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음의 홍수. 특히, 오르간의 물결치는 듯한 움직임은 시청실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 보컬은 다소 까칠하면서, 생동감이 넘치고, 박력 만점의 드럼은 혼을 빼놓는다. 중간에 등장하는 현란한 하모니카 솔로는 계속 뇌리에 남을 정도.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갈 정도로 시원시원하다. 정말 올인원, 이렇게 잘 만들어도 되는가?
자고로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다. 처음과 끝은 어떤 면에서 같은지도 모르겠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번에 네임에서 만든 뮤조(Mu-so)를 만나면서, 이런 격언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산더미처럼 앰프와 소스기를 쌓아놓고, 몇 조의 스피커를 운영하다 질려버린 분들이 조촐하게 되돌아간다고 할 때, 아무래도 심플한 시스템을 찾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뮤조는 초보자용이기도 하고, 또 노련한 애호가의 은퇴용(?)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하면, 이 정도 제품을 들인다면 본격적인 오디오 시스템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워낙 정평이 있는 메이커의 역작인 만큼, 그 완성도가 지나쳐서, 오히려 하이파이 무용론(?)까지 나올 지경이 되었다. 주객이 전도되었다고나 할까?
각설하고, 올인원이다 뭐다, 하는 개념으로 친다면, 본 기는 하이엔드에 속한다. 덩치도 크지만, 음질 또한 만만치 않다. 최소한 본격적인 인티앰프와 북셀프 스피커 조합에 필적한다. 거기에 다기능과 편의성으로 무장한 만큼, 그야말로 네임이 단단히 각오하고 만들었다는 인상이다.
우선 좌우로 길게 뻗은 형상은, 말하자면 스테레오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실제로 양쪽 끝에 미드레인지와 트위터가 배치되어 있고, 가운데에 두 발의 우퍼가 몰려 있다. 즉, 정확히 스테레오 시스템을 박스 하나에 담은 형태인 것이다. 사실 네임은 앰프와 소스기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스피커 쪽 실력도 만만치 않다. 그 기술을 이번에 제대로 투입했다.
드라이버 구성을 보면, 3웨이 타입. 실크 돔 트위터를 필두로, 특주된 미드레인지가 제대로 투입되었고, 옆으로 길게 타원형으로 만들어진 우퍼는 매우 강력하고 또 반응이 빠르다. 기본적으로 베이스 리플렉스 타입이라, 울리기가 아무래도 수월하다. 드라이버들의 수준이 높아, 해상도와 다이내믹스 면에서도 만족스럽다.
한편 위에서 본 기를 내려다보면, 수려한 자태와 스페셜 에디션의 샴페인 골드 컬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작 뮤조의 스페셜 버전(2,000개 한정)인 만큼, 특유의 고급스러운 색감은 더 럭셔리하고 또 멋지다. 뒤쪽에는 방열핀이 가지런히 달려 있고, 상단 왼쪽엔 각종 동작을 담당하는 커다란 터치 패널 노브가 달려 있다. 조금만 신경을 써서 익히면, 매우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요즘 필요한 다양한 옵션이 눈에 띈다. 블루투스(apt-X)와 에어플레이, UPnP는 기본이고, 타이달,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서비스와 연동, 인터넷 라디오 등이 제공되며, 멀티 룸 기능도 있다. 심지어 알람까지 달려 있다. 무엇보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폰 모두에 대응하는 전용 앱이 개발되어 있어서, 리모컨을 사용하지 않아도 손쉽게 휴대폰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요즘 휴대폰이 인체의 일부가 된 점을 고려하면, 이런 배려는 더없이 반갑다.
한편 2개의 디지털 입력도 눈에 띈다. 옵티컬과 USB A가 제공된다. WAV, FLAC, AIFF 등 24비트/192kHz의 고음질 음원에 대응하며, 빼어난 DAC의 실력이 가미되어, 매우 고품위한 음을 자랑한다. 거기에 3.5mm 사양의 아날로그 잭은 보너스. 무선이 복잡하다고 생각되면, 소스기와 케이블 연결로 활용하면 될 것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휴대폰을 적극 활용했다. 내장된 음원과 유튜브를 골고루 들었다. 첫 곡은 캐논볼 애덜리의 ‘Autumn Leaves’. 역시 사이즈가 주는 장점이 돋보인다. 거의 전 대역을 아우르는, 풍부한 저역과 개방적인 고역이 인상적이다. 중역대는 전통적으로 네임이 강점을 가진 대역이며, 역시 찰지고, 밀도감이 높은 음이 나온다. 멋진 2관 앙상블에 이어 트럼펫, 알토 색소폰의 수려한 솔로 릴레이. 절로 발장단이 나오는 명연이다. 음 자체도 뭔가 고품위하고, 럭셔리한 맛이 있다. 과연 이쪽 세계의 하이엔드 제품답다.
이어서 안네 소피 무터가 연주한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 위풍당당하게 몰아치는 오케스트라 다음, 강력한 호소력을 자랑하는 바이올린의 등장. 물찬 제비처럼 공중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모습에 넋을 잃을 정도. 스케일, 펀치력, 에너지 등, 여러 면에서 무척 만족스럽다. 자세히 듣고 있으면, 최소한 북셀프 & 인티앰프, 그것도 하이 퀄러티 수준의 조합에 필적한다.
마지막으로 밥 딜런의 ‘Like A Rolling Stone’. 말 그대로 음의 홍수. 특히, 오르간의 물결치는 듯한 움직임은 시청실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 보컬은 다소 까칠하면서, 생동감이 넘치고, 박력 만점의 드럼은 혼을 빼놓는다. 중간에 등장하는 현란한 하모니카 솔로는 계속 뇌리에 남을 정도.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갈 정도로 시원시원하다. 정말 올인원, 이렇게 잘 만들어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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