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GS300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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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o GS3000e
  • 월간오디오
  • 승인 2019.02.01 00:00
  • 2019년 2월호 (5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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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볼로 우드에 담아낸 그라도 사운드의 진수

 

대부분 비슷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드 하우징 헤드폰은 묘하게 끌리는 면이 있다. 소리를 굳이 듣지 않아도, 괜히 아날로그적인 소리가 나올 것 같고, 음악성이 높으며, 기분 좋은 울림을 들려줄 것 같은 막연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 소리 듣기 전 클래식이나 어쿠스틱 음원들을 상상하며, 우드의 부드러운 질감을 이곳저곳 만져보는 과정도 굉장히 즐겁다. 물론 우드 하우징 제품들이 대부분 고급기라서 이런 이미지들이 자신도 모르게 심어졌는지도 모르지만, 실제 진득이 청음해보아도 그 결과에는 변함이 없다. 우드 하우징을 대표하는 여러 브랜드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이미지를 심어준 단 하나의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이들이다. 개성 강한 자신들만의 철학을 고수하면서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늘 이슈의 중심에 있는 곳, 바로 그라도(Grado)이다.
그라도 하면 역시 록·메탈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비슷비슷한 사운드 특징이 대부분인 헤드폰 시장에, 이들만의 독특한 색깔은 마니아층을 대단히 두텁게 만들었다. 또한 그라도 특유의 클래식한 디자인 감각은 오래 함께 해도 질리지 않는 스타일인데,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에서는 오히려 장점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가내 수공 제작을 고수하여, 엔트리 헤드폰에서도 장인 정신을 찾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Hand Built in Brooklyn Since 1953’은 이들의 자부심 중 하나.

우드 라인업 역시 그라도의 오랜 자랑거리이다. 아날로그에서는 수많은 명작 우드 카트리지를 출시하기도 했고, 우드 하우징의 헤드폰 라인업은 그라도의 주력 제품으로 이름을 올린 지 오래이다. 대표적으로 레퍼런스 시리즈의 RS1e와 RS2e, 그리고 스테이트먼트 시리즈의 GS1000e와 GS2000e를 꼽을 수 있는데, 이번에 GS3000e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화제를 이어나가고 있다. 스테이트먼트 시리즈의 새로운 수장 GS3000e를 소개한다.
그라도는 GH2 이후 코코볼로(Cocobolo) 목재를 즐겨 사용하는 모습인데, 카트리지에서는 에이온(Aeon)과 에포크(Epoch)에서 그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주었다. GS3000e 역시 코코볼로 목재를 전격 채용했는데, 대형 포맷으로는 최초로 선보이게된 셈이다. 코코볼로 제품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특유의 고급스러운 질감과 진득한 색감, 그리고 유니크한 나뭇결까지 그야말로 강렬한 매력을 선사한다. 마치 고급 가구를 보는 듯한 느낌인데, 왜 그라도가 최근 코코볼로에 빠져 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참고로 코코볼로 나무는 중앙 아메리카의 우림 지역에서 자라는 것으로, 짙은 색감과 유니크한 나뭇결로 고급 가구나 악기, 만년필에 자주 활용된다고 한다.
우드 가공 역시 뛰어난데, 장인 정신과 오랜 연륜이 느껴지는 내공이 잘 담겨 있는 모습이다. 플래그십 제품이지만, 그라도에서 흔히 보아오던 클래식한 스타일은 여전하다. 그라도의 특유의 헤드 밴드 스타일과 대형 이어 패드, 그리고 프로용 장비 같은 두툼한 케이블까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수더분하게 잘 담아내고 있다. 새롭게 제작된 50mm 유닛을 적용했고, 주파수 응답은 4Hz-51kHz로 초 광대역 스펙을 자랑한다. 또한 32Ω의 임피던스와 99.8dB의 감도로 꽤 능률이 좋은 제품이다. 기본 6.5mm 단자이지만, 3.5mm 미니 어댑터를 제공하기에, 스마트폰이나 DAP와 직결도 간편하게 이뤄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듣기도 전에 사운드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풍성한 저음에 깊은 아날로그 음색, 그리고 음악성 가득한 풍부한 배음까지, 다양한 기대감으로 GS3000e를 접하게 된다. 역시 첫 음악은 어쿠스틱 음원이다. 시청 당일 제법 추운 날이었지만, 그야말로 따뜻한 온기가 음악에서 다가온다. 마치 300B 싱글 진공관 앰프를 만난 것처럼, 윤기 있고 아름다운 음색이 가슴속에 절묘히 내려앉는다. 쉽게 잊히지 않을 음색이다. 그라도의 어느 한 부분이 금속의 날카로움이라면, 그 정반대 편에는 역시 이런 따사로움이 있다. 고전 명연들을 들으면 이런 장점들은 더 잘 살아난다. 모든 음악을 굉장히 감정적으로, 그리고 음악적으로 풀어낸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부분이다. 클래식으로 넘어가면, 그 감동은 더해진다. 오케스트라의 압도적인 전경이 다이내믹하게 펼쳐진다. 투티의 터지는 부분, 일사불란한 현악의 이어짐, 저음 악기의 깊이감까지, 실제 공연의 긴장감과 격정, 환호마저도 사실적으로 표현해낸다. 역시 우드 헤드폰만의 매력과 멋을 최상으로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라도에서 과감하게 새로운 모델명까지 만들어내며, 애정을 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가격 224만원   구성 오픈형   임피던스 32Ω   음압 99.8dB   주파수 응답 4Hz-51kHz 

55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9년 2월호 - 5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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