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li Epicon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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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i Epicon 6
  • 김남
  • 승인 2012.12.01 00:00
  • 2012년 12월호 (48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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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미술품이 들려주는 음악의 극치
 G현의 밀도와 그 펼침을 들을 때 귀나 머리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가슴을 후비는 듯한 감동이 스민다. 그러면서도 앰프의 영향이겠지만 선열하고 섬세, 정밀하기 짝이 없다. 조지 윈스턴의 'September'에서도 장쾌한 피아노의 저역이 사라져 가면서 들려주는 다소 흐릿한 공진을 전혀 들을 수가 없다. 다른 기기에서 들려주던 그런 공진은 이 스피커에서는 오히려 음악처럼 아름답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보컬의 미려함도 극치를 이룬다. 나는 달리 스피커의 예찬자이다. 기왕에 다른 제품을 쓰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스피커를 바꿀 형편은 되지 못하지만, 들을수록 볼수록 달리 스피커들은 참 마음에 든다. 아름다운 그 자태하며 자태 못지않게 가슴을 편안하게 해 주는 아름다운 소리, 거기에 가격도 터무니없이 비싸지는 않기 때문이다.달리의 고향은 북구의 덴마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오디오 제품들을 만들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지금 덴마크에는 200여 개의 전자 기기 연구 학교가 포진해 있으며, 이곳에서 매년 수많은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다. 덴마크는 최고의 유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으면서도 최고의 의학 기기까지 만들어 내는 양면성의 국가이기도 한 것이며, 그런 국가적인 분위기에서 이런 명 제품들도 태동하는 것 같다.달리의 스피커들은 엔지니어의 서명이 들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혼자거나 아니면 둘의 종합 사인이 매겨져 있어서 불량이 날 경우 즉시 항의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런 항의는 전혀 없다고 전해진다. 한 두 기종도 아니고 헬리콘과 같은 고급 라인의 수많은 제품에서 그렇게 꼼꼼히 제작자를 밝힌다는 것의 무서움을 달리에서 발견한다. 이런 신뢰의 메이커인데 제품을 잘못 만들 리도 없다.


 본 시청기는 달리가 선보이는 새로운 고급 시리즈인데, 이 시리즈에는 모두 단계별로 2·6·8이 있다. 2는 2웨이의 소형기이며, 6과 8은 유닛의 차이만 조금 있을 뿐 대동소이한 플로어 스탠딩 타입이다. 6과 8은 높이가 20cm 정도의 차이가 있고, 가로 사이즈와 깊이도 조금 더한 수준이며, 우퍼가 6.5인치와 8인치의 차이이다.무엇보다도 달리의 특징은 리본 트위터에 돔 트위터를 더한 하이브리드 트위터다. 이 하이브리드 트위터는 리본 트위터(10×55mm)와 함께 종래 방식의 섬유제 돔 트위터(29mm)를 하이브리드로 연결해 놨는데, 리본 트위터는 15kHz부터 30kHz까지 커버한다. 돔 트위터는 2.55kHz부터 작동하며, 그 이하를 우퍼가 담당한다. 이런 구조는 측면 방향으로 확산이 뛰어난 것으로 실험 결과가 나와 있다. 일찍부터 하이브리드 트위터를 개발해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타 메이커처럼 고가에 팔지 않고 중간 가격대를 쭉 유지해 왔다.달리의 또 하나 자랑은 특이한 드라이버의 모양새다. 적갈색이 섞인 목질 섬유와 제지용 펄프로 만든 접시 모양의 다이어프램(진동판)은 스피커 그릴을 부착하기 싫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단순히 펄프로 만든 것보다 더 우아해 보이고 미려한데다가 색상이 마치 익어가는 와인의 향취마저 풍기는 것이다. 이러한 심미감도 고려하고 있는 달리의 제작진이 새삼 감탄스럽다. 인클로저의 전체적인 컬러 역시 레드 컬러인데, 우퍼의 색상까지 미묘한 배합이 되어 있어서 우리네 아파트에 거치할 경우 가족들에게는 하나의 미술품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을 터. 이렇게 완만한 물방울 스타일의 인클로저는 여러 겹의 MDF를 감쇄 특성이 있는 접착제로 특수 압력을 가한 것이다. 덕트는 후면 중앙에 2개가 뚫려 있고, 단자는 바이와이어링 대응. 이 아름다운 스피커를 이번 호 시청기인 아방가르드의 고가 프리와 파워 앰프, 그리고 신 수입품으로 역시 덴마크제인 가토 오디오의 CD 플레이어로 연결했다. 감도가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지만(88dB) 구태여 이런 고가의 대출력 앰프가 아니고 보통 가격대의 인티앰프로도 좋은 소리가 나와 주는 것을 이미 확인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그 품질을 한 차원 높여 본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스피커는 30-40W 급의 진공관, 혹은 더 출력이 낮은 3극관으로도 소리가 잘 나와 준다. 달리의 제품들은 기왕에 많이 들어 봤지만 특이성이 없고 어떤 앰프에도 까탈을 부린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의 바르고 다정다감하며 상냥한 아가씨처럼 말이다.


 이 제품의 시청 소감은 아방가르드 파워 앰프의 시청기에도 실려져 있기 때문에 참조하시기 바란다. 그곳에서도 포함되어 있지만 굉장한 음장감, 정밀한 해상력, 그리고 이 스피커의 주특기이기도 한 화사함이 중점적으로 들려온다. 스피커는 앰프의 역량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지만 앰프보다도 더 음악성을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된다.이 시스템으로 들으면서 가장 감탄한 것은 안네 소피 무터의 연주인 타이스의 명상이다. G현의 밀도와 그 펼침을 들을 때 귀나 머리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가슴을 후비는 듯한 감동이 스민다. 그러면서도 앰프의 영향이겠지만 선열하고 섬세, 정밀하기 짝이 없다. 조지 윈스턴의 'September'에서도 장쾌한 피아노의 저역이 사라져 가면서 들려주는 다소 흐릿한 공진을 전혀 들을 수가 없다. 다른 기기에서 들려주던 그런 공진은 이 스피커에서는 오히려 음악처럼 아름답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보컬의 미려함도 극치를 이룬다. 리본 트위터의 본질적인 장점이 유감없이 표현되고 있으며, 전 장르에 걸쳐 이 스피커는 A+를 매겨도 전혀 아쉽지가 않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가격 1,60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 유닛 우퍼(2) 16.5cm, 트위터 2.9cm 소프트 돔·10×55mm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35Hz-3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700Hz, 2550Hz, 15kHz  임피던스 5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권장 앰프 출력 50-300W  크기(WHD) 23.2×102.5×44.1cm  무게 29.8kg 
48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2년 12월호 - 4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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