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as Kegel
상태바
Callas Kegel
  • 김남
  • 승인 2018.12.01 00:00
  • 2018년 12월호 (557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운 테크닉을 담은 네트워크로 유닛의 맛을 살리다

오랜만에 이런 무공해 사운드를 듣는다. 담백하고 순수한 소리의 향연이며, 전체적으로 맑고 섬세하며 깊이감이 두드러진다. 그러면서도 음폭은 넓고 느긋하기 짝이 없다. 모든 음을 여유롭게 감싸면서도 해상력이 발군.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있는 스피커라면 이제 칼라스를 맨 먼저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국산품에 대한 편견 속에서도 소리 없이 지지층을 늘려가면서 이제 ‘칼라시안’이라는 애칭도 생겨났다. 흔치 않은 특허 기술을 획득, 네트워크 기술력에서 세계 수준에 올라섰으며, 가격 대비 우수하다는 그런 상투적 평가를 넘어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해 보면 어떤 유명 제품에도 결코 지지 않는다는 객관적 평가가 내려진 지 꽤 오래된다. 다만 인클로저에 과대한 비용을 들일 수 없는 제약 때문에 다소의 약점도 있었지만 시청기는 그러한 약점도 보기 좋게 벗어 던졌다. 시청실에서 이 제품을 보는 순간 하베스나 로저스의 신제품이 나온 줄 알았다. 전·후면을 둘러보면서도 국내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만큼 인클로저에서 느낄 수 있는 약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신제품은 그동안 네트워크 제조 기법에서 강세를 보여 왔던 제작사가 새로운 설계로 내놓은 역작인데, 제작자 스스로 자신의 제품 중에서도 최상위 수준에 속하는 새로운 제품이라 밝히고 있다. 그 이유는 인클로저의 새로움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동사는 네트워크에 심혈을 기울여 4웨이 4차 필터(24dB/oct)까지 확장하고, 기본 회로 네트워크 각 부위별로 다양한 부품을 적용해서 소리의 3차원 입체감과 레이어감을 지향해 왔다. 보통의 스피커 엔지니어로서는 추구하기 쉽지 않은 수준인 셈이다.
시청기는 종래의 정통적 기술 방식에서 약간 방향을 틀었다. 종래의 제품들은 네트워크가 끌고 가는 힘이 유닛의 힘을 능가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판단, 이번에는 그 힘을 빼서 유닛의 순수한 소리를 담백하게 들려주자는 방향으로 튜닝을 개선한 것으로, 2차 필터를 기반으로 하며, ITM(Integration of Technical and Musical expression) 튜닝이라 이름 붙였다.

사실 세상의 모든 유닛은 순수한 사운드가 원칙이다. 모든 자연의 소리에도 컬러링은 없다. 미려한 소리, 요염, 조임새, 풍성함, 둔중함, 날카로움 같은 것은 대부분 네트워크로 튜닝을 더한 효과의 영향이 크다. 이런 양념이 섞인 소리를 듣다가 그것이 사라진 무공해 소리를 듣다 보면 상당히 싱거운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순수한 소리에 귀가 익어지게 되면 마치 생수를 마시다가 보리차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받기 마련.
시청기는 제작자가 만든 스피커 중에서도 가장 담백한 소리가 나오는데, 임피던스가 8Ω에 감도는 94dB이다. 이만하면 거의 풀레인지 수준이며 소출력 3극관 싱글 앰프로도 울릴 수 있는 수준인 것이다. 그리고 소출력 수준인 만큼 그만큼 민감해 질이 좋은 앰프가 필수적이다. 사용 유닛은 모렐의 MDT32S 트위터, 미드레인지 역시 모렐의 EM1308. 우퍼는 포스텍스의 12인치 FW-305. 제작자가 고르고 골라낸 고성능의 단품들이다.
제작자는 바쿤의 앰프와 소출력의 대명사격인 300B 진공관 싱글 앰프로 튜닝을 했는데, 두 쪽 모두 아주 잘 울렸다고 한다. 시청실에 마련된 앰프는 유니슨 리서치의 트라이오드 25로 3극 출력으로 25W을 내는데, 오랜만에 이런 무공해 사운드를 듣는다. 담백하고 순수한 소리의 향연이며, 전체적으로 맑고 섬세하며 깊이감이 두드러진다. 그러면서도 음폭은 넓고 느긋하기 짝이 없다. 모든 음을 여유롭게 감싸면서도 해상력이 발군.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의 현 합주가 첫 소절부터 매끄럽고 고상하게 울리는데, 순수하면서도 가슴이 편안해지는 특징을 가졌다. 금관 밴드의 활기와 매끈한 특성은 결코 줄어들지 않고,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의 극치의 순간은 아름다움이 유별나서 극치의 순수한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팝 보컬에서 요염함은 없지만 우아한 감칠맛이 새로운 매력.

귀가 이미 양념적인 소리에 길들여진 탓으로 다소 심심하지 않을까 라는 순간도 있었지만, 시청기는 사운드의 레퍼런스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이다. 하베스 모니터 제품과 겨루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화장기 없이 담백하고 우아한 사운드라면 오히려 시청기가 윗길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앰프를 TR로 바꾸니 윤기가 증가한다. 200W의 대출력에서 오는 효과겠지만 펀치력의 영향으로 무대감이 커지면서도 약간 둔중해지면서 활기가 소폭 감소한다. 시청기는 잘 만든 소출력에서 오히려 반응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설렁탕 국물도 재탕, 3탕을 하면 국물 맛이 진해지면서 다소 천박해지지만, 이것은 처음 막 끓여 낸 초벌탕처럼 고아한 맛이 나는 소리인 것이다. 이런 순수하고 정직한 소리에 귀가 길들여진다면 양념이 진한 소리의 스피커는 다시 듣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만듦새도 고품격으로 아마추어가 아니라 상당한 경력자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것 같다.

 

제조원 (주)금잔디음향 (02)953-0940
가격 55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3웨이 3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30.4cm 포스텍스 FW-305, 미드레인지 5cm 모렐 EM1308, 트위터 2.5cm 모렐 MDT32S   재생주파수대역 25Hz-3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4dB   파워 핸들링 125W   네트워크 칼라스 ITM 네트워크 / 골드 플레이트 PCB   크기(WHD) 39×69×34cm   무게 36kg 

557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8년 12월호 - 557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