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notone 7NAC-Shupreme X XLR·RCA Cable

임팩트와 디테일,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내다

일본 케이블 전문 업체 조노톤(Zonotone)은 일본의 다른 케이블 업체가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해 왔다. 특성이 다른 선재와 굵기를 믹스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사용해서 소리의 특성을 튜닝하고 있는데, 이는 마치 와인을 브렌딩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7NAC-Shupreme X는 선재 간의 배치(지오메트리) 면에서도 DMHC(Discrete Multi-conductor Helical-parallel Construction)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 고순도 7N 클래스 Cu, 고순도 동 특수 합금, 고순도 무산소동 PCUHD, 순은 코팅 OFC, 고순도 무산소동 OFC 선재를 8개의 튜브에 나눠 담고 비어 있는 폴리에틸렌 파이프를 중심으로 회오리 모양으로 말아놓은 것이다. 그리고 7NAC-Shupreme X의 입력 측에는 접지할 수 있도록 말굽 단자를 달아두었는데, 이것은 커먼 모드 노이즈를 줄이는 초크 토로이달 코어와 연결되어 있다. DMHC 구조 위에는 두꺼운 알루미늄 포일과 고밀도 편조 2중 실드를 했고, 그 바깥쪽으로 특수동 스프링 독립 실드를 덧붙였다.

7NAC-Shupreme X의 소리 경향은 소리가 힘차게 앞으로 나와주며, 묵직하고 두툼한 볼륨감이 느껴지는 타입이다. 그렇지만 디테일이 부족한 흔적은 느낄 수 없다. 자주 들었던 바이올린 곡에 이렇게 디테일한 울림이 있었던 건가 싶어 놀랐다. 피아노 곡의 경우에도 디테일함과 하모닉스를 잘 표현해서 피아노 소리의 골든 톤을 잘 표현해 준다.
두꺼운 솔리드 코어 동선을 사용한 인터커넥트는 임팩트가 잘 실린 소리를 내주지만 디테일한 소리를 내주지 못한다. 또한 얇은 동선을 모아둔 연선을 사용한 인터커넥트는 디테일한 소리를 잘 내주지만 임팩트가 실린 소리를 잘 내주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 조노톤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양쪽의 장점은 살리면서, 단점을 피하고 있다고 봐야겠다.

7NAC-Shupreme X는 악기가 떨 때 하이라이트가 되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일부분을 덜어내고 소극적으로 처리한다는 인상을 준다. 이런 특성 탓에 음악의 규모가 커져서 빅밴드 재즈곡을 재생할 때 끓어넘치게 해서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 없다. 그렇지만 흥겨워 들썩거리게 동조하게 만드는 부분을 완전하게 표현해 내지 못하기도 한다. 대편성 오케스트라 곡을 재생할 때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시끄럽게 만드는 일이 없다. 일사불란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 박진감은 덜 느껴지는 편이다.
7NAC-Shupreme X는 음색이란 부분에서는 농밀하게 들리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소리의 어택 부분을 처리할 때 제 타이밍보다 약간 뒤로 넘겨서 처리하는 버릇이 있어서 특유의 컬러를 만들어내고 있다. 마치 중국 사람이 한국어를 배우면 ‘어~’하고 혀를 굴리는 버릇이 남아 있어서 중국식 악센트를 느끼게 하듯, 조노톤도 특유의 악센트를 가지고 있다고 해야겠다.

일본에는 많은 오디오 업체가 있고 각자 치열하게 개량에 몰두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납득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개발하는 경우가 많아 세계인들로부터 관심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데 조노톤에서는 다른 모습이 엿보인다. 오디오 본질에 대한 추구를 멈추지 않는다. 또한 남이 가보지 않은 길을 과감하게 선택하고 있으며, 자신의 과거를 뛰어넘으려는 도전하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 소리를 튜닝해서 개발과 생산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을 확보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납득할 수 있는 옳은 방향을 지향하고 있어 보인다.
조노톤 7NAC-Shupreme X는 소리가 힘차게 앞으로 나오고 두툼하게 느껴지며, 다소간 LP의 농밀한 소리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을 가진 인터커넥트를 물색하고 계신 오디오 애호가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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