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yp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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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부 기자
  • 승인 2012.04.01 00:00
  • 2012년 4월호 (47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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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mming E. Rasmussen
President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리폰 시청회를 기획하며, 한국을 방문한 것에 대해 기대가 큽니다. 
DST코리아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습니다. 제작자 입장에서 이렇게 직접 제품을 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기쁜 일이니까요. DST코리아와는 오랜 파트너로 지내왔고, 마치 가족처럼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이 신뢰하고 있는 디스트리뷰터 중 하나입니다. 이번 판도라•메피스토 시연회도 DST코리아에서 특별히 기획하여,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는 부탁이 있었습니다. 저로서는 큰 행운이었죠. 그리고 제품에 대한 피드백도 여러 가지 이야기하며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중요하니까요.   

많은 이들이 그리폰의 첫 시작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어떤 제품으로 그리폰의 시작을 알리게 되었습니까. 
사실 처음에는 사업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음악적으로 풍요로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말 그대로 오디오파일의 인생이, 저에게는 큰 행복이었습니다. 좀더 좋은 소리를 만들고 싶고, 좀더 좋은 음악을 찾고 싶은 열정, 그것이 그리폰의 첫 출발이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사실 전 다른 오디오 브랜드처럼 엔지니어 출신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술 및 산업 디자인을 전공하였죠. 물론 이 전공이 그리폰 특유의 디자인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리폰의 로고 없이 디자인과 색깔만 봐도 그리폰이라고 모두들 생각합니다. 그리폰 특유의 디자인이 쭉 이어져 온 것입니다. 제가 앰프를 처음 제작하게 된 것은, 바로 열약한 헤드 앰프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이름 있는 브랜드의 제품들도 노이즈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고, 이것은 곧 음악 감상에도 크나 큰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저에게는 큰 곤욕이었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생각되어 당시 지인이었던 엔지니어와 함께 헤드 앰프를 직접 만들어보자고 건의하게 됩니다. 물론 시중에 출시되어 있는 것보다 훨씬 고품질의 헤드 앰프를 만들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헤드 앰프를 완성하게 됩니다. 저의 첫 작품이었던 것이죠. 물론 철저히 저를 위해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지인 중 한 명이 CES에 그 헤드 앰프를 가져가고 싶다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때가 아마 1982년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작은 헤드 앰프가 그곳에서 엄청난 반응을 얻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일본의 대형 디스트리뷰터 업체는 그 제품을 자신이 꼭 사야겠다고 부탁까지 했습니다.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계속된 권유 끝에 하나를 더 만들어서 그 분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나, 일본의 잡지가 보내 왔는데, 거기에 그 헤드 앰프의 리뷰가 실렸고, 또 엄청난 수상 내역까지 소개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더 많은 주문 제작이 들어왔고, 저만의 제품이 많은 이들의 제품으로 확장되어 갔습니다. 그것이 그리폰이 탄생할 수 있었던, 첫 출발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폰이라고 브랜드 이름을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앞선 이야기와 이어지면, 그 디스트리뷰터에서 이제 제품의 이름을 정해야 한다고 급하게 연락이 왔습니다. 제법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리폰이라는 이름을 생각했는데, 머리와 날개는 독수리고, 몸은 사자, 그리고 뱀의 꼬리를 가진 신화 속 동물입니다. 독수리의 우아함과 사자의 힘, 하이엔드 오디오가 자연히 연상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리폰의 이름을 단 최초의 제품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그리폰만의 철학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제품들을 구상하고 제작합니까. 
기본적으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착색 없는 사운드를 얼마나 잘 표현하는가 입니다. 소위 말하는 뉴트럴 사운드로서, 음악을 들려줄 때는 기기 자체의 색을 완전히 지워야 한다는 것이 철학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매칭이나 거기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사운드를 잡으려고 하는데, 그것 자체가 기기에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다. 일순간에 오디오 시스템이 사라지는 경험, 하이엔드 오디오 애호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런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폰은 여기에 한 걸음 다가기 위해 언제나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폰은 성능뿐만 아니라 유려한 디자인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폰의 모든 디자인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디자인에 대한 영감은 어떤 것에서부터 받습니까.  사실 제가 생활하는 모든 것에서부터 영감을 얻습니다. 디아블로의 경우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눈치 챘을지는 모르겠네요. 그만큼 모든 경험이나 체험을 디자인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거기에 그리폰의 색깔을 대입해보고, 그거다 싶으면 디자인으로 완성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폰의 제품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큰 테두리 속에서 하나의 디자인으로 통일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폰 디자인이라는 통일성은 디자인에서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회로와 부품들의 레이아웃 역시 엔지니어들과 수많은 의견을 교류한 끝에 탄생하는 것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입니다. 

그리폰 하면 역시 블랙 컬러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블랙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블랙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웃음). 사실 저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합니다. 수십년이 지나도, 디자인을 보고 언제 제작되었는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실제로 그리폰의 예전 모델들은 지금 보아도, 현재의 디자인과 크게 이질감이 없습니다. 이런 디자인에 또 가장 어울리는 것이 블랙 컬러입니다. 만약 그리폰의 고유 컬러가 흰색이었다면, 아마 지금 보면 촌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반면 스피커 패널은 다양한 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한 저의 자그마한 배려입니다(스피커만은 아내가 원하는 색을 고르라는 의미, 웃음).   

역시 많은 이들의 관심은 이번에 발표된 판도라 프리앰프와 메피스토 파워 앰프에 있을 것 같습니다. 제품에 대해 간단한 콘셉트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가격, 크기, 무게, 디자인, 그리고 생산 기간까지 일체의 타협을 두지 않고, 오직 음악만을 위해 완성한 제품입니다. 그야말로 한계의 극한까지 담아내자는 커다란 목표를 세웠고, 이것은 그대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판도라 프리앰프는 듀얼 섀시 구조로서, 오디오 회로와 전원 회로를 완전히 분리하여 설계되었으며, 오디오 신호가 저해되는 것을 완벽히 방지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최고 품질의 부품들을 투입하여 완성되었으며, 이중으로 설계된 90,000㎌의 커패시터 필터 뱅크를 내장한 전원 회로는 웬만한 하이엔드급 인티앰프 및 파워 앰프의 전원 회로에 비견되는 수준의 규모와 용량을 자랑합니다. 메피스토는 듀얼 모노 레퍼런스 파워 앰프 역시 완벽한 듀얼 모노 구조로서, 퓨어 클래스A 방식으로 8Ω에서 200W의 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리폰을 기대하는 한국의 오디오파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언제나 그리폰에 성원을 보내주시는 한국의 오디오파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많은 이들이 저에게 왜 엔트리 레벨을 만들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마다 그리폰의 엔트리 레벨은 바로 그리폰의 중고 제품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오래 전 모델이라도, 당시 최고의 기술들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의 관점에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리폰은 언제나 1-2년을 내다보고 제품을 제작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수십년을 거뜬히 함께 할 수 있는, 최고 성능과 실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그리폰은, 분명 수십 년 동안 함께 할 가장 오랜 친구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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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4월호 -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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