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on SID-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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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on SID-200
  • 최재봉
  • 승인 2012.07.01 00:00
  • 2012년 7월호 (48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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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가장 주목할 만한 솔루션
    필자는 이 세몬이란 회사에 한 부분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는데, 그것은 이 회사가 가진 실로 진취적인 제작 마인드이다. 이 SID-200에 들어간 SMPS만 해도 그만한 용량과 성능으로 설계 제작하려면 그 개발 비용만도 상당할 터이다. 거기에 자기만의 독자적인 신 회로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시켜 이 정도 주목할 만한 소리를 만들어냈다는 건 꿈을 가진 신생회사로서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을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세몬(Semon). 올 봄에 있었던 2012 서울 오디오쇼에서 아주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였던 업체이다. 처음엔 외국의 한 메이커인가 했고, 그렇게 알고 돌아간 사람들도 제법 있을 것으로 보였는데, 그 이유는 아마 당시 시연기의 실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육중한 두 덩어리 파워 앰프와 한눈에도 진공관·트랜스 결합으로 짐작되는 프리앰프가 울려주고 있는 B&W 802D의 소리. 굉장했다고 하면 조금은 지나칠지도 모르겠지만, B&W 802D라는 스피커가 가진 매력을 새삼 일깨워준 소리였다고 하면 틀림없겠다. 802D에서 이런 소리가 나오는구나, 802D가 이런 소리를 내는 스피커였구나 하는 경탄의 마음으로 앰프 세 덩어리를 꽤 오랫동안 유심히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 프리·파워 앰프는 동사의 플래그십 모델로 이름을 바르도(Bardo)라고 했다. 설립 일을 보아 불과 6개월도 되지 않은 신생 회사에서 그러한 거함급 플래그십 모델을 들고 오디오쇼에 나온 것이다.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닌데 나중에 내용을 알아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게 있었다. 외형상 신생 회사지만 내용적으론 오디오 기기 설계 분야에서 수 십 년 이름을 새긴 엔지니어들이 참여하고 있었고, 나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의 여러 업체들이 OEM 제작사 등으로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이라곤 할 수 없는 꽤 특이한 형태의 회사인데, 앞으로도 이 회사는 실력과 함께할 의지를 가진 국내의 다른 업체들과도 지속적인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을 뿌리 깊게 선점하고 있는 해외 유명 메이커들에 맞서는 국내 제작사로서 이상적인 형태의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이번 표지의 주인공 SID-200이라는 앰프도 그 오디오쇼 시연장에 함께 있었다. 풀 사양의 DAC 내장에 디지털·아날로그 하이브리드 인티앰프. 그 타이틀만으로도 지대하게 관심이 가는 앰프였는데 그 날은 시간이 맞지 않아 들어보질 못했다. 그런데 마침 이 리뷰의 기회가 주어졌으니 참 행복한 일이라 해야 할까. 그러나 지나친 기대는 금물일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 했으니 괜히 기대치를 높게 잡아 어쨌든 좋은 이야기를 많이 써줘야 하는 이런 리뷰에 혹평만 나열하게 될 수는 없다. 우선 디자인을 본다. 좋다. 첫눈에 확 끌리는 모양은 아닌데 보면 볼수록 괜찮다는 느낌. 일단 세련미가 있다. 특별히 멋을 부린 것 같지 않지만 멋이 그냥 몸에 배어 있는 그런 사람을 보는 느낌이랄까. 구조며 배치에서 보이는 균형감도 좋고, 재질의 고급스러운 질감과 단단한 결합감에서 고급기의 인상을 그대로 주고 있다. 