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initive Technology Demand D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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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initive Technology Demand D11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7.01 00:00
  • 2018년 7월호 (55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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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엔터테인먼트의 완성을 위한 첫걸음


 

요 근래 들어본 스피커 중,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의 제품들은 여러모로 인상이 깊었다. 특히 액티브 스타일 제품들의 실제 음을 들어보고 또 놀랐다. 최근에 동사는 더 대중적인 콘셉트의 제품을 런칭하고 있다. 바로 디맨드 시리즈로, 이번에 만난 D11부터, D9, D7 등이 그 뒤를 잇는다. 당연히 D11이 톱 모델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이 회사의 제품치고는 이례적으로 작고, 동사가 자랑하는 바이폴라 기술도 투입되지 않았으며, 더욱 액티브 타입도 아니다. 하지만 그 혈통이 어디 가나? 이전에 들었던 대형기의 이미지가 그대로 살아 있어서 여러모로 흥미를 갖게 된다.
사실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는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북미 지역에선 매우 주가가 높다. 1990년에 설립 당시, 창업자 중 한 사람이 폴크 오디오를 주재하는 샌디 그로스였다는 점도 그렇지만, 또 다른 한 명이 열렬한 오디오파일이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자의 배경을 갖고 있는 그는, 홈시어터 쪽에 수백만 달러를 들일 만큼 미쳐 있었다. 따라서 하이파이뿐 아니라 홈시어터를 아우르는 콘셉트로 제품들을 개발한 바, 홈 엔터테인먼트라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분들에겐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이 회사는 내공이 깊다. 일례로 뉴욕에 가면 트리니티 처치가 있다. 이곳의 자랑거리는 무려 16Hz까지 재생할 수 있는 파이프 오르간이었다. 하지만 911 사태 때 이것이 파손되면서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었다. 하는 수 없이 스피커로 대신하게 되었는데, 이때 선택된 것이 바로 동사의 제품들이다. BP 10B가 무려 60대, BP 30이 8대나 동원된 사운드 시스템이라고 한다. 언제 뉴욕에 가면 꼭 들를 곳이라 하겠다.

아무튼 이번에 만난 D11은, 비록 북셀프에 불과하지만, 동사의 빼어난 R&D에 힘입어 상당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하긴 동사는 인력 선별에 만전을 기해, 기본적으로 MIT, 프린스턴, 스탠포드 등 명문대학의 인재들만 뽑는다. 최고의 테크놀로지를 지향하기 때문에 인력을 선발하는 과정부터 남다른 것이다.
본 기는 1인치 알루미늄 돔 트위터와 6.5인치 미드·베이스가 조합된 2웨이 타입이다. 단, 6×10인치짜리 타원형 라디에이터가 부속되어, 저역의 양감과 파워를 더한 점은 역시 동사의 음향 철학을 대변하고 있다. 또 미드·베이스 앞에 웨이브가이드를 설치해 음의 포커싱을 높인다거나 트위터에 역시 20/20이라는 ‘Wave Alignment Lens’를 설치하는 등, 종래의 제품과는 큰 차별을 두고 있다. 특히, 자사가 취득한 특허가 다수 투입된 점은 고무적이다. 그 결과, 매우 디테일하고 또 다이내믹하면서 풍부한 음악성을 갖춘 제품으로 완성되고 있다.
스펙을 보면 8Ω에 90dB라는 양호한 감도를 갖고 있다. 따라서 20W 정도로도 충분히 구동되지만, 200W의 대출력에도 너끈히 대응한다. 즉, 홈 오디오뿐 아니라 스튜디오용 제품으로도 손색이 없도록 내구성을 높인 것이다. 주파수 대역은 48Hz-24kHz. 고역의 개방적인 느낌이 좋고, 저역도 펀치력이나 임팩트가 수준급이다. 동사가 권하는 전용 스탠드에 마운트한다면 더욱 반응이 빠르고, 밸런스가 좋은 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오디오파일의 소망이 투입된 제품이라, 즐겁고, 기분 좋은 음을 연출한다. 오디오 감상이라는 것이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크릭의 에볼루션 100A, CDP는 플리니우스의 마우리를 각각 사용했다. 첫 곡은 스탄 게츠의 ‘Desafinado’. 베이스 라인의 풍부한 음향을 배경으로, 기분 좋은 보사노바 리듬이 넘실거린다. 이윽고 게츠 특유의 벨벳 터치의 솔로. 매우 느긋하고 또 관능적이다. 중간에 나오는 찰리 버드의 현묘한 핑거링은 매우 정교치밀하게 재생된다. 사이즈 대비 저역의 대응력이 좋고, 개방된 고역이 주는 시원함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어서 페기 리의 ‘Black Coffee’. 1950년대 모노 녹음인데, 보컬의 개성이 잘 표현되어 있다. 보컬의 뒤쪽으로 멀찍이 떨어져 샤우트하는 관악기의 음향이 절묘하고, 디테일이 풍부한 보컬의 재생은 몰입해서 감상하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빼어나 특정 대역의 피크나 딥이 느껴지지 않는다. 펀치력도 수준급이서 사이즈 대비, 상당한 만족도를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 액트 2. 애잔한 선율로 테마가 흐르는 가운데, 비극적인 분위기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처음에는 잔잔하게 시작하다가 점차 스케일이 커져 폭발할 때의 임팩트는, 과연 동사의 기술력이 어느 수준인지 가름하게 한다. 작지만 알차고 또 당차다. 좀더 출력이 높은 앰프를 걸어 폭주시켜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수입원 D&M Sales Marketing Korea (02)715-9041
가격 12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라디에이터   사용유닛 우퍼 16.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48Hz-24kHz(-10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0dB   권장 앰프 출력 20-200W   크기(WHD) 18.4×33×31.7cm 

55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8년 7월호 - 5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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