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al Kanta 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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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al Kanta N°1
  • 김남
  • 승인 2018.12.01 00:00
  • 2018년 12월호 (55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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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진 스피커와 만나다

 

고급 미용실에서 막 나온 아가씨처럼 멋진 미모의 스피커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 포칼의 또 하나 신 시리즈 제품을 만난다. 첫 번째 인상으로는 역시 포칼이다 라는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답다는 것이다. 스피커는 소리를 들어 보기 전에 외모만으로도 소리를 짐작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는 말도 있는데 포칼은 확실히 그렇다.
늦가을철이라 온통 무르익은 단풍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오디오를 연상하게 된다. 어느 것이 가장 좋은 제품인가 라는 우문에 대한 현답은 어느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느 단풍이 최고냐? 그전에는 으레 단풍나무, 은행나무의 물든 색상이 최고라고 여겼다. 낙엽은 마로니에가 최고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보니 그것이 아니다. 모든 나무의 단풍은 다 아름답다. 느티나무 물든 색상이며 그 당당한 자태가 이렇게 멋진가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도심지에서는 지저분해 찬밥 신세지만 시골 학교 운동장 가에 외롭게 서 있는 플라타너스의 아름다운 낙엽은 감동적이다. 절에 가면 감나무의 가을 색깔이 그리 아름답다. 넝쿨나무의 색상은 또 어떠한가.
포칼의 스피커들을 단풍에 견준다면 어떤 나무에 해당할까? 포칼 스피커를 시청하고 난 뒤 돌아오면서 불쑥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전형적으로 단풍나무를 닮았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화려하며 광채처럼 빛이 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스피커가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근래의 스피커 중에서 미려하기로는 단연코 포칼이 빠지면 얘기가 되지 않는다. 날씬한 허리가 있고 반짝이는 눈과 다리가 멋지고 우아하기 짝이 없기로는 포칼 제품을 능가하기 어렵다.

1970년대 후반에 설립된 포칼(유닛은 포칼, 스피커 완성품은 JM 랩으로 2종 브랜드명으로 운영)의 스피커가 국내에 수입된 것은 90년대 전반이었다. 유토피아 시리즈가 그 첫 기종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일반 스피커 유닛 진동판 컬러는 당연히 블랙이었고, 인클로저는 월넛이었다. 물론 노란색의 케블라 콘도 한두 제품에 사용되고 있었지만, 약간의 와인 컬러 몸체에 들어 있는 샛노란 케블라 콘의 앙상블인 JM 랩은 우선 보기만 해도 황홀했다. 소리 역시 그 당시에 스피커계를 양분하고 있던 JBL과 탄노이류의 약점을 간파한 듯한 상쾌하고, 시원하면서도 부드러운 음감이 너무도 쇼킹했다. 앰프 낯가림도 덜했다. 가격도 터무니없이 비싼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돌연 등장한 포칼이 90년대 세계를 휩쓸었다. 그리고 모든 제품이 그러하듯 몇 년 후 잠시 주춤거리며 그대로 사라지는 게 아닌가 예측이 들었으나 아니었다. 가을날 무르익은 단풍이 화려하게 소생하듯 각종 기술력과 베릴륨이라는 특수 소재로 포칼은 다시 스피커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대량의 유닛 생산은 역시 유럽 최고지만, 현란한 기술 발전의 과정도 주목할 만하다. 누가 모방하기 쉽지 않은 베릴륨 트위터를 비롯해 다양한 우퍼의 콘 재질을 개발하는 등 특허만 해도 스피커 업체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떠올랐고, 역시 최고의 산업 디자인 팀을 꾸려 고급품은 물론이고 저가품에까지 세계 최고의 패션 왕국에 버금가는 미술품 같은 디자인 감각을 투입했다.

포칼은 어떤 기종 하나 함부로 만들어 낸 제품이 없다. 과대하게 홍보를 해서 일류인 척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일류가 되어 버린 것이 근래 10년 안팎의 포칼인 것이다. 베릴륨 트위터가 일류 트위터로 평가 받는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40kHz까지 재현되면서 이처럼 시원하고 보다 손쉽게 구동되는 트위터는 한 손에 꼽을 수 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더구나 이 스피커에 채용된 베릴륨 트위터는 IAL3이라는 가장 최신의 자체 개발 기술을 적용했고, 아마 재질을 사용한 Flax 샌드위치 진동판은 탁월한 댐핑 능력을 지니며 트위터와 함께 매칭되어 시간축 일치, 위상축 일치 부문에서 탁월함을 획득한 바가 있다. 아마 재질의 이 우퍼를 보면 고급 정장을 입은 멋진 신사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실로 독특하며 바라보기만 해도 소리가 나온다는 전형적인 음악적 컬러인 것이다.
이 시청기는 칸타 시리즈의 막내 급이지만, 마감 처리만 봐도 새로운 신기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품위 만점이다. 8Ω에 88dB로 앰프는 출력이 25W부터가 권장 수치다. 시청은 수입사인 오디오 갤러리의 시청실에서 이루어졌는데, 골드문트의 텔로스 590 넥스트젠이 연결되어 있었다. 울려 보니 굳이 고가의 앰프가 아니더라도 보통의 제품으로도 충분히 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력이 크게 높지 않은 진공관 앰프와 매칭도 기대할 만하겠다. 10평 내외까지 충분한 음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 전제되어 있었지만, 모든 곡이 여유롭게 품격 있게 울린다.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549-9081
가격 72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트위터 2.7cm IAL3 베릴륨   재생주파수대역 46Hz-4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4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150W   크기(WHD) 23.4×42.2×39cm   무게 1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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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12월호 - 5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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