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Audio FC6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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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Audio FC6 SE
  • 김남
  • 승인 2019.06.20 16:27
  • 2019년 6월호 (56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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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의 은은한 향기가 소리에 담긴 우아한 스피커

오디오 제품 리뷰를 해 오면서 가끔 건방지게 세상의 오디오를 죄다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런 건 실로 어리석고 오만한 생각이다. 시청기도 그동안 수입되어 시장에서는 상당히 인기 품목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야 알았다. 소문이 자자한 인기 제품이었는데 여태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걸 알고 나면 다소 부끄러워진다.

오디오 시장은 작은 것 같지만 실로 넓다. 그와 함께 당연히 각종 유언비어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난무하는 주장들도 구구 각색이다. 세상의 소문이라는 것은 먼저 내질러 놓으면 된다는 인식이 있어서 남들이 하지 않는 소리가 날마다 태어나기도 한다. 게다가 아마추어들이 아니고 상당한 경력자들이 그런 소문의 주범이기도 하다. 어떤 경력자가 200만원대의 시바타 카트리지를 평가하면서 ‘시바타 바늘로서는 이것이 최저 가격대의 제품이다. 이보다 더 싼 제품이 있다면 제보해 달라’고 호언한 걸 읽고 쓴 웃음이 나왔다. 나는 그보다 5분의 1 가격의 제품을 만족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LP의 수명이 50회이고, 카트리지 바늘의 수명은 300시간이라는 글을 읽으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나는 구입한 지 50년이 넘는 올드 팝을 몇 장 가지고 있는데 수백 번을 들었지만 지금도 소리가 좋다. 바늘 역시 ‘300시간커녕 3천 시간까지 충분히 씁니다. 별 차이 없습니다.’ 유명 오디오 숍 K 사장의 말이다. 사람의 건강 나이는 아마 20대가 최정점일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 수명이 20세라고 할 수 있겠나? 그리고 턴테이블은 애초에 춤 강습소나 파티장에서 주로 사용했다. 당시 실내 바닥은 목재였고 일본은 폭신한 다다미였다. 그런 환경에서는 조금만 뛰어도 진동이 심하기 때문에 진동 방지가 연구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콘크리트 바닥이다. 해머로 바닥을 치는 정도가 아니라면 울림은 제한적이다. 턴테이블의 진동 대책 같은 것은 지난 세기의 문제였는데도 지금도 진동이 어쩌며 내세우면서 광고하는 제품이 많다. 이제는 소문의 거품을 걷어 내고 대중적인 가격대 제품의 능력이 새삼 재평가되는 시절이 되어야 한다.

포커스 오디오는 캐나다의 대표적 스피커 메이커로 1993년에 창립되었고, 현재 라인업이 상당히 방대하며 마스터, 프레스티지, 시그너처, 클래식 시리즈로 나눠져 있다. 시청기는 클래식 시리즈의 막내이며 근래 SE로 버전 업한 2세대 모델인데, 보자마자 우아한 인클로저에서 마치 목재의 향기와 같은 것을 맡을 수도 있겠다. 이런 아름다움 때문에 이 스피커에게 매력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캐나다 오디오 제품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새삼스럽게 거론할 필요가 없지만, 국가적인 분위기로 평가한다면 아마 캐나다 제품의 평균 성능이 제일이라는 데 한 표를 던진다. 외관에 특별한 치장을 하지 않아 평범해 보이고 사용 부품도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가격 대비 성능으로 본다면 이 가격대의 다른 스피커보다 갑절의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제작사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시청기는 이보다 1인치 정도 미드·우퍼 크기가 더 큰 제품과 음장과 깊이감이 동등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시청기의 감도는 다소 낮다. 86dB이다. 앰프의 파워가 높을 필요가 있는 수준인데, 이걸 감안해야 할 것이다. 실제 앰프 출력은 20-200W 정도가 권장된다.

부품 해설을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겠지만 대략적인 것만을 간추려 본다. 우퍼와 트위터 모두 덴마크의 유명한 드라이버 제조사에 특주한 것이다. 5.5인치 우퍼의 콘은 글라스 파이버 재질이며 롱 스로우 타입이고, 트위터는 1인치 소프트 돔인데 비공진 쳄버 댐핑으로 공기 냉각되는 특징이 있다. 인클로저는 1인치 두께의 MDF로 만들었는데, 고급 무늬목으로 마감되어 마치 원목처럼 우아하다. 모서리도 4각 형태가 아니고 여러 개의 사선 형태로 가공되었으며 음파의 회절을 줄이기 위해 꼼꼼하게 신경 썼다.

참고로 시청기는 버전 업 되기 전 제품부터 상당한 인기 기종이었기 때문에 사용기가 상당히 많은데, 어디까지나 깨끗하고 편안한 소리, 소형기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다이내믹 사운드를 내준다는 것이 주 내용들이다.

시청기를 럭스만의 인티앰프로 매칭해 소리를 울려 본다. 이 앰프는 파워가 충분한 제품이다. 이 스피커가 울리는 소리는 역시 고급 소형 제품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소리다. 펼침이 대단하고 정확·깨끗하며 색채감이 없다. 보컬은 생기 넘친다. 왜 소리 소문 없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 기쁘다.


수입원 SP-오디오 (02)2156-7590
가격 17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9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45Hz-25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6dB/W/m   권장 앰프 출력 20-200W   크기(WHD) 17.7×33×25.4cm   무게 8.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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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6월호 - 5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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