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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우진
  • 승인 2018.12.01 00:00
  • 2018년 12월호 (55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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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바이올린 연주를 고음질로 만날 수 있는 음반

영원히 더위가 지속되어 이제 우리나라는 열대 기후가 될 듯했는데, 바로 지금 아주 짧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바이올린 소품이 무척이나 땡기는(?) 계절이 되었다. 

박지영의 바이올린, 권요안의 피아노, 임재성의 첼로가 만들어 내는 <Les Trois Etoiles>는 원래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 녹음을 의뢰했다가 마음에 들어 직접 출반까지 한, 매력 넘치는 연주가 담긴 앨범이다. 쇼팽의 피아노곡과 멤버들이 자주 연주회에서 선보였던 가브리엘 포레의 곡이 멋지게 연주되지만, 이 음반의 백미는 아스트라 피아졸라의 사계, ‘Four Seasons of Buenos Aires’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으로, 다양한 연주자의 연주를 들어 보았지만, 이 연주는 예사롭지가 않다. 비발디의 사계처럼 처음에는 봄이 끌리다가 듣다 보면 마지막 겨울이 더 매력적인 피아졸라의 곡을 완벽하게 이해해 4악장 모두 수준급의 연주를 들려준다. 어차피 전설적인 바이올린 주자의 연주가 없는 현대 작곡가의 곡으로, 현역 바이올리니스트의 각축이 벌어지는 피아졸라의 곡에 박지영의 연주는 강한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계절에 관한 실내악은 피아졸라의 사계,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그리고 가장 강력한 것이 바로 비발디의 사계이다. 그런데 막상 이 곡을 녹음하는 바이올리니스트는 많지가 않다. 이무지치나 헨릭 쉐링 등의 거장이 버티고 있어, 정공법으로 도전했다가는 명연주와 비교당하고, 실력이 부족하다느니 이전에 보여 준 열정이 없다느니 하는 비난을 받기도 하니 바이올린 연주자가 녹음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것은 소품집도 마찬가지로, 의외로 바이올린 소품을 모아놓은 앨범을 찾기 쉽지가 않다. 천재적인 어린이 바이올린 영재의 음반이나 애매한 실력의 연주자가 에코를 잔뜩 걸은 녹음으로 상업적으로 찍어낸 소품집이 아닌, 수준급 연주의 빼어난 녹음을 가진 소품집이 정말 오랜만에 나왔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 폭스오퍼 심포니 오케스트라 부악장인 유희승의 첫 솔로 앨범이자 바이올린 소품집인 <Melange Viennois>은 유명한 멜로디의 크라이슬러의 곡이 다수 수록되어 있으며, 이외에도 엘가, 슈트라우스, 몬티의 ‘차르다시’ 등으로 채워졌다. 흔히 보는 소품집과 다른 명연주로, 과거 거장들의 앙코르 모음집의 아쉬운 음질까지 오디오가이가 채워 준다. 조만간 LP로도 출시될 것 같기도 하지만, 조금 더 기다려 LP를 사라고 말하기에는 오늘 가을 하늘이 너무 잘 어울린다. 글 | 신우진

<Les Trois Etoiles>
박지영(바이올린)
권요안(피아노)
임재성(첼로)
JEC-0049
녹음 ★★★★★
연주 ★★★★☆

 

<Melange Viennois>
유희승(바이올린)
베로니크 테누엘(피아노)
AGCD0115
녹음 ★★★★★
연주 ★★★★★

557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8년 12월호 - 5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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