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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재 기자
  • 승인 2019.01.01 00:00
  • 2019년 1월호 (55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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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Thomas│Owner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PMC의 공동 설립자이자 대표인 피터 토마스입니다.

한국에 처음 방문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신 목적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사실 전 세계 수입원을 방문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계획하던 일이었습니다. 국가마다 문화가 다른 만큼 방문해서 직접 보고 얘기를 나눠야지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고, 그런 부분들을 서로 이해해야 고객 지원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나날이 성장하는 회사 탓에 제품 개발하랴, 운영하랴 바빠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페네스트리아(Fenestria)의 개발이 끝나고 최근 CEO를 새로이 고용하면서 잠깐 짬이 나서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한국은 그 여정의 첫 국가입니다.

첫 방문인 만큼 근본적인 질문부터 하겠습니다. 스피커 제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관심의 시작은 축음기였습니다. 제가 6살 때 할아버지가 78rpm SP 축음기를 들려주셨는데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때부터 어떻게 소리를 재현해 내는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음악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렇게 오디오를 취미로 하면서 전자 공학을 전공했고, 첫 직장으로 BBC 메이다 베일 라디오 스튜디오에 취업하게 되어 음악 장비를 선택, 점검, 보수하는 일을 맡게 됩니다. 직업 특성상 수많은 스피커들로 광범위한 청음 테스트를 했고, 그러다 제가 음악에 관심이 많은 것을 위에서 알았는지 BBC 음악 스튜디오로 부서가 변경되었는데, 높은 음압 레벨에도 안정적이고 해상도가 높은 최첨단 모니터 스피커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스피커 제조사들과 협력해서 만들어 보려 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입니까.
그것도 있지만, 사실 개인적인 이유가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마침 저와 제 친구 겸 동료인 애드리언 로더도 집에서 사용할 스피커를 물색 중이었는데, 내로라하는 스피커들을 모두 들어 봐도 20년 전에 설계된 스피커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모델은 없었습니다. 그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직접 만들어 보자’는 결심이 섰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저희가 만든 BB5가 메이다 베일 음악 스튜디오에 채택됐고, 2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매일같이 사용되고 있죠.

PMC하면 바로 ATL이 떠오를 정도로 미로형 베이스 로딩 설계 기법은 PMC의 전매특허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만들게 된 것입니까.
대부분의 스피커 설계자들은 포트형이나 밀폐형으로 캐비닛을 제작합니다. 이 방식들은 제작이 용이하고 원리가 비교적 간단하지만 구조적으로 왜곡을 야기하기 때문에 저와 애드리언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범위한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트랜스미션 라인 이론이 기존의 포트형이나 밀폐형의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자 주관과 객관 모두에서 두 방식을 현저히 능가하는 성능을 제공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단, 한 가지 전제가 있었습니다. 잘 다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와 애드리언은 다년에 걸쳐 흡음재를 개발하고, 압력에 최적화한 유닛을 주문 제작해서 큰 캐비닛 크기, 저음의 착색, 저음이 느리게 빠져나오는 문제를 해소하고 특허 등록을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ATL입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듬으며 완벽을 기하고 있습니다.


Fenestria

최근 제품군에 새로이 적용된 라미네어(Laminair)도 ATL의 연장선에 있는 것입니까?
맞습니다. 라미네어는 제 아들이자 설계 책임자인 올리버 토마스가 F1 공기 역학 부품 설계 기술자로 근무하면서 얻은 지식을 ATL에 적용한 것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덕트에 에어댐을 설치해 공기가 일정하고 빠르게 배출되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목적은 경주용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공기가 덕트로 배출될 때 외부의 공기와 만나 생기는 저항과 난기류를 줄여서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불필요한 공기 잡음이 사라져서 배경이 더욱 적막해지고, 공기 흐름이 원활해지고 빨라져서 응집되어 있는 느낌은 줄어들고, 더욱 섬세한 표현이 가능해지면서 동시에 명료해집니다. 저음은 해상도가 향상되고 정확한 타이밍과 다이내믹스로 출력됩니다.

새로운 최상위 기종으로 소개된 페네스트리아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페네스트리아는 전체론적 설계 접근법의 완벽한 예시이자, 30년간의 연구와 투자의 결정체입니다. 페네스트리아의 설계 철학은 ‘음악 외의 것들은 모두 제거하자’는 것이었고, 목표는 ‘열린 마음으로 재료와 기술에 대한 경계를 허물고 가장 순수하고 투명한 소리를 내는 최상의 스피커를 제작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미적인 아름다움과 고도의 공학이 결합되어 이 세상 그 어떤 스피커보다 음악에 담겨 있는 감성을 섬세하게 정제해서 전달하는 페네스트리아입니다. 5년간의 연구 개발 기간 동안 저희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보다 음악만이 남도록 스피커 자체에서 발생되는 착색, 왜곡, 잡음을 제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페네스트리아를 ‘결코 들을 수 없는 스피커’라 명한 이유입니다.

PMC는 프로와 홈 오디오 양 진영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저희는 아티스트가 의도한 진정한 본질을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곡가부터 레코딩 스튜디오, 마스터링 스튜디오, 그리고 가정에 이르는 오디오 체인 전반에 동일한 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이유로 BBC 메이다 베일이나 메트로폴리스 마스터링 스튜디오에 납품된 BB5 XBD-A 액티브 시스템이나 가정용 스피커가 동일한 설계 철학으로 제작됩니다. 스튜디오용 스피커, 혹은 하이파이용 스피커가 아닌 순수한 오디오 재생에 대한 헌신적인 노력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감이나 형태가 다를 뿐 프로용과 홈용은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모든 PMC 스피커는 청자에게 피로감을 주지 않으면서 궁극의 해상도와 이미징으로 음악에 담겨 있는 감정과 현장의 느낌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재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 간 신제품이 많이 출시된 만큼 회사 규모도 많이 커졌을 것 같습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3배 정도 늘었습니다. 지금은 직원 65명에 공장도 홈 코트에 위치한 본사 공장 한 곳에서 루턴과 샌디가 추가되어 총 세 군데가 되었으며, 덕분에 본사 공장에서는 연구 개발과 서비스, 그리고 페네스트리아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미국에도 LA와 내슈빌, 그리고 뉴욕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데, 레코딩 스튜디오가 많은 만큼 철저한 관리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영국에는 PMC를 포함해 유명한 스피커 제조사가 유독 많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2차 세계 대전 이후 많은 전직 군인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했습니다. 그중 라디오 및 전자 공학 엔지니어의 수도 상당했습니다. 영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하이파이 회사 중 상당수는 그들의 유입으로 인해 탄생되었습니다. BBC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BBC 연구소가 개발한 LS3/5a, LS5/8은 스피커 연구와 개발의 중심에 있었고, BBC가 배출한 훌륭한 엔지니어들은 퇴사하고 스피커 제조사를 차렸습니다. 스펜더의 스펜서 휴즈, 하베스의 H.D. 하우드, 그리고 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BBC 근무 경력이 주는 가장 큰 이점은, 스피커를 설계할 때 측정만이 아니라 청음 테스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는 것입니다. 라디오나 TV 프로그램 특성상 특히 사람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재생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데, PMC 또한 사람 목소리를 청음 테스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정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오디오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내다보고 계신가요?
몇 년 후면 더 많은 액티브 스피커를 볼 수 있을 듯합니다. 각종 무선과 음성 인식 기능들도 추가될 것 같고, 또한 소형 스피커의 선호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듯합니다. 작은 크기에 얼마나 성능을 담아내느냐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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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1월호 - 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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