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tofon SPU A & SPU Wood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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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tofon SPU A & SPU Wood A
  • 김기인
  • 승인 2018.09.01 00:00
  • 2018년 9월호 (55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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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폰이 1948년 SPU 업무형인 타입 A, B, C 모노 필름 SPU와 CA25D, CG25D 모노 카트리지의 초기 태동기에서부터 1958년 RIAA 규격의 세계공통 규격 포노 커브를 확립하자 스테레오형으로 개발된 민수용 카트리지가 ESL C-99(삼각판 캔틸레버), ESL C-100(두랄루민 파이프 캔틸레버)이었다. 이어 1958년부터 1965년까지 소위 스테레오 LP의 황금시대를 맞으면서 급속하게 민수용 스테레오 카트리지 수요에 접하게 되는데, 이때 수많은 SPU의 명기들이 탄생한다. 이때 오토폰의 카트리지는 민수용이라 하지만 거의 업무용(프로용) 카트리지 수준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고성능이었다.

Ortofon SPU A
구형 : 합성 수지 셸

우리가 선호하는 실질적 SPU A의 내부 구조가 확립된 것은 1959년경이다. 이때 소위 흰색 시리얼 넘버의 SPU A와 SPU G, GTE가 동시 발매되어 함께 유통되었는데, 임피던스 1.5Ω에 고성능 직사각 알니코 자기 회로를 사용한 약 0.2mV 내외 출력의 정밀 제품이었다.
GTE에는 잘 알다시피 소형 죠겐쇼 트랜스를 내장해 30배 정도의 증폭률로 직접 포노 입력의 MM단에 입력되도록 설계했는데, 최근 들어 내장된 승압 트랜스를 분리 후 별도 MC 스텝 업 트랜스로 사용해 본 결과 그야말로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주파수 특성, 개방감, 음악성이 뛰어나 놀란 적이 있다.

Ortofon SPU Wood A
신형 : 천연 밤나무 솔리드 우드 셸

당시 SPU들은 그 자기 회로의 우수성과 다이아몬드 스타일러스의 정밀성, 코일의 재료적 성질 등으로 인해 오히려 현대 카트리지보다 첫째 개방성이 뛰어나고 디테일이 자연스러우며, 둘째 음장감과 음악성이 대단히 좋으면서 톤이 굵직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은 G 타입보다는 A 타입에서 두드러지는데, G 타입의 헤드셸 라인이 첨가되는 데서 오는 시그널 접촉 저항에 따른 손실률이 A 타입보다 높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시그널이 톤암에 접촉되기까지 G 타입이 접점이 많아 그만큼 저항 손실과 투명도를 상실한다는 뜻이다. 결국 언제부터인가 오토폰 SPU 마니아 사이에서는 A 타입 우월론이 대두되고, 극단적 마니아의 경우 A 셸 전용 톤암을 마련해 오로지 A 타입만 청취하는 그룹도 생겨났다.

물론 A 타입은 유럽 업무용 규격(EMT 등 짧은 헤드셸 오버행 세팅)이어서 제너럴 헤드셸 오버행 톤암과의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으나 필자 입장에서도 SPU를 사용해야 한다면 역시 A 타입을 고수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A 타입의 범용성 부족으로 수요가 떨어지자 오토폰 사에서는 A 타입 생산 종료를 선언해 약 20여 년 동안 모델 체인지나 신제품이 나오지 않았었다.
이러다 보니 구형 A 타입이 귀해지고 값도 상승한다. 이에 최근 250개 한정 생산품으로 SPU Wood A를 생산하는데, 독특하게 셸을 솔리드 천연 밤나무로 마감하고 내부 수납 카트리지 역시 철저히 구형 설계에 기준해 신제품을 생산한다. 내부 카트리지는 유명한 골드 A의 모습을 답습한 것 같이 골드 도금된 커버를 쓰고 있으며, 스타일러스 역시 고전적인 스페리컬(구형) 다이아몬드 팁을 솔직하게 사용한다. 이것은 A 타입 구매자들이 구형 골드의 사운드에 집착하는 바 이에 호응하기 위함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캔틸레버는 전 골드에 비해 두 배 이상 두꺼워졌고, 코일 역시 동선에서 무산소 동선으로 개선되었다. 출력은 0.18mV로 오히려 구형에 비해 축소되어 있고, 인터널 임피던스(DCR)는 2.5Ω으로 예전과 비슷하다. 물론 자기 회로도 네오디뮴이나 사마륨 코발트를 쓰지 않고 알니코로 회귀했다. 구형 SPU 클래식과 비교해 본 결과 크기는 커졌으나 팁까지의 세팅 간격이나 무게(약 31g)는 동일했으며, 특이한 것은 우드 셸을 옆에서 보면 구형과는 달리 뒤쪽으로 경사져 있어 시각적으로 날렵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 카트리지는 수평으로 수납되어 트래킹 각도는 구형과 동일하게 나온다.


구형 SPU A의 내부 분해 모습

소리 특성으로 본다면 구형이 좀더 구수하며 디테일이 느슨하게 전개되는 데 반해 신형은 타이트한 질감과 중·고역을 위주로 한 해상력이 가미되고 다이내믹 특성이 확장되어 사운드 밀도감이 높은데 투명도는 오히려 구형 쪽이 높다. 그러나 온도감은 신형이 높은데 무엇보다 나무 셸에서 오는 진동 여운이 끼치는 영향이 아닐까 싶다.
최근 들어서는 카트리지도 과거로의 복귀 현상이 강하다. 과거의 명기들을 재해석해 신제품을 내놓지만 마니아들은 여지없이 그 원형인 구형을 찾는 경우가 아날로그 전반에 만연되어 있다. 그러나 어떤 쪽에서는 이제 새롭고 혁신적인 발명으로 아날로그 오디오 사운드를 첨단으로 끌어올려 놓기도 해 결국 아날로그를 추구하는 경향은 극단적으로 양분화되고 있다. 어떻든 SPU Wood A가 새로 등장하면서 오토폰 사가 다시 구형으로의 복귀를 시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설렘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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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9월호 - 5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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