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VOX Oistrakh Ultimate Reference 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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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VOX Oistrakh Ultimate Reference Series
  • 코난
  • 승인 2019.07.29 17:12
  • 2019년 07월호 (56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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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스트라흐의 마지막 투혼

▼ 무관의 제왕

다비드 오이스트라흐가 1960년경 발매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LP로 오랜만에 들어보았다. 하이페츠라는 거장이 시대를 지배하던 당시 오이스트라흐는 그와 정상을 다툴 수 있는 또 다른 봉우리며, 다른 차원에서 일가를 이룬 봉황이었다. 엄정하고 차가운 하이페츠에 비하면 언제라도 웃음을 머금게 만드는 서정과 여유가 느껴지는 연주. 그것은 오직 오이스트라흐의 것이었다. 어느 누구도 아닌 오이스트라흐의 LP를 듣던 나는 자연스럽게 오이스트라흐의 최신 케이블을 시스템에 걸었고, 그대로 음악의 숲길로 유유히 걸어 들어갔다.

오이스트라흐를 모델명으로 하는 이 케이블의 출생은 지금 듣고 있는 LP의 출시 연도와 무려 반세기 정도 떨어져 있다. 2010년 오이스트라흐를 처음 만났을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후 오이스트라흐는 커다란 사랑을 받았다. 어떤 잡지나 평론도 없었고, 그저 동호인의 입소문을 통해 그 뛰어난 성능이 알려지면서 오이스트라흐는 전염병처럼 퍼져갔다. 이후 MKⅡ 버전까지 출시하면서 수백 조가 판매되었고, 오이스트라흐는 네오복스의 알파와 오메가가 되었다. 일반적인 은도금 케이블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사용자 스스로가 홍보대사가 되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오이스트라흐는 자연스럽게 무관의 제왕이 되었다.

네오복스는 오이스트라흐의 성공 이후 또 다른 목표에 도전했다. 6N급 동선을 개발해 이를 도체로 사용하고, 테플론 에어 절연 기법을 도입해 클래시컬 음악계의 또 다른 전설 첼리비다케에 도전했다. 네오복스 케이블 애호가들은 그렇게 오이스트라흐와 첼리비다케를 즐겼고, 서로의 장·단점을 적절히 알고, 운용하며 즐거워했다. 필자 또한 그 여러 사람들 중 하나였다. 

▼ 레퍼런스란 무엇인가

다시 오이스트라흐를 만난 건 올해 초 즈음이었다. 한창 새로운 모델을 개발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고,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개발 중이었다. 지금까지 길어 올린 성과를 알기에 그리 걱정하지 않았지만, 혹시 또 뭔가 큰 사고를 치는 건 아닌지 한편으로 걱정도 되었다. 그리고 최근 완성품을 받아들고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는 네오복스의 대표 라인업 오이스트라흐의 결정판이었다. 얼티밋 레퍼런스(Ultimate Reference)라는 말로 간단히 이 케이블이 의미하는 바를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케이블은 10여 년의 세월이 지난 후 비로소 빚어낸 자존심의 발로다.

그렇다면 과연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는 어떤 케이블일까? 일단 그 설계와 소재 부분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하이엔드 케이블의 기법과 소재를 활용하되 독자적인 설계를 통해 모두 국내에서 만들어졌다. 대량 제작 공정에 의존하지 않고 도체와 단자 등 모두 네오복스가 특주해 만들고, 한 땀 한 땀 조립한 정통 핸드메이드 제품이다. 가장 궁금한 도체의 경우 순도 99.999988% 고순도 동선을 중심으로 표면에 99.99% 순도의 은을 입힌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은도금과 달리 은을 순동 표면 깊게 파고 들게 가공한 후 표면을 세밀하게 연마한 후 사용했다. 인간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중·고역 신호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전송하기 위한 방식이다. 

절연은 테플론, 정확히는 FEP를 사용하되 독자적인 바인딩 기법을 통해 미세한 공기층을 형성시켜 최고 수준의 절연 효율을 거두고 있다. 노도스트 등 하이엔드 케이블에서 종종 접할 수 있을 정도로 검증된 절연 기법이다. 커넥터의 경우 모두 네오복스가 도체의 특성에 맞게 직접 설계·특주한 제품으로 결속력은 물론 아름다운 디자인을 통해 심미적 만족감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단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는 네오복스의 레퍼런스 라인업답게 진동 컨트롤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 최근 많은 하이엔드 케이블이 진동 측면에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댐핑 처리를 하고 있는데, 오이스트라흐 같은 경우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댐퍼와 스플리터를 결합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부 진동은 물론 케이블 외부로부터 인입될 소지가 있는 물리적 진동과 이로 인한 노이즈를 차단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실제 사용해보면 알겠지만 최근 고가에 출시되는 댐핑 액세서리가 별로 필요 없을 정도로 진동에 강하다.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 라인업엔 XLR 및 RCA 인터 케이블과 스피커 케이블, 그리고 전원 케이블은 물론이며, 동축 디지털 케이블 등 총 다섯 가지 모델이 존재한다. 각각 도체의 가닥수가 다르고 굵기(awg)를 달리해 해당 케이블의 용도에 최적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재킷은 실리콘 소재를 사용해 유연한 편이며, 폴리에틸렌 익스팬더를 사용해 부드러우면서도 케이블 재킷 내부가 은은히 비치는 등 사용 편의성과 시각적 아름다움 모두 훌륭한 편이다. 단, 아날로그 케이블과 디지털 케이블은 절연·차폐 소재와 방식 등을 달리해 신호 특성에 따라 그 설계에 있어 엄격한 차등을 두고 있다. 

