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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레코드
김원식 사장
이 시대의 진정한 LP 장인을 만나다
글 이승재 기자 2012-08-01 |   지면 발행 ( 2012년 8월호 - 전체 보기 )

 이번 호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인물은,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가 태어나기 전부터 LP 음반과 인생을 함께하고 있는 LP계의 명인이다. 현재 용산 전자랜드 2층에 위치한 필레코드를 운영하고 있는 김원식 사장(사진)이 바로 그 인물인데, 중고 LP 하면 그를 빼놓을 수 없고 LP에 관심 있는 사람치고 모르는 이가 없다고 하는 쿨한 노신사다. 34년 동안 LP와 함께한 발자취를 따라 그에 대해 알아보자. 그의 고향은 부산으로, 1970년대에 서울로 올라왔다. 당시 단성사와 피카디리가 있던 종로3가 골목에는 로망다방, 청년다방, 신다방 등과 같은 음악다방이 꽤 있었는데, 그곳에서 음악다방 DJ를 했다. 그 일이 인연이 되어서 레코드 회사인 성음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 후에는 부산으로 내려가 새 음반을 파는 레코드 숍을 7년간 했다. 또 영업 사원 모집해서 클래식 전집을 판매한 것이 7-8년이다. 그러다 17년 전부터 중고 음반 숍 시작했다. 처음에는 회현지하상가에서 시작했고, 부산으로 내려갔다가, 2년 전에 서울로 올라와 용산에서 숍을 열었다. 고향인 부산에서 나름대로 부산 사람들을 위한 음악의 저변 확대 같은 사명감을 가지고 숍을 열었는데, 시장성이 좋지 않아 부산에서는 비축만하고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중고 음반 숍을 시작한 것은 시대의 영향이 크다. 과거 국내 LP 시장에는 라이선스뿐이거나 또는 미군부대의 PX에서 유출된 음반이 전부였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 문화 개방이 되어 해외여행이 자유롭고, 수입과 수출도 개방되었고, 수입 음반의 공급과 수요가 생겼다. 그때부터 그는 직접 음반을 수입하고 판매하는 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 즉, 중고 음반 시장의 시발점에서 시작한 개척자인 것.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중고 음반을 구하려 미국으로 갔지만, 그는 녹음이 잘된 음반은 영국에 있다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영국으로 갔다. 1990년부터 지금까지 17년째 영국을 해마다 다녀왔는데, 지금도 1년에 4번씩 가게 문을 닫고 좋은 음반을 구하러 직접 다녀오고 있다.




 영국에서의 일은 쉽지 않았다. 여러 고비들이 그를 힘들게 했는데, 우선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 고생했다고 한다. 10년 전부터는 차를 렌트해서 영국을 돌아다니고 있지만, 예전에는 기차를 타고 영국을 돌아다녔다. 초기에 기차를 타면 런던은 1존부터 6존으로 구분이 되는데 그런 지역 구분이 눈에 전혀 들어오지도 않고, 정거장에서 아나운서의 멘트가 귀에 전혀 들어오지 않아 2-3년간 큰 고생을 했다고 하며, 나이 50에 아는 것만큼 들리고 보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고생담 한 가지 더. 기차를 타고 리버풀에서 런던으로 왔다. 양손에 50장씩 들고 배낭에 50장을 넣어 매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엄청 긴 에스컬레이터 중간에서 갑자기 균형을 읽어 뒤로 넘어졌는데, 다행이 뒤에 있던 영국 사람이 덩치가 크고 힘이 좋아서 넘어지던 그를 잡아주어 구사일생으로 무사했다고.그는 3가지 영업 철학을 가지고 숍을 운영한다. 첫째, 내가 싫으면 남도 싫다. 둘째, 눈 가리고 아웅 하지 말자. 셋째,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 내가 싫으면 남도 싫다는 것의 의미는, 그가 운영하는 숍은 매일매일 새로운 음반으로 진열대에 보충하고 교체하는데, 이때 이 음반을 사겠는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고 상태가 별로인 음반은 진열대에 넣지 않는다는 것. 눈 가리고 아웅 하지 말자는 의미는, 얼렁뚱땅 상대방을 현혹시키거나 충동구매를 시키지 않고, 상대방의 실수가 나의 행복인양 살지 않겠다는 것. 고객과 하루만 만나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정직하게 운영해서 오랜 단골 관계로 영업하고 싶은 것이다.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의미는, 너무 또박또박하면 판매하면 사람들이 판을 고르는 재미가 없기 때문에 균일가의 저렴한 코너에도 비싼 음반들이 숨어 있도록 정확하게 구분해서 판매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눈먼 음반을 찾는 재미를 마련해 숍을 또 오고 싶도록 하고 있다.그가 운영하는 필레코드는 전부 영국 수입된 저렴하고 품질 좋은 LP를 판매하고 있다. 클래식부터 록, 재즈 등 장르도 다양하고, 메이저부터 마이너 레이블까지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 다양함과 규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상·중·하로 등급을 구분해서 판매하는데, 상에는 초반과 같은 귀한 것과 30-40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오픈되지 않은 음반을 판매하며, 중에는 3장 2만원, 하에는 3장 1만원씩 판매하고 있다.필레코드는 질 나쁜 음반은 처음부터 빼고 상품화시키지 않는 정책으로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있으며, 가격은 저렴하게 박리다매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전날 빠진 분량을 영국에서 새로 들어온 음반으로 매일매일 채우며,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해서 매일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재미가 있는 숍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 숍을 연 지 2년 만에 많은 단골이 생겼다고 한다.그리고 LP뿐 아니라 CD도 판매하는데 다양하게 클래식부터 재즈, 록, 올드 팝까지 4만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정도면 국내 중고 숍 중 최대가 아닌가 생각된다. 빈티지 기기도 취급하는데, 영국을 오가다 발견한 빈티지 기기들을 판매하고 있다. 60년대 초에 제작된 진공관 FM 라디오가 메인 상품인데, 아날로그 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구입한다고.그는 중고 음반을 매입한다. 듣지 않는 음반이 사장되는 것보다는 필요한 사람에게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 매입을 시작했다고 하며, 언제든지 매입한다는 말을 했다.요즘 LP를 처음 시작하는 30대들이 그를 찾아온다고 한다. 그들은 그에게 음반의 구매 조언은 물론 턴테이블도 구해달라고 해서 구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그랬더니 블로그에서 필레코드를 소개를 해주어서 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그래서 앞으로 온라인 숍(www.lpphil.com)도 운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9월초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어려운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이 분야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숍을 운영하는 그는 3가지 철두철미한 영업 철학을 가지고 오랜 세월 LP와 함께하고 있다. 까칠하다거나 뻣뻣하다는 말을 듣기는 하지만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 주는 쿨한 그의 개성 영업 스타일이 LP의 품질을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신뢰를 준다.           _글 이승재 기자



 

<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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