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koon Products AMP-5521 M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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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koon Products AMP-5521 Mono
  • 이정재
  • 승인 2015.02.01 00:00
  • 2015년 2월호 (51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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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W의 출력으로 한층 더 구동력을 높이다

아마도 바쿤 앰프의 음질에 대한 논란은 없는 듯하다. 한 앰프가 칭찬일색으로만 가득하기는 힘든데, 참 험난한 대한민국 오디오계에서 마니아들을 형성하며 시간이 갈수록 굳건히 자리를 잡아나가는 메이커가 된 것이다. 어쩌면 초기 수입상이나, 작고하신 디스트리뷰터 니쇼지상 때보다 더욱 진일보하여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바쿤을 바라보게 된다.
이제 바쿤은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더 많은 취급점이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듣고 있다. 이것만해도 오디오 메이커로는 크나큰 성공이라 할 만하다. 최근 바쿤은 더욱 발전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 아키라 나가이상의 기술과 아이디어가 더해져, 신기술을 적용한 신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현재 개발된 최신형 앰프들은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할 정도의 완벽한 만듦새와 음질을 들려주고 있다.
항상 바쿤의 음질이 이야기될 때면 몇 배의 몸값을 지불하는 앰프들과 비교되거나, 극단적으로 아름다운 음질을 선사하는 300B 같은 진공관 제품들이 비교 대상이 되곤 했다. 바쿤이 이런 다양한 소리로 인정받는 것은 결국 그 오감적인 만족을 이끌어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바쿤은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어, 이 사람에게는 이런 소리로, 저 사람에겐 저런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는 것일까?
바쿤의 제작자 아키라 나가이상은 이런 특징을 정밀도와 정확도로 표현한다. 여기에 필자도 극히 공감하는데, 앰프가 정밀할수록 음질은 정확해지며, 레코드에 어떤 형태로 담겨 있든 그 형태 그대로를 훼손시키지 않고 전달해 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앰프가 특정 음악에 특화된 것이 아니라 녹음할 때의 연주자, 가수, 그리고 엔지니어나 기획자들의 의도가 담긴, ‘그대로’를 전해줄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 음반을 들어본 청취자는 그 음반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받게 되고, 각자 주관적으로 바쿤은 이런 음악을 잘 표현해준다, 또는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평해주는 것이다. 사실 이런 성향을 지닌 앰프는 궁극의 앰프라 칭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음악을 걸어도 내가 좋아하는 소리가 나오는 앰프라니, 가히 꿈의 앰프라 할 수 있지 않은가!
이번에 리뷰하는 바쿤의 AMP-5521 모노는 BTL 방식으로 구현된 모노블록 형태의 파워 앰프이다. 2014년에 출시된 바쿤의 신형 앰프인데. 지금까지 위에 서술한 바쿤 앰프들의 특징보다 한술 더 뜬다. 이 앰프를 사자성어로 표현한다면 아주 적당한 말이 있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이란 뜻인데, 재능이 아주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띈다는 비유적 의미를 가지는 사자성어이다. 사실 이 낭중지추라는 사자성어의 유래도 재미있는데, 사기의 평원군전에 이 유래된 이야기가 나온다.
전국시대 말엽, 진나라의 공격을 받은 조나라 혜문왕은 동생이자 재상인 평원군을 초나라에 보내어 구원군을 청하기로 했다. 20명의 수행원이 필요한 평원군은 그의 3000여 식객 중에서 19명은 쉽게 뽑았으나, 나머지 한 명을 뽑지 못한 채 고심했다. 이때에 모수라는 식객이 ‘나리,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하고 나섰다. 평원군은 어이없어 하며 ‘그대는 내 집에 온 지 얼마나 되었소?’하고 물었다. 그가 ‘이제 3년이 됩니다’하고 대답하자,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마치 주머니 속의 송곳 끝이 밖으로 나오듯이 남의 눈에 드러나는 법이오. 그런데 내 집에 온 지 3년이나 되었다는 그대는 단 한 번도 이름이 드러난 일이 없지 않소?’하고 반문했다. 모수는 ‘나리께서 이제까지 저를 단 한 번도 주머니 속에 넣어 주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주머니 속에 넣어 주신다면 끝뿐이 아니라 자루까지 드러내 보이겠습니다.’하고 재치 있는 답변을 했다. 만족한 평원군은 모수를 수행원으로 뽑았고, 초나라에 도착한 평원군은 모수가 활약한 덕분에 국빈으로 환대받고, 구원군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AMP-5521 모노는 마치 모수라는 인물처럼 어느 시스템 속에 들어가도 빛을 발하며, 시스템의 차원을 국빈급으로 올려줄 수 있는 앰프가 될 것이라 필자는 확신한다. 이제 이 제품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첫째로 해상력. 기존의 네거티브 피드백 방식의 앰프가 얼마나 많은 신호 손실을 가져오는지, 또 어떤 신호에 대응하여 얼마나 큰 왜곡을 가져오는지 엔지니어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전통적인 이 증폭 방식에서 최대한의 음질을 끌어내기 위해 수많은 회로들이 첨가되고, 신호를 보정하는 경로가 투입되곤 한다. 그러나 바쿤은 신호를 정위상과 역위상으로 계속 돌려서 증폭하는 방식이 얼마나 큰 신호의 왜곡과 순도의 차이가 나는지를 알고, 피드백을 전혀 걸지 않는 앰프로 만든 것이다. 덕분에 원 소스기기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는 전혀 가감 없이 스피커로 전해진다. 즉, 스피커의 드라이버와 네트워크에서의 신호 손실만이 실질적인 신호의 손실분이라 말할 수 있다.
둘째로 구동력. 근래의 바쿤을 접한 마니아층이라면 특별히 고민이 없겠지만, 오래전 바쿤을 만난 분들은 ‘다 좋은데 구동력이…’라며 말을 흐릴 때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좌·우 10W부터 시작하던 바쿤 콤팩트 앰프가 주류를 이루던 시절이 길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에도 웬만한 북셀프나 톨보이는 거뜬히 울려주는 구동력 때문에 다들 놀라기는 했다. 그러나 지금의 바쿤은 SCA-7511 MK3 모노만해도 21W 출력이며, PRE-7610 MK3 프리와 더불어 이글스톤웍스의 안드라를 울려주는 기이한 일들을 벌이기도 했다. 물론 21W의 출력은 1000W 단위의 하이엔드 앰프들이 존재하는 하이파이 시장에서 숫자만으로 외면할지도 모르는 스펙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바쿤의 스피커 구동력은 일반 앰프 구동력의 수치로 따진다면 최소 7배 이상 구동력을 지닌다. 따라서 일반 앰프 140W급 이상의 구동력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더해 AMP-5521 모노는 무려 97W. 이 정도면 시쳇말로 싸가지 없는 스피커도 조용히 잠재워주는 수치라 할 만하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설명하면, 일반 앰프 600-700W급의 구동력을 가졌다고 이해하면 된다. 앰프의 구동력이 좋으면 스피커 드라이버를 정말 정확하게 제어하므로, 미세한 홀톤이나 배음까지 완벽하게 재현하여 더욱 사실감 있는 소리로 만들어줄 수 있다. 특히 네거티브 피드백 회로의 앰프가 저런 구동력을 만들면, 빡빡하고, 무식하고, 멍청한 소리를 낼 수도 있는데, 바쿤의 방식이라면 빠르고, 예리하고, 정확하고, 야들야들한 소리를 내준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닌가.
셋째로 정확도와 스피드. 바쿤 앰프의 응답 지연 시간은 수치상으로 69.2ns. 이걸 빛의 속도(300,000km/sec)로 환산하면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을 도는 속도인데, 69.2ns의 속도는 빛이 200m 이동에 걸리는 시간이다. 다시 말하면 ‘응답 지연이란 없다!’고 해도 된다는 이야기. 왜냐하면 아날로그 파형으로 전달되는 그 어떤 물리적인 음의 신호도 빛의 속도로 반응하는 앰프를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왜율 또한 어마어마한 수치를 가지고 있는데, 8Ω에 0.047%이다. 이 정도 스펙은 하이엔드 소스기기의 왜율과 흡사한 것인데, 증폭 기기가 가질 만한 왜율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을 알기 쉬운 말로 변형한다면, 신호 손실이나 지연 없이 연주자가 내는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말이 된다.