▼ 사운드 퀄러티

테스트 시스템은 다인오디오 C4를 중심으로 마이텍 맨해튼 Ⅱ DAC 및 웨이버사 시스템즈 Wcore, 그리고 제프 롤랜드 시너지 프리앰프와 플리니우스 A클래스 파워 앰프를 활용했다. 이 외에 베리티 오디오 피델리오 앙코르와 프리마루나 다이얼로그 프리미엄 HP에도 적용해보며, 약 한 달 동안 음질적 특징을 살폈다.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의 사운드는 전 대역에 걸쳐 대단히 넓은 대역폭을 갖는다. 은도금이라는 선입견은 잊어도 된다. 마치 고순도 은선과 동선을 합해놓은 듯한 인상이다. 예를 들어 다이애나 크롤의 ‘A Case Of You’를 들어보면 피아노는 물론이며, 그녀의 보컬을 중심으로 한 중·고역대가 충분한 양감을 가지면서도 배음이 풍부하게 펼쳐진다. 심하게 압축하고, 타이트하게 당겨놓은 소리가 아니라 본래 음원에 담긴 배음 정보를 막힘없이 술술 실타래처럼 풀어놓는다. 대개 이 정도의 투명도와 배음은 고가의 순은 케이블에서 들을 수 있었던 것인데, 오이스트라흐는 풍부한 중역대 배음과 탁 트인 고역 덕분에 필자의 시스템에서 음향이 아닌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모든 음악의 기본은 중역이며, 어떤 악기도 거의 피해가기 힘든 대역이 중역이다. 하지만 하이엔드 순은 케이블조차 중역대가 얇고 힘없이 흩날리는 경우가 많다.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의 경우 꽉 찬 중역대를 바탕으로 고역까지 힘차게 치고 올라가면서 아지랑이처럼 자연스럽게 피어오른다. 예를 들어 안네 소피 무터의 녹음 중 ‘Zigeunerweisen, Op.20’을 들어보면 그녀의 호흡과 열정, 끝을 알 수 없는 현장의 앰비언스와 몰입도가 그대로 전해진다. 정경화의 도쿄 라이브 LP를 DSD128로 녹음한 음원을 들어보면 상당히 이채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말 그대로 연주자의 감정까지 느껴져 청자를 1998년 일본 산토리 홀에서 열린 열광의 도가니로 인도한다. 극도로 투명하면서 사용 시간이 쌓일수록 더해져가는 표면 질감과 온도감은 이 케이블을 독보적인 경지에 올려놓았다. 앰프에 비유하자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싱글 3극관에 비견할 만한 음색을 뿜어낸다. 그러나 고역 롤-오프가 없고 놀라운 고해상도를 자랑한다. 

대개 음색적으로 강점이 있는 경우 스피드가 느리거나 또는 추진력이 흩어져 응집력과 리듬감이 떨어지는 케이블이 많다. 이는 하나의 케이블로 전체 시스템을 도배하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의 경우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Money For Nothing’ 같은 록 음악에서 반전을 맞이한다. 가장 걱정했던 저역의 양감 및 해상도, 그리고 추진력 등 리듬, 페이스 & 타이밍 측면에서 잘 만든 동선의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며 배음 측면에선 오히려 강점이 있다.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 힘의 완급 조절이 뛰어나 빠른 저역이 시종일관 싱싱하게 꿈틀거린다.

▼ 총평

위 시청 리포트는 각 케이블을 테스트하면서 느낀 점에 대한 요약본일 뿐이며, 음질에 관해 이야기할 이슈는 훨씬 더 많다. 그렇다고 해서 이 케이블이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우 커다란 스플리터와 댐퍼는 사용상 주의를 요구한다. 때론 복잡한 오디오 시스템 뒤 공간을 이 케이블 때문에 정리해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번 시스템에 적용하면 그 어떤 시스템에서도 적용하긴 쉽지만 빼기는 힘들 것이다. 중국의 어느 딜러가 약 10억원대 시스템에 이 케이블로 모두 도배한 이유를 알 듯하다.

좋은 제품 뒤엔 항상 좋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고 수준의 음질과 예술적 디자인, 그리고 사용 편의성까지 합해져야 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분야는 다르다. 좋은 사람으론 부족하며, 탁월한 엔지니어링과 순수한 열정이 필요하다. 유통도 홍보도 없이 오직 케이블 자체의 완성도에만 모든 것을 바쳐온 10년 동안 오이스트라흐는 무르익었고, 드디어 마지막 꽃이 만개했다. 마치 오이스트라흐의 마지막 투혼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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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07월호 - 5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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