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man L-590AX
상태바
Luxman L-590AX
  • 정우광
  • 승인 2013.04.01 00:00
  • 2013년 4월호 (489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 A급 증폭의 놀라운 음악성
 음의 농밀함이 섬세한 가닥추림에 더해져서 전체 재생음의 규모를 한 차원 더 크고 깊은 공간으로 유도하는 느낌이었다. 이러한 기분 좋은 울림은 뒤이은 곡들의 재생에도 이어졌고, 스피커 시스템을 바꾸어 높은 능률의 스피커 시스템을 매칭하더라도 음의 전개는 매우 섬세하고 절제됨을 보여주고 있었다. _글 정우광 오디오의 역사와 회사의 역사가 같이하는 회사는 이제 지구상에서 럭스만 정도만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설립된 해가 1925년이니까 올해로 88년이 되는 셈이다. 당시만 해도 소리를 전기적으로 증폭하는 기술은 신기술에 속하는 영역이었기 때문에 이들은 무척이나 높은 기술 수준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들이 자신의 제품에 가지고 있는 자부심은 무척이나 높다. 오랜 세월동안 오디오 산업의 주축으로 성장을 해왔지만 이들의 회사도 여러 차례 위기를 겪게 된다. 하지만 럭스만이라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역사성과 상징성 때문에, 위기를 겪을 때마다 구원군을 맞게 되고 회사는 새롭게 개발한 제품을 가지고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나고는 했던 것이다. 이번의 제품도 새롭게 개발된 제품 계열로 세계의 하이엔드 오디오파일들을 겨냥하여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의 시청 제품 중 유일하게 솔리드 스테이트형 앰프인 럭스만의 L-590AX는 금년에 새로 수입되기 시작한 신제품이라는데, 얼핏 본 외관은 마치 70년대 솔리드 스테이트형 앰프의 전성기 시절의 제품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전면에 큼지막한 출력 표시창이 위치하고 있고, 양쪽으로 큼지막한 조절 손잡이가 위치하고 있는, 아주 고전적인 모습이다. 게다가 전면 하단에는 저음·중음·고음역의 레벨을 조절하는 다이얼이 위치하고 있고, 두 조의 스피커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는 스위치와 포노 입력 시 카트리지의 선택을 위한 스위치도 있다. 우측 하단에는 모니터를 위한 헤드폰 단자까지 구비하고 있어 최근의 하이엔드 앰프의 경향과는 동떨어져도 한참을 떨어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앰프의 스펙을 보면 상당한 몸집임에도 불구하고 출력은 채널당 30W밖에는 안 된다. 이는 순 A급 증폭을 하면서 스피커로 충분한 크기의 음성 전류를 흘려 내보낼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앰프의 전면에 자리 잡고 있는 모든 스위치들은 소비자들을 현혹하려 하는 기능의 단순한 추가 구성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스위치가 최고의 음질을 보유하면서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제품의 가격은 과거에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보급기의 가격과 비교한다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은 가격표를 붙이고 있어, 과연 이러한 가격을 붙이고서 경쟁력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 정도였다. 앰프의 출력은 앞서 말한 대로 채널당 30W밖에는 안 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매우 고전적인 모습이지만 만들어진 솜씨는 현대의 하이엔드 기기들이 추구하고 있는 기본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넘쳐나는 용량의 전원부와 완벽한 정전압 회로, 그리고 동사가 자랑하는 무접점 볼륨 회로의 탑재, 그리고 출력에서 디스토션이 감지되었을 경우에만 피드백을 거는 회로 등은 웬만한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서는 따라가기 힘든 기술이다.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의 기능도 완벽하여 뮤직 스테이션으로의 사용이 용이하도록 하고 있다. 요즈음의 제품 경향인 디지털 입력에 대응하는 부분은 철저하게 도외시되고 있고, 오히려 세월을 거스르는 듯이 포노 입력단을 MC단까지 구비하고 있다. 앰프의 출력은 3조의 바이폴라 다이오드를 이용하여 만들어내고 있다. 순 A급 증폭을 하도록 구성된 출력단은 8Ω에 30W, 4Ω에 60W가 나오는 높은 댐핑 능력을 보유한다. 


 시청은 B&W의 802 다이아몬드와 복스액티브의 암페지오 외에 웨스턴 일렉트릭의 757A 모니터를 이용했고, 입력 장치에는 dCS의 스카를라티 시스템이 이용되었다. 출력이 30W밖에 되지 않는다는 설명서에 따라 B&W의 모니터에서는 그 소리의 진가가 다 발휘되지 못하리라는 우려를 안고 우선 바흐의 칸타타 4번을 연주해 본다. 신포니아의 현악기의 합주가 울려 나오는 곡의 첫 부분은 오디오 시스템의 가닥추림을 단번에 구별할 수 있는 복잡함을 가지고 있는 곡이다. 802 다이아몬드 시스템을 울려주는 럭스만의 소리는 과거에 경험했던 일본제 앰프의 소리와는 확실하게 다른 축으로 변화해 있음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악기의 가닥추림이 섬세한 것은 옛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지만, 현악기의 현의 울림에 더해진 울림통의 풍성한 울림은 이전의 시스템에서는 얻기 힘든 음악적인 감성이었다. 비교적 울리기가 까다로운 802 다이아몬드 시스템에서 이처럼 온기 있고 풍성한 사운드를 맛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음의 농밀함이 섬세한 가닥추림에 더해져서 전체 재생음의 규모를 한 차원 더 크고 깊은 공간으로 유도하는 느낌이었다. 이러한 기분 좋은 울림은 뒤이은 곡들의 재생에도 이어졌고, 스피커 시스템을 바꾸어 높은 능률의 스피커 시스템을 매칭하더라도 음의 전개는 매우 섬세하고 절제됨을 보여주고 있었다. 


 복스액티브의 암페지오의 경우에는 현대적인 고능률 스피커 시스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매우 정확하면서도 풍성한 사운드가 재생되었다. 전설의 모니터인 웨스턴의 757A와의 매칭에서는 스피커가 만들어진 오랜 세월의 격차를 조금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절제되고 균형 잡힌 소리를 만들어 주었다. 스피커의 대응 범위가 매우 넓은 제품임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겉모습으로만 판단했다가는 이 제품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매력을 즐길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한동안 시청한 후에야 비로소 이 제품이 붙이고 나온 가격이 조금도 높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대단히 매력적인 제품이 새롭게 등장했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가격 950만원  실효 출력 30W(8Ω), 60W(4Ω)  주파수 응답 20Hz-100kHz(-3dB)  
입력 임피던스 42㏀, 47㏀(MM), 100Ω(MC) 입력 감도 180mV, 2.5mV(MM), 0.3mV(MC)  
S/N비 107dB 이상  THD 0.005% 이하  크기(WHD) 44×19.3×46.3cm  무게 28.2kg 
48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3년 4월호 - 489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