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li Oberon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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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i Oberon 3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9.02.01 00:00
  • 2019년 2월호 (5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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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의 내공을 담은 달리의 새로운 걸작

다분히 중립적인 무터의 음색이 잘 살아 있고, 힘과 기교가 적절히 조화된 모습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도 발견된다. 사이 영 상 수상자급의 파워 피처가 등장해 게임 자체를 움켜쥐고 있는 듯하다. 오케스트라는 적절하게 치고 빠지면서 무터를 돕고 있고, 그녀 자신은 마치 카르멘이 된 듯, 현묘하게 밀고 당기고 몰아친다.

무려 35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달리(Dali)에서 최근에 내놓은 오베론(Oberon) 시리즈의 인기가 만만치 않다. 가성비를 논할 때, 아무튼 이 정도의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첨단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데다가 오랜 내공을 담은 보이싱 실력까지 더해져서, 앞으로도 오베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를 것이라 판단이 된다. 지난번에 오베론 1을 만난 이후, 이번에 오베론 3을 만났으니 여러모로 기대가 된다.
본 기는 기본적으로 2웨이 북셀프 타입이지만, 겉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상당한 레벨의 신기술이 투입되었다. 우선 트위터. 놀랍게도 2.9cm 사양이다. 통상 2.5cm 내외로 소프트 돔이 만들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사이즈다. 고작 4mm 갖고 뭘 그러냐 싶겠지만, 약 20%에 가까운 사이즈의 증가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일단 구경이 크면 그만큼 커버하는 대역의 폭이 넓어진다. 그러므로 미드·베이스와 연결이 쉬워지고, 억지로 이음새를 조정할 필요도 없다. 참고로 본 기는 2.4kHz 대역에서 크로스오버가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두 유닛 사이의 부조화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 구경이 큰 만큼, 운동의 양을 늘리지 않고도 충분히 고역부를 재현할 수 있다. 이것은 억지로 빠른 움직임을 만들어 가까스로 대역을 커버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라 하겠다. 한편 방사각도 무척 넓어서, 스위트 스팟을 더 넓게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진동판 자체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아, 통상의 소재보다 무척 가볍다. 제곱 밀리미터당 무게가 고작 0.06mg에 불과하다. 그러나 단단하고, 정확하기 때문에 개방감이 넘치는 고역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미드·베이스는 7인치 구경이다. 통상 6.5인치, 그러니까 육반이라 불리는 유닛과 비교하면 15% 정도 큰 사이즈인데, 그만큼 얻는 이점이 많다. 당연히 대역이 더 넓어지고, 음압의 강도도 높아진다. 킥 드럼이나 베이스의 펀치력이 훨씬 좋아진다. 여기에 부착한 마그넷에는 동사가 자랑하는 SMC 테크놀로지가 투입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드라이버가 자력을 이용한 피스톤 운동을 통해 음이 만들어지는 구조임을 고려하면, 이렇게 마그넷 시스템을 개선하면 개선할수록, 중·저역의 정확도와 디테일, 표정이 좋아지는 것은 불문가지. 또 보이스 코일은 알루미늄 계통을 쓴 바, 순동을 쓸 때보다 무게 대비 퍼포먼스가 205%나 증가했다. 당연히 마이크로 디테일의 묘사에 유리하다. 이것을 4개의 레이어로 감았으므로, 내입력에도 강하다. 어떤 음성 신호가 들어와도 무리 없이 재생한다.

한편 본 기의 감도는 87dB에 불과하지만, 6Ω 이하로 떨어지는 법이 별로 없어서 최소 25W의 출력에도 무리 없이 작동한다. 작은 몸체에 정확히 47Hz-26kHz라는 대역을 실현시키면서 일체 파탄이나 왜곡이 없는 특성을 자랑하는 것은, 역시 달리의 높은 기술력을 새삼 감탄하게 하는 내용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인티앰프는 프라이메어의 최신작 I25 DAC를 걸었고, 소스기는 데논의 DCD-800NE를 사용했다.

우선 안네 소피 무터가 연주한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 다분히 중립적인 무터의 음색이 잘 살아 있고, 힘과 기교가 적절히 조화된 모습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도 발견된다. 사이 영 상 수상자급의 파워 피처가 등장해 게임 자체를 움켜쥐고 있는 듯하다. 오케스트라는 적절하게 치고 빠지면서 무터를 돕고 있고, 그녀 자신은 마치 카르멘이 된 듯, 현묘하게 밀고 당기고 몰아친다. 자유분방하면서 또 정교치밀하다. 이 가격대의 스피커로 생각할 수 없는 다이내믹스와 밀도감이 돋보인다.
이어서 조수미가 부른 ‘도나 도나’. 익히 들은 곡인데, 여기서는 더블 베이스의 움직임이 무척 좋았다. 뒤에서 은은하게 깔리는 음이 아니라, 당당하게 저역을 붙들고 확실하게 리듬을 제어하고 있다. 많은 스피커에서 이 부분이 불만이었는데, 이 작은 사이즈의 스피커는 제대로 저역의 맥을 짚고 있다. 적절한 뱃심을 동반한 보컬은 무척 매력적이고, 환각적인 음색을 자랑하는 클라리넷 역시 멋지다.
마지막으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 초반에 등장하는 더블 베이스의 음향. 활로 길게 긋는 대목인데, 결코 약하지 않다. 모기가 우는 듯 겉만 핥는 것이 아니라, 깊고 장중하게 긁는다. 이어서 브러시로 두드리는 드럼의 모습이나 영롱한 피아노의 등장 등 트리오 구성이 낼 수 있는 다양한 재미가 재현된다. 가격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잘 만든 스피커라는 생각이다.

 

수입원 ODE (02)512-4091   가격 99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7.7cm, 트위터 2.9cm   재생주파수대역 47Hz-26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400Hz   임피던스  출력음압레벨 87dB   권장 앰프 출력 25-150W   크기(WHD) 20×35×31.5cm   무게 6.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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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2월호 - 5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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