 리뷰 같은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셈인데, 모름지기 제작자들은 오디오 시스템의 차원에서 개발 시 어떤 기기를 동원했는지 소스를 좀 개방해 줬으면 싶은데도 그런 제작자는 아직도 거의 없다. 종합 제작사라면 자기네 제품만을 내세울 뿐이다. 그러나 간혹 어떤 앰프를 물려도 제 성능이 나와 주는 스피커가 있고 그런 앰프도 있다. 그런 스피커들은 빈티지 쪽에 많다. 그리고 소출력으로 얼마든지 제 역할을 다하는 그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현대 스피커들도 상당량 남아 있다.
그렇다면 잘 울리면서도 가격도 그다지 높지 않은 스피커, 또 그런 앰프로 구성된 그런 시스템 중에서 우선 내가 사용해 봤고 강력히 추천할 만한 제품은 바로 에포스의 스피커다. 생김새만을 볼 때에는 그다지 좋은 소리를 내줄 것 같지 않지만 에포스의 스피커야말로 스피커의 기본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스피커에 사용된 우퍼와 트위터는 한 때 단품으로도 수입이 되어 국내에서 통을 짜서 유통되기도 했는데, 허술한 모습이지만 그 가격대의 10배가 넘는 제품보다도 더 소리가 좋았다. 오디오계의 공개된 비밀이기도 하다.

지금 에포스는 K 시리즈를 새롭게 내놓으면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K 시리즈 스피커는 우선 전작들보다 디자인이 무척 좋아졌다. 그리고 가히 지혜로운 사람이 선택할 만한 요소들을 담뿍 내포하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자체 제작하는 유닛과 인클로저를 더욱 고성능을 내도록 개발했고, 내부 배선재나 단자 등 여러 부품들의 품질 개선에 힘을 써서 성능도 그때보다 나아졌고, 그리고 원통형의 포트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HVSP(High Velocity Slot Ports)라는 신기술을 적용해 지금은 어떤 제품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큼 멋지게 완성되었다. 또한 에포스 스피커는 심플한 크로스오버를 전통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심플함을 능가하는 복잡함이란 없다. 오죽했으면 지혜로움이란 단순해지는 것이라는 격언도 생기지 않았는가.
2.5cm의 트위터와 15cm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이 작은 K1 스피커는 4Ω에 88dB로 별로 만만한 감도도 아니지만 10W 출력이면 너끈히 울릴 수가 있고 소출력의 3극 진공관 앰프로도 마음 놓고 울릴 수가 있는데, 소형 스피커가 이렇듯 포용도가 넓은 경우는 내가 알기로 거의 없다.
이 스피커와 매칭한 에볼루션 50A 인티앰프, 에볼루션 50CD CD 플레이어는 영국에서 출범한 지 이제 35년이 되어 가는 중견 메이커 크릭의 제품으로, 현재 크릭을 대표하는 제품들이며, 이 기종들은 등장하자마자 오디오 전문지에서 올해의 제품상을 받아 유명세를 탔다.
크릭은 초창기에 별 다른 특색이 없는 섀시로 된 제품으로 기억되는데, 지금은 날렵하고 멋진 외모로도 한 몫을 하고 있는 진일보를 이루었다. 그리고 크릭은 출범 당시부터 부품을 최소로 사용해 신호 경로를 단축해야 한다는 것을 제품 철학으로 내세웠으며, 크릭의 앰프들은 40-50W 정도의 출력을 지녔으면서도 스피커 구동력은 강력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었는데 그 점은 지금도 동일한 것 같다.
이 에볼루션 시리즈는 이전 크릭 제품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슬림한 크기로 되어 있고, 고급스러운 브러시드 마감 처리한 알루미늄 전면 패널을 부착했으며, 중앙에 큼직한 OLED 디스플레이를 부착했고, 부드러운 촉감의 푸시 버튼을 사용하고 있다.
에볼루션 50A 인티앰프 내부에는 새로운 점이 많다. 신 회로를 개발·적용했는데, 산켄 15 Amp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페어로 사용하며 빠른 바이어스 추적 성능을 위해 내장된 열 보상을 더한 새로운 파워단은 매우 높은 오픈-루프 게인과 낮은 왜곡은 물론 낮은 출력 임피던스와 높은 출력 전류를 낼 수 있어 스피커의 스피드와 구동 능력이 이전보다 개선되었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아날로그 프리앰프 회로가 채용되었고, 밸런스·언밸런스 입력이 있으며, 입력 전환에 전자 또는 금 접점 릴레이를 사용해 완벽하게 입력 신호를 전달하고 있다. 전자식 볼륨, 밸런스와 톤 컨트롤을 채용해 디테일한 컨트롤이 가능하도록 했다. 후면에는 모듈 형식으로 삽입 가능한 튜너, 포노, DAC 모듈이 옵션으로 있어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앰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전원부에는 200W 급의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가 채용되어 있는데, 아날로그와 디지털 회로에 각각 최적의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권선을 분리해 놓았다. 그리고 용량이 큰 콘덴서를 쓰지 않고 낮은 임피던스의 콘덴서를 병렬로 사용하고 있는데, 강력하고 정확한 사운드를 내는 핵심이라고 한다.
세트로 출시된 에볼루션 50CD CD 플레이어도 CD 재생 외에도 DAC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개념에 충실한 제품이며, 사용 부품들이 상당한 수준을 가진 신뢰기다. 새로운 CD 트랜스포트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며, 울프슨의 WM8742 24비트/192kHz DAC 2개를 더블 디퍼런셜 구성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원부에는 고용량의 토로이달 트랜스를 사용하는데, 권선을 분리해 아날로그와 디지털 회로에 각각 최적의 전원을 공급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회로의 중요 부분에 오가닉 폴리머 커패시터를 사용하며, 위마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를 출력 필터에 사용한다. 동축과 광 입력으로 24비트/192kHz PCM 신호를 입력 받을 수 있고, USB 입력으로는 24비트/96kHz PCM 신호를 입력 받을 수 있다.

크릭과 에포스는 서로 파트너십을 맺고 있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서로 간의 매칭이 상당히 우수하며, 넘치지 않으나 부족함이 없는 소리를 내준다. 나오는 소리는 가감 없이 정통 중견 기기 수준이며, 스케일이 크고 윤기와 밀도가 충만하다. 매끄럽고 청량한 현 독주의 쾌감도 인상적. 고급스럽기 짝이 없는 소리가 이런 매칭에서 나오다니…. 더욱이 가격대를 알고 나면 탄복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흔쾌히 권고하고 싶은 대표적인 시스템이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8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1Hz-3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파워 핸들링 100W 
크기(WHD) 18.5×29.5×22.6cm   무게 5.5kg

Creek Evolution 50A   가격 145만원  실효 출력 55W(8Ω), 85W(4Ω)  주파수 응답 10Hz-100kHz(±2dB) 
THD 0.005% 이하  S/N비 102dB 이상  게인 33.3dB  입력 감도 410mV  크로스토크 -80dB 
크기(WHD) 43×6×28cm  무게 7.5kg
Creek Evolution 50CD   가격 145만원  DAC 울프슨 WM8742×2, 24비트/192kHz 
디지털 입력 Coaxial×2, Optical×2, USB×1  USB 입력 24비트/96kHz  S/N비 110dB 이상 
출력 임피던스 47Ω  크기(WHD) 43×6×28cm  무게 5.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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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8월호 -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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