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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gmann Audio Magne T.T. System
미래 아날로그의 예고편
글 코난 2019-01-01 |   지면 발행 ( 2019년 1월호 - 전체 보기 )




톤암을 제외한 턴테이블 본체 성능의 절대적 기준이 정숙성과 음정 정확도에 있다면 베르그만 마그네는 그 궁극의 목표에 아주 가까이 가 있다. 그 위에 LP 마스터를 만드는 커팅 머신에서나 사용하는 리니어 트래킹 방식 톤암을 사뿐히 얹었다. 플래터와 톤암을 공중부양시켜 마찰로 인한 진동 노이즈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보편적 턴테이블에선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정숙성을 얻었다.

불편한 접촉
접촉은 저항을 만든다. 그리고 회전하는 것들 사이에 무수한 마찰이 일어날 경우 불편한 진동을 만들어낸다. 사람이나 기계나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마찰은 해롭다. 아주 조그만 접촉과 마찰도 직접적으로 또는 돌고 돌아 음질로 표출되는 하이엔드 오디오에게 불필요한 접촉은 하나도 좋을 게 없다. 완전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작동하며 소리를 읽어내는 아날로그 기기로 가면 더 불가피한 마찰이 엄청난 노이즈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일단 스핀들 베어링이 홀과 마찰하면서 생기는 진동 노이즈가 있다. 이것을 없애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베어링을 오일층 위에 떠서 회전하게 설계하는가하면 어떤 메이커는 자력을 활용해 플래터를 공중부양시켜 버린다.


톤암도 마찬가지다. 톤암 베어링은 상당히 노련한 장인들에 의해 개발되어 왔고, 여러 개의 베어링을 통해 트래킹 능력을 몇 단계고 올려놓고 있다. 때로 톤암 베어링의 역할을 보조하기 위해 오일 댐퍼를 톤암 축 옆에 설치해 놓기도 한다. 어떤 톤암은 아예 톤암 축을 실리콘에 담가버렸다. 턴테이블 메이커는 대개 이런 여러 베어링을 통해 접촉 저항, 마찰을 줄이고 진동 노이즈를 줄이려 갖은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한다고 한들 접촉을 하는 한 약간의 진동은 남는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제아무리 초 하이엔드 오디오라고 해도 비껴가지 않는다.


마찰로부터의 해방
마찰로부터 해방된 턴테이블이 여기 있다. 바로 베르그만(Bergmann)의 턴테이블이다. 덴마크 출신 턴테이블 메이커 베르그만의 마그네(Magne)는 턴테이블에서 마찰로부터 고통 받는 부분을 공기를 사용해 해결했다. 이를 위해 에어 서플라이가 별도로 공급되는데 마그네는 에어 서플라이에서 공기를 공급받아 기존의 베어링을 대체하고 있다. 일단 플래터는 알루미늄에 폴리 카포네이트 매트를 사용했다. 그리고 내부 플래터의 스틸 소재 스핀들에 걸쳐 회전하는 형태다. 대개 이 부분에서 자력을 사용해 외부 플래터를 공중 부양시키는 것이 요즘 하이엔드 턴테이블의 추세다. 그러나 베르그만 마그네의 경우 공기압을 통해 턴테이블의 일정 간격으로 공중에 띄운다. 베어링에 무게를 싣지 않는 동시에 상호 작용으로 인한 진동 노이즈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플래터의 무게는 무려 5.5kg.
다음은 톤암이다. 일단 마그네의 톤암은 보편적으로 톤암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LP의 소릿골을 읽어나가는 톤암이 아니다. 마그네에 장착된 톤암은 이른바 ‘리니어 트래킹’이라고 부르는 메커니즘을 갖는다. 카트리지가 LP 소릿골을 읽어나감과 동시에 톤암 전체가 한꺼번에 움직이면서 이동한다. 사실 이런 방식은 과거 여타 메이커들이 실패를 거듭했다. 대부분 베어링을 넣고, 오일을 넣어 톤암을 이동시켰는데, 오일에 먼지가 끼면서 오래 사용하면 베어링의 마찰이 심해지고, 트래킹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곤 했다. 베어링 마찰로 인한 트래킹 능력 부족으로 튀기 일쑤였고, 음질은 가늘고 얄팍했다.


베르그만은 알루미늄 헤드셸과 이중 레이어 카본으로 톤암 튜브로 만들어 진동에 강력하게 대비한 모습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핵심은 리니어 트래킹의 약점을 줄이기 위해 적용한 에어 베어링 설계다. 케이블에서 최고의 절연체가 공기인 것처럼, 톤암의 주행 성능이 최고 수준에 오르는 순간은 어떤 마찰도 없이 공기 중에서 주행할 때다. 바로 베르그만 마그네는 턴테이블의 나머지 어떤 부분과도 마찰하지 않고 LP 소릿골을 따라 카트리지를 유유히 움직이게 해준다. 에어 필터를 장착해 깨끗한 공기를 커다란 압력으로 공급하는 에어 컴프레서가 공급하는 공기는 이 리니어 트래킹 톤암을 균질한 압력으로 사뿐히 들어올려 버린 것이다.
참고로 리니어 트래킹 방식이라고 해서 셋업이 특별히 힘들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VTA도 조정 가능하며, 후방에 무게추 또한 톤암 본체와 디커플링되어 있어 음질적으로 유리하다. 게다가 리니어 트래킹은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반원을 그리며 회전하는 보편적인 톤암의 태생적 단점이 없다. 바로 트래킹 오차가 없으므로 카트리지 오프셋 조정 필요 없이 오버행만 정확히 맞추면 끝이다. 트래킹 오차로 인해 카트리지 셋업에서 마주치는 미심적은 부분이 전혀 없다.
DC 모터에 의해 구동되며, 벨트 드라이브 방식을 택하고 있는 마그네는 전면 앞 쪽에 스타트 버튼이 두 개 있다. 하나는 33 1/3RPM, 그리고 45RPM 버튼을 따로 마련한 것도 편리한 편이다. 게다가 리니어 트래킹 방식이지만 에어 서플라이를 통해 에어 베어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오일 교체 등 유지, 관리 측면에서도 별달리 손댈 부분이 없다. 이는 에어 펌프 시스템 자체도 마찬가지로 아주 오래 사용한 후 필터 교체 정도 외엔 평소 특별히 관리해줄 요소가 거의 없다. 에어 베어링 방식은 손이 많이 간다는 아날로그에 대한 선입견과 진입 장벽을 통쾌하게 해소했다.