바쿤 AMP-5521 모노의 소리는 들어보지 않고는 상상할 수 없다. 지금까지 들었던 어떤 음원들도 ‘이 앨범이 내가 듣던 그 앨범이 맞나’ 하는 마법과 같은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기타의 탄현과 동시에 은빛 가루처럼 공기 중에 흩어지는 소리 입자, 니코틴 냄새가 배어나올 것 같은 재즈 클럽의 공기감, 그 안에 짙게 흘러나오는 색소폰의 질감, 그야말로 송진가루 날리는 현악기의 보잉…. 이토록 정교하고 정확하게 구현하여 결국엔 음악만 남기는 앰프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감사하다는 말로 제작자에게 경의를 표해야 할 것이다.
바쿤 세트를 장만한 안나푸르나 출판사(대중가요 LP가이드북) 대표가 바쿤 앰프에 대한 소견으로 언급한 글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공감되어 그의 글을 옮기며 리뷰를 마친다.
“바쿤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앰프군요. 음악을 듣고, 글을 쓰고, 오디오 책을 만들며 몇몇 앰프를 거쳐 왔지만 음악과 소리의 기본을 다시 생각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바쿤의 소리는 과거의 기억과 현대의 소스를 일치시키네요. 좀 어려운 말이지만 톰 웨이츠나 카잘스의 음반을 들으면 내 머릿속에서 흘러나오는 기억과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소리가 정확히 일치되는 기묘한 경험을 했습니다. 좋아하는 옛날 음반을 들어 보면 확실히 바쿤은 기본으로 돌아간 건실한 기기입니다. 이런 호강을 경험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입원 바쿤매니아
가격 1,198만원
실효 출력 97W(8Ω)

511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2월호 - 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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