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1962-1966: Rare Performances from The Copyright Collections,명창 김정민의 박녹주제 흥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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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1962-1966: Rare Performances from The Copyright Collections,명창 김정민의 박녹주제 흥보가
  • 신우진
  • 승인 2018.10.01 00:00
  • 2018년 10월호 (55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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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 카즈오 이시구로 사이에 밥 딜런이 있다. 노벨 문학상이라는 타이틀로 갑자기 주목받으며 번역본이 출간되는 것을 보면 그동안 그렇게 많은 밥 딜런의 음반이 많이 나온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다. 나도 최소 계절마다 한 장씩 리뷰한 듯하다. 직전 수상자들의 글을 읽어 보면(아마 노벨상이 아니었다면 내가 유태인 이야기나 러시아 참전 용사의 글을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밥 딜런에게 상을 준 이유를 알 듯하다. 한림원은 반전 작품의 끝을 밥 딜런으로 마무리한 듯하다. 그리고 점차 사라지는 수상발에도 간만에 밥 딜런 음악이 나왔다. 이는 7월말 내한 공연에 맞춰 나온 듯하고, 내용 역시 라이브 음원으로 채워져 있다. 1962년부터 66년 사이에 베트남 전쟁 초기에 녹음된, 파릇한 밥 딜런, 그야말로 기타 하나 들고 외치는 반전 음악과 저항 가요 그 자체이다. ‘날 것’이라는 표현이 떠오르게, 생생하게 밥 딜런의 목소리가 스튜디오 녹음과는 다르게 실려져 있다. 하지만 초창기 라이브 녹음이어서 그런지, 밥 딜런 특유의 변칙적인 라이브가 아닌, 가장 스튜디오 녹음과 유사한 박자와 음정으로 부르는 라이브이어서 거친 느낌도 없고, 음이 올라갈 때는 확실하게 올려 주고 맺을 때는 담백하게 끊어 준다. 관객의 환호에 묻혀 클라이맥스를 대충 뭉개 버리는 라이브는 아니다. 딱 적당한 정도의 감상용 라이브 음반이다.
글 | 신우진

밥 딜런

S40673C/19075865322
녹음 ★★★★
연주 ★★★★★

 

참 오랜만에 들어 본다. 듣다 보니 내가 전에 의외로 판소리 흥보가를 참 많이 들어 보았던 것 같다. 딱히 오락거리 없던 시절, 할머니 무릎에 앉아 나름 할머니의 해설이 곁들어져, 때마다 흑백 브라운관 TV 속에, 간혹 라디오에서 생각보다 자주 나와 듣고는 했었다. 김정민 명창의 이 음반을 듣고 있자니 무엇인가가 다른, 그리고 빠진 듯해 나름 알아보니, 내가 주로 들어 본 것과는 다른 계보인 듯하다. 박녹주제 흥보가는 사설이 간략하고 오락적인 요소보다 서사적 품격을 중시하는 동편제 스타일을 들려준다. 김정민의 소리 역시 구성지고 흥겨운 흥보가가 아닌, 왠지 처절한 가난과 핍박을 이겨 낸 흥보의 모습을 보여 주는 듯하다. 흥보 마누라의 한 서린 목소리는 아직도 귀에 맴돌고 있다. 이태백 고수의 장단에 쇳소리 나는 목소리로 깊이 있는 흥보가의 또 다른 면을 보여 준다. 서양 음악에 비하자면 마치 오페라타가 아닌 오페라를 들려주는 듯하다. 녹음은 오디오가이가, 배포는 소니에서 담당하고 있다. 녹음 상태는 매우 양호하나 사설 부분이 창에 비해 너무 조그맣게 들리는 것은 좀 아쉽다. 사설에서 김정민 명창이 소위 ‘딕션’은 좋지만 너무 조근조근 이야기해서 성량 차이가 좀 많이 벌어진다. CD 2장에 꽉 차게 들어 있는 박녹주제 흥보가의 완창은 소장 가치도 있지만, 진지하고 깊이 있는 판소리의 맛을 느끼게 해 준다.
글 | 신우진


 

<명창 김정민의 박녹주제 흥보가>
김정민(창자)
이태백(고수)
S80404C/80358118404
녹음 ★★★★☆
연주 ★★★★☆

55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8년 10월호 - 5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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