반듯한 레퍼런스 아날로그
다이나벡터 XV-1s 저출력 MC 카트리지와 올닉 H-7000V 포노 앰프, 그리고 그리폰 아테나 프리앰프·안틸레온 EVO 파워 앰프, 탄노이 웨스트민스터 로열 GR. 이 모든 장비들의 출발점으로서 베르그만 마그네는 자신의 특성을 고스란히 전했다. 더불어 약 한 달 전 크로노스 오디오 턴테이블과 비교도 베르그만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크로노스 오디오가 에너지 충만한 고밀도의 고해상도 사운드라면 베르그만은 매우 반듯하고 격조 있는 사운드다. 앰프로 치면 그 옛날의 마크 레빈슨이고, 스피커에 비유하자면 B&W나 윌슨 베네시 사운드를 연상시킨다. 예를 들어 리키 리 존스의 ‘Chuck E's In Love’에서 보컬 음상은 가장 이상적인 크기와 위치로 펼쳐진다. 절대 과장하거나 축소시키는 법이 없다.
그러나 파비오 비온디의 사계 중 ‘겨울’ 악장에서 숨죽이듯 적막한 배경 위에 세필로 그린 정물화처럼 악곡의 구조를 정교하게 그려나가는 모습이 선연하다. 스피드는 매우 빠르며 힘의 강약 대비가 매우 세부적으로 조망된다. 턴테이블 사이의 격차를 가장 크게 벌어지게 만드는 스피드 오차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 매우 정확한 음정을 들려주며, 토널 밸런스는 정석에 가깝다.


누가 아날로그는 한없이 푸근한 소리로 지나간 추억을 곱씹기 좋은 소리라고 했던가? 그런 값싼 추억팔이는 베르그만 마그네에겐 통하지 않는다. 존 맥러플린, 알 디 메올라, 파코 데 루치아 등 기타 명인들의 연주는 정확한 악기의 정위감을 통해 마치 현장에 가 있는 듯한 입체적인 사운드 스테이징 속으로 청취자를 빨아들인다. 그럼에도 디지털에서 종종 마주치는 고해상도의 피로감은 느낄 틈이 없이 자연스러운 고해상도가 귀가 아닌 몸으로 느껴진다.
마그네는 절대 청취자를 향해 공격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청취자를 끌어들여 음악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이지 오우에 지휘, 미네소나 오케스트라 연주로 라흐마니노프 앨범을 들어보면 사운드 스테이징은 레코딩 엔지니어 키스 존슨 박사가 의도한 대로 넓고 깊게 형성되어 오케스트라를 전방위로 느긋하게 조망해준다. 카트리지와 포노 앰프 등 주변 기기의 영향도 있겠으나, 근본적인 회전 안정성에서 오는 정확한 음정과 대역 밸런스는 압도적이다. 더불어 안티 스케이팅이 필요 없는 리니어 트래킹 특성 덕분에 맨 마지막 트랙에서도 음상과 스테이징 훼손의 여지가 없다.


총평
톤암을 제외한 턴테이블 본체 성능의 절대적 기준이 정숙성과 음정 정확도에 있다면 베르그만 마그네는 그 궁극의 목표에 아주 가까이 가 있다. 그 위에 LP 마스터를 만드는 커팅 머신에서나 사용하는 리니어 트래킹 방식 톤암을 사뿐히 얹었다. 플래터와 톤암을 공중 부양시켜 마찰로 인한 진동 노이즈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보편적 턴테이블에선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정숙성을 얻었다. 물론 에어 컴프레서 추가로 인한 가격 상승은 불가피했으나, 자기 부상으로 인해 천문학적으로 상승한 여타 하이엔드 턴테이블의 그것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성능 대비 저렴하게 보이기도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리니어 트래킹 방식이지만 베르그만 마그네는 그 모든 것을 혁신적 아이디어를 통해 획기적으로 넘어섰다. 베르그만 마그네는 아날로그 사운드의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은 미래 아날로그의 예고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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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1,800만원(리니어 트래킹 톤암 + 에어 컴프레서 포함)
구성 에어베어링 디자인, DC 모터, 벨트 드라이브
크기(WHD) 49.5×16.5×44cm
무게 18.5kg, 5.5kg(플래터), 1.5kg(서브플래터)

<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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