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rfedale D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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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rfedale D33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9.01.01 00:00
  • 2019년 1월호 (55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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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와피데일, 화려하게 변신하다

 

이 정도라고 하면, 정말 화려한 변신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콤팩트한 사이즈에 알찬 내용을 정말로 멋지게 담아냈다. 수려한 외관은 너무 현대적이지 않으면서 어떤 인테리어 환경에도 잘 어울린다. 대체 와피데일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사실 와피데일은 전통과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도, 오랜 구력을 자랑하는 메이커다. 80년에 달하는 그 긴 역사를 잠깐만 훑어본다고 해도, 본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아무튼 그 때문에 다소 클래식한 외관을 지닌 모델이 많았다. 어떤 면에서 전통의 가치를 지킨다는 미덕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좀 답답한 느낌도 있다.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을 모으기엔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D330이라 명명된 본 기는, 정말 그간의 관념을 일시에 깨어버린, 야구로 치면 적시타에 속한다. 답답한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가고, 잔루가 많았던 상황에서 이닝 종료가 아닌,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지를 만한 스매시 히트가 나왔다. 진심으로 이런 변화를 환영한다.
본 기가 속한 D300 시리즈는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바로 지난 9월 말에 본격적으로 런칭되었다. 국내 데뷔가 무척 빠른 편에 속한다. 이 시리즈의 콘셉트는 바로 버짓(Budget)이다. 즉, 가격적인 메리트를 추구하면서, 최대한 퀄러티를 올리는 내용인 것이다. 이런 시도는 이미 1980년대에 한차례 행해진 적이 있다. 그때 나온 것이 바로 전설적인 다이아몬드 시리즈. 이 시리즈의 폭발적인 인기로, 와피데일이 찬란하게 부활한 부분은 새삼 되짚을 필요가 없을 정도.

이후 40여 년이 다된 지금, 새롭게 버짓 시리즈를 런칭했으니, 바로 D300이다. 하지만 내게는 다이아몬드 시리즈와 달리, D300 시리즈는 버짓이 아닌 럭셔리로 다가온다. 그만큼 마감이 수려하고, 만듦새가 뛰어나다. 현재 런칭된 모델 수는 그리 많지 않다. 북셀프로는 D310과 D320이 있고, 센터 스피커로 D300C가 있다. 아마도 좀더 기다리면 더 큰 모델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D330의 드라이버 구성을 보면, 전체적으로 2.5웨이 타입이 돋보인다. 2.5웨이 일단 맨 상단에 있는 것은 1인치 소프트 돔이다. 이것이 고역대를 담당한다. 20kHz까지 양호하게 올라간다. 그 밑의 5인치 구경의 미드·베이스가 40Hz까지 커버하는 와중에, 맨 하단에 있는 우퍼가 저역의 일정 부분을 보강하는 스타일이다. 즉, 3웨이로 설계하는 대신, 2웨이를 추구하면서, 구경을 줄인 미드·베이스가 가질 수밖에 없는 저역의 양감과 펀치력을 또 다른 우퍼의 투입으로 보강하는 방식이다. 최근에 이런 설계 방식을 도입한 스피커가 눈에 자주 띄는데, 여러모로 효율적이라 본다.
본 기의 감도는 88dB에 불과하지만, 어떤 음성 신호가 와도 일정한 임피던스 내에서 커버한다. 그러므로 메이커에선 25-120W 정도의 출력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아마도 80-100W 정도를 내는 인티앰프면 충분하리라 본다. 전통적으로 와피데일의 제품들은 앰프 친화적이라, 극악무도한 저 임피던스의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담당 주파수 대역은 40Hz-20kHz. 톨보이로선 양호한 내용이다. 참고로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3.2kHz. 어떤 면에서 미드·베이스 유닛이 음성 신호의 상당 부분을 커버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플리니우스의 카이타키 & P10 세트, 소스기기는 마란츠의 SA-KI 루비를 각각 동원했다.

우선 요요 마, 무터 등이 함께 한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 1악장. 일단 묵직하게 오케스트라가 등장한다. 베토벤의 광기와 카리스마가 가득한 재생이다. 이어서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등이 차례차례 등장해 역사적인 명연을 펼친다. 때로는 서로 화합하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아기자기한 앙상블이 이뤄진다. 밀도감이 높고, 투명하면서, 빠른 반응이 인상적이다.
이어서 조앙 피레스와 뒤메이 콤비가 연주한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1악장. 영롱하게 피아노가 주위를 감싸면서, 살포시 바이올린이 등장한다. 음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내면서 세밀한 앙상블이 이뤄진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듯한, 애정이 듬뿍 담긴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감촉이 좋으면서, 정확성을 잃지 않은 음이다.
마지막으로 에릭 버든의 ‘The Vision Of Rassan’.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바뀌어, 펑키한 리듬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보컬의 강력한 카리스마는 시청실을 완전히 장악한다. 바닥을 두드리는 저역과 다양한 코러스의 향연. 정말 귀가 즐겁다. 꿈틀거리는 베이스 라인의 리듬감이라던가, 기타와 여러 악기들의 전투적인 모습 등이 흥겹게 엮이고 있다. 절로 발장단이 나오는 순간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89만원   구성 2.5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cm, 미드레인지 13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40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2kHz   임피던스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파워 핸들링 25-120W   크기(WHD) 20×94×31cm   무게 18.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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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1월호 - 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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