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co Direkt Dreikl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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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co Direkt Dreiklang
  • 월간 오디오 편집팀
  • 승인 2019.06.10 06:12
  • 2019년 6월호 (56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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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주단을 초대하기 위한 조건, 드라이클랑

필자는 말도 하나 통하지 않는 독일이라는 나라에 알 수 없는 친근감을 느낀다. 2013년경 아침 일찍 LP 매장에 나가 독일의 지휘자 볼프강 자발리쉬의 슈베르트 교향곡 9번 그레이트 LP 음반을 한 장 구입하고선 주변에 자랑을 했더니 공교롭게도 그날 지휘자께서 별세하셨다는 부고 기사가 떴다. 말하자면, 지구 저편 노지휘자의 마지막 생명의 숨결이 힘겹게 필자에게까지 와닿았다고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우연과 필연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누군가와 어떤 사물을 우리와 연결시킨다. 전후 독일의 가장 민중적인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로 평가받는 헤코와 마그낫에 대해 필자는 마치 전담 리뷰어처럼 활동하고 있다. 이번 특집 스피커로 지목된 드라이클랑 역시 필자에게는 두 번째 리뷰다. 국내에 런칭되고 나서 본지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 제품을 소개한 것도 필자고, 이제 그 뒷수습을 해야 하는 것도 필자라고 생각하니 질긴 인연이다.

사실 이 스피커는 헤코(라기보다는 독일 복스)의 신진 설계자 크리스티안 가더가 창안한 다이렉트(Direkt) 디자인을 거창한 형태로 확장한 모델이다. 최초의 아이디어는 오디오 DIY 잡지 편집장 출신의 가더가 제공했지만, 이를 발전시킨 것은 관록의 산업 디자이너 헬무트 티엘레이고, 드라이클랑 프로토 타입을 산드로 피셔 휘하 크리스티안 가더와 헤코 엔지니어 팀이 완성시켰다. 다이렉트 3부작(미니어처 모델 다이렉트 800BT까지 치면 4부작)의 두 번째 기종이며, 명칭 그대로 3개의 드라이버를 단 대형 3웨이 스피커다. 여타 궤짝형 스피커와 차이점이라면 인클로저의 안길이가 매우 짧다는 점인데,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이 골머리를 앓았다는 일화도 앞서 소개한 바 있다. 사실 그 솔루션이란 울림을 아래로 빼내는 하단 포트를 두는 것으로 이론상 비교적 간단히 해결되는 것이지만, 최적의 리스폰스를 얻기 위해선 반복해서 측정하여 보정하는 매우 고된 작업이 기다린다.

결국 그들은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지만, 생긴 그대로 이 스피커에서 잃는 것은 핀포인트적인 음상이며, 얻는 것은 장벽과 같은 스테이징이다. 결코 작은 공간에 쓰라고 만든 스피커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10평이나 20평 혹은 강당만큼의 커다란 홀도 괜찮다. 라우드니스와 스케일은 퍼블릭 어드레스 스피커에 못지않고, <다크 나이트> OST에선 잘 조련된 다이내믹스와 초 저역이 시청실 전체를 진동시킨다. 여기에 정연한 대역 밸런스와 디테일한 고역, 그리고 헬무트 티엘레의 디자인 감각이 애호가를 즐겁게 한다. 중후장대한 사이즈라도 골방에 어찌어찌 욱여넣을 수 있는 트랜스펄스 1500과 달리 원한다고 누구나 쓰긴 어렵고, 공간이 허락되어야만 이 거대한 3중주단을 초대할 수 있다. 인연이 있어야 한다.


수입원 (주)다비앙 (02)703-1591
가격 1,03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8.1cm, 미드레인지 20.3cm, 트위터 3cm   재생주파수대역 19Hz-3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00Hz, 3100Hz   임피던스 4-8Ω   출력음압레벨 98dB   파워 핸들링 350, 600W(최대)   크기(WHD) 70×115×32cm   무게 68.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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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6월호 - 5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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