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L S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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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L S4700
  • 신우진
  • 승인 2012.08.01 00:00
  • 2012년 8월호 (48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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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인치 우퍼가 만들어 내는 참된 저역
 미제 스피커답게 재즈 음악을 틀게 되면 앞서 말한 모든 특성이 좋은 쪽으로 변한다. 참 재미있는 변화이다. 콘트라베이스의 두께감도 딱 그만큼 나와 주고, 킥 드럼의 울림도 딱 그만큼 울려준다. 악기 수가 줄면서 혼잡함도 없어지고 깔끔하게 정돈된 무대를 만들어 준다.  오디오 가격이 너무 비싸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피커도 예외는 아니고, 그래서 이 S4700을 보면 오히려 저렴하게 나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당대 최고의 하이엔드였던 JBL, 하지만 이제 과거의 영화일 뿐이다. 이 모델은 보시다시피 권토중래를 꿈꾸며 발매한 DD66000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의 하위 개량 버전이다. 업체마다 제품 개발 방식이 저가 모델부터 진행하는 업체도 있고, 이렇게 고가 모델을 개발하고 하위 버전에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내 생각에는 자동차는 전자가 많은 것 같고, 오디오의 경우는 JBL처럼 후자가 많은 것 같다. 어찌되었건, 덕분에 비교적 저렴하게 더욱 개량된 모델을 만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가격대는 DD66000의 1/3, S9900의 반값이다. 하지만 S9900과 언뜻 보기에 비슷해 보인다. 우퍼는 알니코에서 네오디뮴으로 변경되어 비용을 절감한 듯하다. 우퍼는 15인치로 동일하지만 이같이 재질이 달라지고, 에지 부분에 3개의 주름이 잡혀져 있다. 아마도 대구경 우퍼의 빠른 반응을 얻기 위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기술 자료가 없지만 육안으로 미드 혼 드라이버 유닛은 조금 작아진 듯하고, 고역 혼은 식별이 잘되지 않았지만, 혼 방식이나 구조는 동일하다. 이 스피커의 존재, 상위 모델 특히 S9900 사용자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존재는 아닐 듯싶다. 


 상견례를 마치고는 시청에 들어간다. 우선 무난하고 하이엔드 성향의 앰프에서 먼저 시청하고, 나중에 전통적인 조합인 M사 앰프로 마무리를 하였다. 전반적인 소리의 성향은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혼형 스피커의 특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고음의 성향은 오히려 섬세하고 투명하기까지 했다. 특히 현대적 성향의 앰프로 울렸을 때 이런 느낌이 배가된다. 피아노의 우악스러움도 없었고, 관현악에서 관악기만 반짝거리면서 강조되는 성향도 없다. 물론 보컬의 빅 마우스, 이런 특징은 주의를 기울여 들어도 별반 찾을 수 없다. 음상의 크고 작음의 차이일 뿐, 빅 마우스는 절대 아니다. 생각해 보면 JBL의 최상위 시리즈는 항상 혼을 달고 있었다. 하츠필드나 파라곤이 그랬고, 올림푸스나 4344 시리즈 역시 두꺼운 그릴 안에 혼을 숨기고 있었다. 최근의 K2, 에베레스트 등 역시 혼형 스피커에 우퍼를 더한 형태를 가진다. 이렇게 오랜 기간 꾸준하게 홈용 스피커의 최상위 모델에 혼 스피커를 고집한 회사도 없다. 이전 선배들이 JBL 혼으로 고생하셨던 생각을 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밸런스도 훌륭하고 이 정도면 별 고생 없이 약간 큰 거실에서도 무리 없이 울려 낼 수 있다. 오히려 빅 마우스 경향은 15인치 우퍼에서 간간히 나온다. DD66000에서도 보인 이 약점은 현대적인 앰프로 울릴 때 너무 많은 양감이 나와 버리는 것 같다. 게르기예프의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의 빠른 악장에서도 개량된 우퍼로 인해 스피드의 모자람은 없어 보인다. 스피드가 떨어져 뒷북을 치는 느낌은 없어 그 점은 높이 사고 싶지만, 세밀한 저역과 임팩트는 오히려 풍성함에 묻혀 버린다. 우리나라 마니아 중에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딴딴한 경직된 저역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은 고려해야 될 것 같다. 약간 데드한 공간, 특히 AV 프런트라면 이 점은 좋아질 것도 같긴 하다. M사의 앰프 조합에서는 이 같은 양감이 고급스럽게 표현되면서 기분 좋은 부드러움으로 나오며, 질감이 살아있는 중역이 좋은 궁합을 보여주긴 하지만 섬세한 고역의 표현은 덜하고, 약간 혼형 스피커의 특색이 나오기도 한다. 취향의 차이이고, 장단점은 있지만 나의 개인적 취향이나 아니면 JBL을 선호하는 구매자층의 성향을 추론할 때 아마 나중에 들은 쪽이 더 낫지 않을까? 수십 년 간의 전통적인 조합이란 것이 그냥 마케팅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 싶다. JBL, 많이 세련되고 날씬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후덕하니 살집이 도톰하게 붙어 있는 쪽이 더 예쁘지 않나 싶다.



 역시 미제 스피커답게 재즈 음악을 틀게 되면 앞서 말한 모든 특성이 좋은 쪽으로 변한다. 참 재미있는 변화이다. 콘트라베이스의 두께감도 딱 그만큼 나와 주고, 킥 드럼의 울림도 딱 그만큼 울려준다. 악기 수가 줄면서 혼잡함도 없어지고 깔끔하게 정돈된 무대를 만들어 주면서 이전까지의 생각, 클래식을 듣지 않는다면 이만한 스피커도 없다는 나의 편견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준다. 15인치 우퍼만이 만들 수 있는 이 묵직함, 고성능의 하이엔드 10인치 우퍼로는 낼 수 없는 깊은 맛이 있다.하이엔드 유저들이 말하는 수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고, 정통 JBL을 원하는 빈티지 유저의 잃어버린 음색에 대한 비난, 이 틈새에 끼어버린 지금의 JBL, 참 난감한 입장이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대다수인 하이엔드 유저도 아니고 빈티지 사용자도 아닌 그냥 오디오 마니아로서는 분명 개선된 사운드이고, 좋은 소리를 내는 멋진 혼 스피커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가격 1,350만원  구성 3웨이 사용유닛 우퍼 38cm, 미드레인지 5cm, 트위터 1.9cm 재생주파수대역 38Hz-40kHz(-6dB)크로스오버 주파수 800Hz, 12kHz  임피던스 출력음압레벨 94dB/2.83V/m  크기(WHD) 50×106.8×37.1cm  무게 54.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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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L #S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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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8월호 - 4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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