다음은 소리. 내장된 DAC에 CDT를 연결하고 새 기기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들어보는 곡인 합창곡을 걸어보았다. 헨델의 메시아. 필자의 경우 듣다 보면 어느새 눈물짓게 되고, 듣다 보면 어느새 몸이 뜨거워져 있는 경험은 이 합창곡에서 가장 자주 있는 일인데, 충분한 능력을 가진 기기가 아니라면 합창곡이 주는 그 감동과 그 아스라한 판타지가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 SID-200은 어떨까. 상당하다. 특히 밸런스가 좋은 탓인지 제법 큰 볼륨에서도 전혀 귀에 부담이 없고, 하나하나의 목소리와 그것들이 모인 하모니가 선연히 들려온다. 그러다 문득 드는 위화감. 이것은 소위 클래스D 앰프다. 리니어 파워가 아닌 스위칭 파워를 쓰고 파워 앰프부가 디지털로 구성된 것. 그런데 그쪽의 소리가 아니다. 여타의 클래스D 앰프에서 어떤 형태로든 느껴지던 디지털 냄새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청담동에 위치한 세몬 청음실
 한때 국내에서도 클래스D 앰프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아이스 파워 광풍이 분 적이 있다. 디지털 방식의 단점을 극복한 혁신적인 앰프라는 찬사를 받았던 제프 롤랜드 501에서 기인한 것인데, 그 제프 롤랜드 501을 구동하는 아이스파워 모듈이 B&O 사에서 자사 스피커에 장착하기 위해 개발한 B&O 1000ASP 모듈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였다. 그로부터 아이스 파워 자작 붐이 일었고, 제작사들도 뛰어들어 지금도 B&O 1000ASP 모듈을 이용한 클래스D 파워 앰프를 내놓고 있는 제작사들이 있는데, 필자는 제프 롤랜드 501을 제외한 다른 클래스D 앰프에서는 아직까지 별로 좋은 기억이 없다. 그런데 이 SID-200은 제프 롤랜드 501과 다른 길을 걸으면서도 여타의 클래스D 앰프와는 격이 다른 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다시 내용을 알아보니 그럴만한 배경이 있었다. 제프 롤랜드가 B&O 1000ASP 모듈을 사용했지만, 모듈에서부터 전원부까지 정밀한 재설계로 501을 탄생시켰다면, 이 세몬 SID-200은 전원부 SMPS를 그 장점을 살리면서 리니어 파워를 대체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하고, 디지털 파워 앰프부도 완전한 신 회로로 설계하였다는 것이다. 거기에 J-FET를 이용한 아날로그 방식의 프리단을 결합시킨 하이브리드 형태이니 흔히 말하는 클래스D 앰프와는 분류 자체를 달리 해야 한다고도 할 수 있다.여기에서 필자는 이 세몬이란 회사에 한 부분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는데, 그것은 이 회사가 가진 실로 진취적인 제작 마인드이다. 이 SID-200에 들어간 SMPS만 해도 그만한 용량과 성능으로 설계 제작하려면 그 개발 비용만도 상당할 터이다. 거기에 자기만의 독자적인 신 회로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시켜 이 정도 주목할 만한 소리를 만들어냈다는 건 꿈을 가진 신생회사로서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을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필자로선 가뭄에 단비를 만난 기분이랄까. 이 세몬이란 회사에 대한 기대와 호감도가 커서 주로 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정작 리뷰기의 '소리'에 대해 본격적인 감상을 쓰기 전에 지면이 다해버렸다. 아쉽지만 이런 리뷰에서 흔히 쓰는 어떤 음악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들리더라 하는 식의 감상은 굳이 읽을거리도 없는 상투적인 것일 수도 있으니, 단연코 앰프로서 충분히 일류라 할 소리라는 장담으로 그 부분을 대신한다. 내장된 DAC 부분도 다른 DAC를 전혀 쓸 필요가 없는, 구체적으로 말해 기백만원대 DAC까지도 충분히 대체할 수준이라는 것까지 감탄스러운 느낌이 있어 강조해둔다. 

제조원 (주)세몬 (02)2064-3373가격 350만원실효 출력 160W(8Ω), 300W(4Ω) 
48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2년 7월호 - 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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