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 Physic Virgo Ⅲ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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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 Physic Virgo Ⅲ New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9.01.01 00:00
  • 2019년 1월호 (55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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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에서 전문적인 오디오파일용으로 진화하다

역시 신디사이저의 물결이 시청실을 가득 휘감는다. 그러다 조용히 사색하듯 기타를 튕기며, 노플러의 노래가 잔잔하게 흘러나온다. 쓰리 핑거의 현묘한 테크닉이, 아주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이후 클라이맥스로 향할 때의 에너지와 어택은 본 기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준다. 정말 진화를 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다.

예전에 정치학을 강의하는 교수님의 서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오디오에 대한 지식도 높아서 가끔 평론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음악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한 전형적인 선비 같은 분이셨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흠모한 분이다. 당연히 지식인의 서재인만큼, 책이 즐비한 가운데, 명주라 불리는 술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사실 이 교수님은 대단한 애주가시다. 당연히 위스키 몇 잔 하며 음악을 들었는데, 그때 만난 것이 오디오 피직의 비르고다. 초기작으로, 사이즈는 그리 크지 않지만, 단아하면서 품격 높은 음은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다.
이후 1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새로운 세대의 비르고를 만났다. 당연히 반갑고, 동시에 여러 상념이 머리를 스쳐갔다. 사실 비르고의 첫 모델은 약 20년 전에 발표되었다. 이번에 새 버전이 나왔다는 것은, 대략 10년의 주기로 모델 체인지를 했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매번 업그레이드가 될 때마다, 상당히 축적된 기술이 투입되었다고 봐도 좋다.
전체적으로 전작보다 덩치가 커진 느낌이다. 과거의 모델이 그냥 톨보이 형태였다고 하면, 본 기는 중급기 정도의 사이즈라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어지간한 대형기 못지않은 스케일을 보이며, 거기에 풍부한 스테레오 이미지까지 체험하고 나면, 정말 진화의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싶다. 다른 모델명을 붙여도 무방한 내용이다.

본 기는 30Hz-40kHz라는 광대역을 실현시키고 있다. 말 그대로 중급기를 넘어선 스펙이다. 그런데 사진에서 보면, 프런트의 상단에 있는 두 개의 드라이버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설마 저 작은 구경에서 30Hz까지 커버할 수 있을까? 맞다. 실은 우퍼가 따로 숨어 있다. 그럼 대체 우퍼를 어디에 넣는다는 말인가? 이런 형상의 장점을 살리면서, 풍부한 저역을 얻기 위해, 캐비닛의 사이드 패널에 하나씩, 총 두 개를 넣는다.
이렇게 하면, 저역 쪽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나, 중·고역 대역과의 블렌딩이 문제가 된다. 이 부분이 훌륭하게 해결되었다. 일단 음을 들어보면, 저역부에서 일체의 딜레이를 느낄 수 없다. 하나의 드라이버에서 나오는 듯, 전 대역이 완벽한 일체감을 갖고 움직인다. 또 진동에 대응하기 위해, 두 개의 우퍼가 정확히 같이 움직인다. 밀어낼 땐 함께 밀어내고, 밀려올 때도 함께 밀려온다. 그러므로 내부에서 서로의 힘이 부딪혀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소멸시킨다. 또 내부 보강재에 세라믹 폼으로 만든 커다란 판을 투입해서, 에너지의 분산을 돕고 있다. 따라서 명료하고 빠른 저역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한편 중·고역 쪽은 패널에 고착되어 있다. 아주 단단하게 밀착되어 일체의 진동도 발생하지 않는다.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동사가 새롭게 개발한 것으로, 이중 바스켓에 담았다. 그 정도로 뒤로 빠지는 음에 대한 처리를 완벽하게 한 것이다. 트위터는 동사가 HHCT Ⅲ이라고 부르는, 하이퍼 홀로그래픽 콘 트위터를 담았다. 당연히 3세대째 물건이다. 이것은 구경이 넓어서, 고역대를 처리할 때 지나치게 깊은 피스톤 운동이 필요 없다. 또 방사각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사실 비르고 Ⅲ New는 스피커 디자이너에겐 무척 매력적인 제품이다. 인클로저의 간섭을 최대한 피하면서, 광대역을 실현하며, 정확한 스테레오 이미지를 구현하는 등, 여러 과제를 멋지게 해결하고 있다. 또 사이즈가 커지고, 대역폭이 넓어지면서, 상상 이상의 스케일과 에너지를 보여준다. 상당히 의미심장한 제품이라 하겠다.

첫 곡은 칼 뵘이 지휘하는 모차르트의 레퀴엠 중 키리에. 스산하고 음울한 기운이 몽실몽실 피어나더니, 장엄한 코러스로 연결된다. 정말 비장한 기운이 가득하다. 악단과 합창단의 위치가 명확하게 구분이 되고, 솔로 가수의 포지션도 정확하다. 스케일도 크지만, 무대도 넓고, 밀도감도 높다. 20년간 갈고 닦은 솜씨가 잘 발휘되어 있다.
이어서 오이스트라흐가 연주한 브루흐의 스코티시 판타지. 장중하고 깊다. 저역의 무게감이 놀랍다. 그 가운데 단단하고, 강인한 바이올린이 등장한다. 두께가 두툼하면서, 호소력이 대단하다. 정말로 묵직하게 가슴을 두드린다. 이 비극적이고, 구슬픈 곡은, 현란한 기교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 그 느낌을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Brothers in Arms’. 역시 신디사이저의 물결이 시청실을 가득 휘감는다. 그러다 조용히 사색하듯 기타를 튕기며, 노플러의 노래가 잔잔하게 흘러나온다. 쓰리 핑거의 현묘한 테크닉이, 아주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이후 클라이맥스로 향할 때의 에너지와 어택은 본 기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준다. 정말 진화를 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다. 비르고의 귀환을 두 손 들어 환영한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1,490만원   재생주파수대역 30Hz-40kHz   임피던스  출력음압레벨 89dB   권장 앰프 출력 30-180W   크기(WHD) 23×105.5×40cm    무게 32kg

558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9년 1월호 - 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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