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하 거문고 산조>, 장단 디앤에이 <장단 디앤에이>
상태바
<이재하 거문고 산조>, 장단 디앤에이 <장단 디앤에이>
  • 신우진
  • 승인 2019.03.01 00:00
  • 2019년 3월호 (56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조란 벗어나지 않아야 할 수많은 법칙과 철저한 관계 속에 한없이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한다. 정말 멋진 말인 것 같다. 가야금 산조와는 다른 좀더 남성적이고 중후한 가락을 가지고 있다. 마치 바이올린 모음곡이 더 다양하고 인기도 있지만 그와 다른 맛이 있는 첼로 모음곡처럼 거문고 산조는 쉽게 접하는 국악은 아니지만 그와 다른 깊이감이 있다. 이미 작년에 발매되면서 많은 오디오 마니아와 국악 애호가에게 절찬을 받은 앨범이며, 비록 파릇한 젊은 연주자이지만 각종 수상과 연주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이재하의 거문고 연주이기에 더 이상 검증이나 설명이 필요 없는 국악 명반이다. 이번에 LP 프레싱을 하면서 미국의 마스터디스크에서 커팅해 제작되었다. 이곳은 재즈 황금기 시절에 콜트레인, 스틸리 댄 등 수많은 명반을 만들던 회사이다. 녹음도 별도로 진행되어 좀더 잔향이 풍부한 소리로 들려주며 CD와는 다른 연주가 실려 있다. 말이 필요 없는 LP로 아날로그 마니아라면 필히 들어 보아야 할 음반이 나왔다. 500개 넘버링 한정판이라고 하며 나중에 다시 찍더라도 초판이 의미 있다는 것은 아날로그 마니아라면 익히 알고 있을 듯하다. 글 | 신우진

 

<이재하 거문고 산조>
이재하(거문고)
윤서경(장구)
AGLP 020
녹음 ★★★★★
연주 ★★★★★

어렸을 적, 그때는 왜 이리 동네가 소란스러웠는지 어느 집에 한바탕 부부 싸움을 하고는 며칠 후에는 굿판이 벌어졌다. 기찻길 건너 애가 없는 집에서도, 길 건너 있는 집에서도, 저마다의 사정으로 온 동네 소란스러운 굿판을 벌였다. 어른들 사이를 비집고 구경하면 정신이 멍해지는 소리가 맴돌았다. 귀신이 붙는다며 할머니는 구경 못하게 했지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군사 정권의 탄압으로 사이비 종교 척결이라며 자취를 감추었지만, 음악적으로 본다면 사물놀이가 로큰롤이라면, 굿 장단은 헤비메탈급이다. 장단 디엔에이는 국악 중에 가장 강력하고 와일드한 사운드이다. 국악계의 명인들이 이미 몇 년 전부터 공연을 하면서 얻어진 앙상블을 들려준다. 이전의 장단을 단순히 계승해서 들려주는 것이 아니다. 현대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단순한 국악 계승에 머무르지 않는 실험성도 있다. 독특한 가성으로 ‘얄리 얄리 얄라셩’을 부르는 첫 곡 ‘얄리’나 마치 바비 맥퍼린처럼 국악기의 소리를 목소리로 내면서 입소리 장단을 만들어 내는 후반부의 곡들에서 실험성과 유니크한 재미가 만들어진다. 국악 녹음 시 발생되는 특이점이 없이 깔끔하게 녹음되었고, 각 음원별 분리도 역시 정확해 국악 녹음으로도 매우 빼어나다. 그러고 보면 사물놀이 음반도 몇 장 되지 않는데 이렇게 녹음이 제대로 된 굿 장단은 이게 처음인 것 같다. 글 | 신우진

 

장단 디앤에이 <장단 디앤에이>
박은하(정주, 꽹과리, 징, 장구)
김정희(정주, 꽹과리, 장구)
김복만(정주, 꽹과리, 장구)
손영만(정주, 소리, 징, 북, 장구, 제금)
원일(소리, 정주, 징, 북, 장구, 꽹과리)
S80428C/80358118428
녹음 ★★★★★
연주 ★★★★★

56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9년 3월호 - 56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