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ga Premium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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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ga Premium 5.2
  • 김남
  • 승인 2014.03.01 00:00
  • 2014년 3월호 (50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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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향기의 자취까지 느껴지는 아름다운 음
스위스의 알루미늄 스피커 제작사 피에가는 이제 출범 30년이 다 되어간다. 취리히 호반의 작은 도시에서 장인의 손에 의해 한 땀 한 땀 만들어지는 독특한 리본 트위터를 모르는 오디오파일은 없을 것이다. 이 리본 트위터는 전문가가 달라붙어 1개를 만드는데 7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적어도 50년은 트러블이 없게끔 제작자의 책임 사인이 들어가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알루미늄을 가공해서 만든 인클로저도 그 독특한 모습과 아름다운 외형은 사진으로 보면 잘 모른다. 그러나 실물을 보면 염치없게도 자꾸만 만져 보고 싶고, 쓰다듬으며 껴안아 보고 싶어진다. 사진상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감흥을 주는 스피커인 것이다. 냉랭하고 정감이 부족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막상 소리를 들어 보면 감탄으로 바뀐다. 이 차가운 금속체에서 이렇게 아름답고 고결한 소리가 나올 수 있단 말인가.
이 스피커의 최대 장점은 리본 트위터에 있다. 유럽에는 이미 리본 트위터를 제작하는 곳이 여러 군데가 되지만, 피에가의 리본 트위터는 그들보다 한발 앞서서 개발되었다. 리본 트위터를 먼저 개발해 놓고도 알루미늄과의 매칭이 더디어 본격 리본 트위터 탑재 알루미늄 스피커는 10년쯤 지나서야 선을 보였다.



강인한 금속재의 인클로저를 사용하고 있으니 당연히 몸체는 작다. 그 때문에 외형이 커야 먹히는 동양 시장에서는 선호도가 좀 늦게 트였지만, 유럽에서는 절대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국민의 절대 다수가 소형차를 애호하는 유럽과 그 반대인 우리나라의 심리적 차이와도 동등할 것이다.
본 프리미엄 시리즈 상위에는 코액스 시리즈가 있다. 프리미엄 시리즈 아래쪽으로 보급기인 홈시어터용으로 보이는 T마이크로 시리즈가 따로 있다. 다소 시리즈의 차이가 복잡했던 피에가는 2년 전부터 구별을 간소화해 정통 홈 스피커 라인은 코액스와 프리미엄 시리즈로 압축시켰는데, 본 시리즈와 상위 시리즈는 외견으로는 동일하다. 순 알루미늄 소재의 인클로저, 인클로저의 류트형 디자인, 리본 트위터 채용 등은 모두 동일한데, 다른 점은 트위터에 있다. 즉, 트위터의 크기에서 오는 차이점인 것이다. 상위 라인인 코액스 시리즈의 트위터는 가로·세로로 폭이 넓은데, 고역뿐 아니라 중역대까지도 이 리본 트위터가 마치 동축 스피커처럼 소리를 낸다. 따라서 우퍼는 그 아래 주파수 대역만을 커버하게 된다. 150Hz 언저리다. 그러나 본 시청기에 사용된 트위터는 말 그대로 일반적인 고역만을 담당하는 트위터이다. 그래서 13cm 구경의 유닛 2개가 미드와 베이스를 담당한다. 이런 식이라면 대부분의 소리는 13cm 미드·베이스에서 나올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다. 대부분 소리의 성향은 리본 트위터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피커에서 트위터의 능력이라는 것을 모범적으로 보여 주는 제품이기도 한 것이다.
현재 리본 트위터 3총사라고 하면 피에가 이외에도 덴마크의 달리, 독일의 엘락이 있다. 이들은 미묘하게 소릿결이 다르다. 엘락이 가장 중립적이라고 한다면, 달리는 다소 와인 향과 같은 미음이 있다. 피에가의 소리는 이전 시리즈에서는 상당한 미음이었지만 근자에 바뀐 새 시리즈에서는 미음이 다소 줄고 밀도와 선명도가 강조되었다. 미음을 컬러링이라고 매도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미음이 좋다. 하루 종일 음악을 듣는 경우란 없기 때문에 두세 시간 듣기로는 미음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취향의 차이일 것이다. 본 시청기는 그것이 좋다. 상냥하며 생기가 있으면서도 끈기와 해상도가 좋다. 음장감도 만만찮다. 톨보이 시스템이지만 대형기 못지않다.



사용된 트위터 LDR 2642 MKⅡ는 MKⅡ라는 번호가 말해주듯 새롭게 디자인된 것이다. 20년 이상 된 트위터에 강력한 네오디뮴 자석을 투입한 새로운 자기 회로를 더해 재탄생시켰다. 이것은 아주 얇은 막의 표면에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하는 자기 렌즈를 가진 자기 회로로 구성된 것이다. 그 효과는 댐핑 능력의 향상, 더 광범위해진 주파수 대역과 왜곡의 감소, 해상도 증가, 구동력의 증가, 자연스러움과 함께 폭발적인 다이내믹의 증가, 소리가 크거나 작거나 균일한 퀄러티 등으로 요약이 된다. 그 때문인지 그전 모델과 비교해 봤을 때 확실히 감미로움은 줄어들었다. 그래도 그 향취는 역력하다. 향수를 막 뿌렸을 때가 아니라 몇 시간이 지난 뒤에 사라져 가는 향기의 자취인 셈이다.
뮤지컬 피델리티의 인티앰프 M6 500i와 TDL 어쿠스틱스의 TDL-18CD CD 플레이어로 매칭을 했는데, 달콤하면서도 깨끗해 마치 마력이 걸려 있는 듯한 피아노음을 필두로, 진득하며 침투력이 뛰어나면서도 깨끗하기 짝이 없는 현 독주, 금관 밴드의 흥취감과 청결함,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여유롭게 노래하는 보컬이 너무도 마음에 든다. 실속파라면 리본 트위터의 면적이 큰 상위 기종보다도 오히려 본 시청기를 선택하겠다. 크림과 설탕이 든 커피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말이다.



수입원
샘에너지 (02)3271-7502
가격 540만원  구성 2.5웨이  사용 유닛 우퍼 13cm MDS, 트위터 LDR 2642 MK2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34Hz-5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1dB/W/m  권장 앰프 출력 20-200W 
크기(WHD) 19×102×22cm  무게 21.5kg
 

50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3월호 - 5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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