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gden Masterclass ANV-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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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gden Masterclass ANV-50
  • 장현태
  • 승인 2019.02.01 00:00
  • 2019년 2월호 (55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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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특별한 클래스A 앰프

50주년 기념 모델답게 정통적인 브리티시 인티앰프의 성향을 제대로 유지하면서도 대역 재생 능력을 더욱 끌어올려 소편성에서 대편성에 이르기까지 부족함 없는 사운드를 제공해 주었다. 스위칭 파워부의 변경이 어떤 영향을 줄지 사뭇 궁금한 부분이기도 했는데, 순간적인 댐핑 능력이 기대 이상으로 스피커의 드라이빙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한마디로 출력을 뛰어넘는 순발력 있는 사운드가 기억에 남았다.

서그덴은 영국을 대표하는 앰프 전문 브랜드로, 1967년에 제임스 에드워드 서그덴이 설립한 회사다. 동사는 브리티시 계열 인티앰프의 효시라고 해도 될 만큼 오랜 전통을 지녔는데, 특히 세계 최초로 솔리드스테이트 방식의 퓨어 클래스A 방식 앰프로 개발했던 A21 앰프가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지금도 A21 인티앰프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다. 하이파이 마니아들에게는 클래스A 방식의 인티앰프라면 뮤지컬 피델리티 제품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이미 50년 전 등장한 서그덴이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동사는 2017년 창립 50주년을 맞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그리고 지난해인 2018년 독일 뮌헨 하이엔드 쇼를 통해 50주년 기념 모델로 런칭한 모델이 바로 ANV-50이며,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ANV-50은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이 50주년을 기념하고 50W 출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스터클래스 시리즈의 ANV-50은 특별함이 많은 기념 모델인데, 본격적으로 제품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새로운 클래스A 방식 앰프의 탄생을 알리며, 50년 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제품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바로 스위칭 파워를 적용한 최초의 클래스A 증폭 방식 앰프가 된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앰프에서 스위칭 파워의 사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상당히 보수적인 브리티시 전통 브랜드인 서그덴으로서는 상당히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ANV-50은 스위칭 전원부를 채널별로 독립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고전류와 1MHz의 스위칭 전원을 통해 속도감 있고, 항상 균일하고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 무게가 줄었고, 클래스A 증폭이지만 스위칭 파워를 적용했기 때문에 전원부의 발열에 대한 고민도 해결했다. 이는 최근 트렌드에 부응하는 효과적인 선택이다.

두 번째로 파격적인 디자인인데, 단순히 디자인만 보면 꾸준히 유지해 온 패밀리룩 스타일이라 할 수 있지만, 파격적인 컬러의 적용으로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선사해 주고 있다. 전면 패널은 마치 람보르기니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오렌지 컬러이며, 블랙 컬러의 노브와 LED 가이드도 인상적이다. 작은 변화일 수도 있지만, 시각적으로 다가오는 이미지에서 현대적인 세련미와 한 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함까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파워 스위치, LED, 리모컨 센서는 동일한 사이즈의 블랙 띠로 마감해 일체감을 제공하고, 퓨어 화이트의 LED 라이팅은 고급스럽고 은은한 분위기를 더해 준다.
세 번째로 음질 중심의 독자적인 설계가 반영되어 있다. 독자적인 2단 증폭 방식과 신뢰도와 음질이 보장된 산켄 트랜지스터를 사용하고, 신호 경로에 커플링용 커패시터를 배제한 DC 커플드 방식을 적용했다. 히트 싱크도 내부에 배치했으며, 클래스A 동작 방식인데도 발열이 많지 않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전류 변화에도 항상 일정한 신호 세기를 유지하기 위해 서그덴 에러 커렉션이라는 보정 회로를 사용하는데, 이를 통해 부하에 따라 민감한 출력과 신호의 왜곡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리고 철저히 가청 주파수 중심의 튜닝을 통해 서그덴만의 브리티시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잭 존슨의 ‘Better Together’를 들어 보면 출력을 무색하게 만드는 퓨어 클래스A 타입의 장점을 경험할 수 있는데, 킥 드럼과 베이스의 사운드가 스피커 앞 공간을 가득 채워 주는 저역 재생의 공간감이 돋보였다. 잭 존스의 목소리는 조금은 고전적인 브리티시 스타일의 두께감과 포근함을 가지며 자연스럽게 스피커 중앙을 자치해 쉽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재즈곡은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를 선곡해 보았는데, 베이스, 피아노, 드럼 각각의 질감이 또렷하게 구분되었다. 이는 기존 서그덴 인티앰프에서 느꼈던 일체감과는 다른 분별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리고 새로운 스위칭 전원의 성능이 부각된, 생각보다 빠른 움직임과 순발력을 통해 재즈 트리오의 흥겨운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을 안네 소피 무터의 바이올린과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하는 빈필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바이올린의 질감은 역시 브리티시 사운드의 전통성이 반영되어 자극적이지 않고, 감성적인 울림이 쉽게 음악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재생에서는 모니터적인 성향도 느낄 수 있어, 바이올린과 어우러진 밸런스가 돋보였다. 특히 종주부에서 일제히 울릴 때의 한 방이 느껴지는 임팩트 있는 재생 능력은 서그덴이 50주년 기념작에 부여한 특별함이 어떤 것인지를 짐작하게 만들었다.

정리해 보면 50주년 기념 모델답게 정통적인 브리티시 인티앰프의 성향을 제대로 유지하면서도 대역 재생 능력을 더욱 끌어올려 소편성에서 대편성에 이르기까지 부족함 없는 사운드를 제공해 주었다. 스위칭 파워부의 변경이 어떤 영향을 줄지 사뭇 궁금한 부분이기도 했는데, 순간적인 댐핑 능력이 기대 이상으로 스피커의 드라이빙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한마디로 출력을 뛰어넘는 순발력 있는 사운드가 기억에 남았다.
리뷰로 살펴본 것처럼 ANV-50은 50주년 기념 모델답게 서그덴에서 고민한 흔적들이 많은 부분에서 느껴졌다. 서그덴의 역사와 전통을 유지하고, 여기에 향후 미래에 대한 방향성까지 제시해 주는 듯하다. 무엇보다 50주년 기념 모델이 과거 큰 반향을 일으켰던 브리티시 인티앰프의 명성을 다시 회복하는 불씨 역할이 기대되는 기억할 만한 스페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가격 720만원   실효 출력 50W(8Ω), 100W(4Ω)   아날로그 입력 RCA×5   아날로그 출력 RCA×2(Tape, Pre-Amp)   주파수 응답 12Hz-45kHz(±1dB)   S/N비 85dB 이상   입력 감도 110mV   크기(WHD) 43×14.3×37cm   무게 1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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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2월호 - 5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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