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ac FS247.2 Cayin A-55TP·CDT-15A Amper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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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c FS247.2 Cayin A-55TP·CDT-15A Amperex
  • 김남
  • 승인 2014.08.01 00:00
  • 2014년 8월호 (50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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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칭의 절묘함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조합

<이 한 장의 명반>으로 잘 알려진 안동림 선생이 타계하셨다. 그 책은 클래식 음악 팬이라면 필수 소장본이라고 할 만큼 널리 알려졌다. 나는 1980년대의 초판본을 구입해 지금은 색깔이 바래 있을 정도인데도 여전히 뒤적이기를 잘 한다. 그는 음악뿐 아니라 중국 고전에도 깊은 애정이 있어서 <장자>를 국내 최초로 전편 역주했는데, 이 역시 최고의 번역본으로 손꼽힌다. 또 선생은 ‘인생은 별거 없어’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그 말이 ‘오디오는 별거 없어’라고도 들린다. 그렇게 음악을 사랑하면서 음악보다도 오디오에만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도 항상 일침을 놨다. 그런 해박한 음악 평론가의 타계가 진심으로 애석하다.
음악에는 그토록 애정이 깊었지만 오디오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어서 쿼드 정도의 기기를 즐겨 추천해 주었던 선생이 본 시청 시스템을 들었더라면 아마 틀림없이 무릎을 쳤을 것이다. ‘그래, 바로 이것이 오디오야’하지 않았을까. 오디오 평론가 한 분은 필자에게 저렴한 기기를 너무 칭찬한다고 비판한 적도 있는데, 아마 내 무의식의 세계 속에 안동림 선생이 항상 열등의식처럼 자리 잡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본 시스템의 핵심은 케인 인티앰프이다. 100만원대의 제품으로 흔한 5극관인 KT88 4개를 사용한 푸시풀 스테레오 인티앰프인데, 특이한 설계는 UL 연결과 3극 연결을 리모컨으로 자유롭게 변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런 저렴한 모델에는 아마 세계적으로 첫 시도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CD 플레이어 역시 대중적인 제품인데, 본지의 시청실에서 이미 레퍼런스 제품처럼 듣고 또 들었다. 그러나 엘락의 스피커를 매칭해서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약간이나마 엘락의 스피커는 나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던 것이 이 한 번의 시청으로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일순에 날려 버린 것이다.
이 케인이라는 메이커는 저렴한 가격대로 유명한데, 어지간한 자작파도 이 가격대로는 제품을 만들 수가 없는 수준이다. 동일한 설계와 부품 제조, 대량 생산 등이 그 기본이겠지만, 대량 생산의 염가판은 엉성하다는 기존의 인식마저 완전히 날려 버린 곳이 이곳이기도 한 것이다.

이 인티앰프와 CD 플레이어는 모두 기존의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신 버전인데, 번호는 같을지언정 내용은 완전히 신제품이나 다름없다. 독일의 전문지에서 별 다섯 개의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그 이유를 충분히 알고도 남음이 있다.
어지간한 고급 앰프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 내열 실리콘 댐퍼링이 기본 장착되어 있는 것에 놀랐고, 특주 트랜스포머, 대용량 니츠콘 평활 콘덴서, 리얼캡 커플링 콘덴서, 외부 바이어스 조정 장치, 하드 와이어링 배선, 알프스의 전동 볼륨, 포노 앰프(MM) 등도 포함되어 그 놀람에 일조를 더한다. 그리고 볼륨, 실렉터 조정은 물론 3극과 울트라 리니어 변환 기능이 리모컨에 포함되어 있어 곡에 따라 손끝으로 가볍게 소리의 변화를 맛볼 수 있게 해 놓은 것은 호사의 극치일 것이다. 대부분의 진공관 앰프의 경우 볼륨 정도만을 리모컨으로 조정하게 되어 있고, 부정적인 영향이 많아서 리모컨을 쓰지 않는다는 고급품도 많이 있지만, 사실 소리를 엄청 확대해서 측정기로 들었을 때의 경우로 신경과민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CD 플레이어의 우수성도 괄목할 만하다. 2개 장착되어 있는 6922 진공관을 암페렉스 각인이 되어 있는 구관으로 교체했는데, 그 영향이 보통이 아니다. 해상력은 물론이고 악기 표현력과 따스한 질감이 월등하게 변했다. 아쉬운 것은 진공관 수급 문제로 한정 판매한다는 점인데,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CDT-15A 암페렉스 모델이 언제 동이 날지는 알 수 없다.

왜 이 시스템을 엘락 스피커와 매칭했는지 물었다. 수입상이 모두 다른 터인데 말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숍에서 우연히 매칭을 해 본 결과 발견해 냈다는 것이다. 아마 그렇지 않았더라면 좀더 값이 싼 스피커와 묶여졌을 것이다. 물론 엘락의 이 스피커는 톨보이형으로 다소 비싸다. 그래서 시청기로 들어 와 있는 소형의 엘락 BS243.2로도 연결해 봤다. 소리가 더 싱싱해진다. 상쾌한 가을 아침의 소리인 것이다.
제품을 단품으로 시청하고 소견을 쓰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뛰어난 매칭은 다시 별도로 연말에 추천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디오 시청은 단품 위주로 되어 있어서 사실 사용자에게는 별로 득이 없고,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원망을 듣는 일이 발생하게도 되는데, 오디오는 본질적으로 매칭의 세계라는 인식이 좀더 널리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바보 온달을 고구려의 대장군으로 만든 것도 평강 공주와의 매칭 때문 아니겠는가.
파워감은 물론이고, 해상력, 투명도, 밀도, 윤기 등 전 부문에서 이 시스템은 단연코 A급이다. 매칭의 극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런 매칭, 진실로 반갑고 반갑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300만원  구성 2.5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5cm AS-XR 콘, 트위터 JET5  재생주파수대역 30Hz-5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500Hz, 25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권장 앰프 출력 30-250W  크기(WHD) 22×102.1×32cm  무게 17.8kg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165만원  사용 진공관 KT88×4, 12AX7×2, 12AU7×2 
실효 출력 20W(8Ω, 트라이오드), 40W(8Ω, 울트라리니어)  주파수 응답 8Hz-50kHz(-1.5dB) 
THD 1%(1kHz)  S/N비 90dB  입력 감도 300mV  입력 임피던스 100KΩ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35×18.5×30cm  무게 13kg

가격 145만원  사용 진공관 암페렉스 6922×2  출력 레벨 2V(±3dB)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디스토션 & 노이즈 -70dB 이하  다이내믹 레인지 120dB 
채널 분리도 100dB(1k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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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8월호 - 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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