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둘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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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둘자리
  • 이승재 기자
  • 승인 2019.02.10 06:12
  • 2019년 2월호 (55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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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마을의 멋진 자연 풍광과 아름다운 음악이 함께하는 문화 공간

1월의 어느 추운 날 아침부터 고속도로를 달려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모둘자리 관광농원을 방문했다. 단순한 숙박 시설이라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도착해 보니 그런 곳이 아니었다. 겨울에는 눈썰매, 송어 얼음낚시, 얼음 썰매, 짚라인, 에코 어드벤처, 황토 찜질방, 식당, 커피숍, 모닥불 등 다양한 것을 즐길 수 있고, 계절이 바뀌면 철 따라 다양한 꽃을 피우는 온갖 야생화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과 놀거리가 함께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오디오와 음악을 즐길 뿐 아니라 방문한 고객들에게도 오디오와 음악의 즐거움을 전파하고 있는 안병학 대표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모두 올 자리라는 뜻을 담고 있는 모둘자리 관광농원은 안병학 대표가 1992년에 시작했다. 그는 중학교까지 홍천에서 다니고 서울에서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당시 시대 분위기가 대기업에 취업하면 변절자라는 분위기이어서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에 1985년에 내려왔고, 시간이 지난 후 이런 일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규모가 작게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이곳을 도시인들에게 휴식을 제공하고 본인도 더불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바다로 휴가 가던 사람들이 서서히 자연을 찾아 이곳을 찾아왔다. 그 후 송어 양식도 하고 식당을 차리고 하면서 이곳을 점점 넓히고 하나하나 만들어 갔다. 그러다가 IMF 등 여러 어려운 고비를 만나기도 했는데, 가족이 하나가 되어서 어려움을 넘겼다고 한다.

안병학 대표

오디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예전부터 이곳에 문화가 접목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오신 손님들에게 바람 소리만 들려드릴 수는 없어서 자연과 매치되는 좋은 음악을 골라 들려드리느라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카세트테이프를 돌려서 음악을 듣는 시절에 야외 음향 시설을 갖추고 방문하는 분들에게 음악을 들려드렸는데, 아침에 트는 음악, 비 오는 날 트는 음악, 젊은 사람들이 왔을 때 트는 음악, 가족들이 왔을 때 트는 음악 등 주제에 맞춰 음악을 편집해서 카세트테이프에 담아 200여 개 만들어 놓고 하루 종일 틀었다고 한다. 전통 음악과 클래식도 들려드렸는데 적응을 못하는 분들이 있었지만 계속 들려드리니 이제는 그런 분들이 없다고.

그렇게 음악을 접하며 클래식에 가까워지고 자연스레 오디오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알텍 스피커를 거금을 주고 구입해 식당에 두고 하루 일과가 끝나고 난 후 혼자서 음악을 들으며 오디오 취미를 시작했는데, 나중에 불이 나서 다 타 버렸고, 그 후 찻집을 만들고 고급 오디오를 갖춰 놓고 음악을 들려 드렸는데 많은 손님들이 좋아했다고. 그리고 다른 데 투자할 때도 많은데 오디오에 투자하고 음향 시설에 투자하는 것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가족들은 오디오를 사치품으로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흘러나오는 음악을 좋아하고 이제는 오디오와 음향 시설이 모둘자리에서 하나의 시스템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야외 공연 시설까지 갖춰 이곳을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모둘자리에서는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와 6천여 장의 LP 음반을 갖춘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이곳에서 음악을 듣는 것을 고객들이 무척 좋아하며 도시에서는 음악을 듣는 것이 어렵고 음악을 듣기 위해 음악 감상실을 찾는 것도 어렵다고 이야기했다고. 그리고 강원도 산골에는 문화 공간이 부족하고 음악을 들을 곳도 없어서 이 장소를 혼자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음악회를 열어 홍천 주민과 함께 음악을 듣는 음악이 흐르는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애써서 모은 오디오 기기와 음반을 꼭 자신만의 것이라 여기지 않고 음악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과 공유하는 안병학 대표의 마음이 너무나 따스해 내 마음도 덩달아 따뜻해졌다.

이곳의 오디오 시스템은 총 3가지다. 첫 번째 시스템은 다소 맹하지만 편안하고 귀를 자극하지 않아 클래식 대편성곡을 큰 음량으로 들어도 시끄럽지 않으며 누구든지 부드럽고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작 CS-410 클래식 스피커, 매킨토시 C500 프리앰프와 MC501 파워 앰프, 토렌스 TD 520 S 턴테이블, SME 3012-R 톤암, 오토폰 SPU 마이스터 실버 카트리지, 칵테일 오디오 CA-X40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번째 시스템은 재즈나 가요, 팝 등을 듣기에 좋은 직진성 좋고 호쾌한 소리에 가슴이 저절로 뻥 뚫리며 시원해지는 시스템이다. 스피커는 알텍 A5 더블 우퍼, 288-16G 드라이버, 1005B 혼, N-500F 네트워크와 포스텍스 FT66H 슈퍼 트위터로 구성된 스피커와 럭스만 SQ-38u 진공관 인티앰프, 토렌스 TD-850 턴테이블, 그라도 카트리지, 마란츠 UD5007 유니버설 플레이어, 칵테일 오디오 CA-X40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 번째 시스템은 저녁을 먹고 난 후 가족들끼리 모여 연주 실황이나 영화를 보는 평범한 시스템이다. 다인오디오 포커스 380 스피커, 프라이메어 PRE32 프리앰프와 A32 파워 앰프, 마란츠 UD5007 유니버설 플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3가지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은 한 가지 오디오로 여러 장르의 음악을 모두 만족하며 듣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각각의 매력이 있는 3가지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그는 겨울에 시간이 많아서 딸이 사준 책상에서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는 즐거움에 빠져 있는데, 요즘에는 재즈에 반해 하루에 2-3시간 재즈를 듣고 있고, 특히 키스 자렛의 LP 음반을 엄청 듣고 있다. 예전에는 재즈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이렇게 재즈를 듣다 보니 그 편견이 깨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올겨울이 다 가기 전에 식구들과 함께 모둘자리 관광농원에 들려 놀거리, 먹거리를 즐기고 오디오파일인 아빠는 따로 오디오와 음악을 즐기는 색다른(?) 즐거움을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문의_ 010-7137-8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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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2월호 - 5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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