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름만 들어도, 고가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업체가 몇몇 있다. 역시 명품 및 하이엔드라는 이미지가 강조되며, 일찌감치 플래그십 제품들을 선보이며 사운드와 디자인, 그리고 성능 모든 면에서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브랜드 역시 단연 고가의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으며, 브랜드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곳 중 하나이다. 바로 일본의 파이널 오디오 디자인인데, 그들의 가격표와 사운드를 한 번이라도 경험해보았다면, 단연 이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에서 이미 수차례 만점 평가를 받으며, 성능적으로도 인정받은 바 있는데, 국내에서도 이들의 평가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워낙 고가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브랜드이기에, 저가의 제품들이 비교적 소개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그들의 엔트리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헤븐 2를 소개한다.
제품을 처음 받자마자, 이전에 받았던 헤븐 6가 다시 왔나, 잠시 착각했다. 그만큼 상위 모델과 완벽히 디자인을 공유하는 나름의 파격을 제시한다. 사실 이것은 헤븐 시리즈 전 제품들이 동일한 콘셉트로, 디자인과 유닛은 공유하고, 하우징 소재와 튜닝에서 차이를 둔다는 원리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라인업의 사운드까지 완벽히 함께하는 것은 아니고, 그레이드 순으로 제법 차이는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역시 BA 유닛을 주축으로 한 특유의 길쭉한 하우징을 특징으로 한다. 하우징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법 탄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 특유의 플랫 케이블과 결합되어, 파이널 오디오 디자인만의 매력적인 요소를 잘 보여준다는 인상이다. 더구나 10만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출시되어, 이제는 ‘가격대 성능비’로 어필할 수 있는 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상위 모델과 같은 디자인이기에, 디자인적으로 갑절은 비싸 보이는 이미지를 그려내는 것은 꽤 흥미롭다.
파이널 사운드 디자인의 제품들을 여러 번 들어보고 느낀 것이지만, 싱글 BA 유닛을 정말 잘 요리할 줄 아는 업체라는 것이다. 많은 제조사들이 다수의 BA 유닛을 투입하면서, 스펙상에서 우위를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지만, 최종적인 결과물을 놓고 보았을 때는 그들과 크나큰 격차를 보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파이널 사운드 디자인만의 개성과 매력까지 품어내는 여유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결과들이야말로 이들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싱글 BA 유닛을 왜 그렇게 채용하는가’, 이들에게 묻는다면, 이들은 당연히 ‘자신들이 원하는 사운드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것이 분명하다.
음압 레벨은 112dB이고, 임피던스는 16Ω 사양. 역시 스마트폰이나 포터블 플레이어에 최적으로 매칭될 수 있는 능률이며, 탁월한 착용감과 차음성은 그야말로 아웃도어에 최적이라 할 만하다. 실제 밖에서 오고가며, 한참을 시청했는데, 꽤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밸런스가 깨지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기존 헤븐 시리즈의 제품들을 떠올리며, 본격적으로 소리를 들어본다. 처음 듣자마자 상당히 놀라운 결과가 펼쳐진다. 이 제품을 두고 ‘가격대 성능비’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만큼, 상위 타 브랜드 제품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사운드를 선사한 것이다. 처음 가격을 몰랐을 때, 당연히 20만원 가까이의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그동안 생각했던 파이널 오디오 디자인의 장점을 그대로 담아놓으면서도, 고급기의 품격까지 들려주는 것은 이 제품의 특장점이라 할 만하다. 기존 헤븐 시리즈처럼, 상당히 밝은 느낌의 사운드가 펼쳐지고, 음악 듣는 맛을 한껏 살리는 기기적 재미까지 보여준다. 조금은 심심하게 들렸던 모든 음악들이, 이 제품과 만나면 자신의 색깔로 그럴듯하게 요리해낸다. 간혹 이렇게 색깔이 강한 제품들이, 자연스러움과 완전히 거리가 먼 사운드를 들려줄 때가 있는데, 그런 나쁜 점들이 부각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선에서 정도를 지키며, 자신만의 매력을 만들어내는 묘미들이 숨어 있다. 이런 점들은 전 제품들이 비슷한 경향인데, 상위 제품들로 갈수록 자연스러움은 배가되고, 해상력 및 다이내믹이 증가한다. 기존 상위 모델들이 가격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제품은 최소한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최고의 가격대 성능비를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한마디로 가격 부담은 줄이고, 파이널 오디오 디자인만의 색깔은 그대로 살린 진정한 엔트리 제품이다.
수입원 소리샵 (02)3272-8791
가격 9만8천원 유닛 타입 BA 임피던스 16Ω 음압 112dB 무게 16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