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lestonWorks The Nico Signature Special Edition·Trigon Ener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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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lestonWorks The Nico Signature Special Edition·Trigon Energy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6.04 00:00
  • 2018년 6월호 (55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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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내공을 지닌 조합, 니코와 에너지

 

이글스톤웍스를 주재하는 짐 톰슨 씨를 해외 오디오 쇼에서 만날 때마다 서로 ‘브라더’라고 부른다. 내 연배가 위니까, 그는 나를 형으로, 나는 그를 동생으로 부르는 셈이다. 그 정도로 인간적으로 친하고, 또 그의 작업을 존중한다. 그러나 안드라로 대표되는 거대한 포름은 아무래도 선택을 망설이게 된다. 그러다 몇 년 전에 북셀프 타입인 니코(Nico)를 발표하면서 관심을 끌더니, 이번에 니코 시그너처 스페셜 에디션 버전을 냈다. 마무리라던가, 크로스오버에 투입되는 소자들 등 여러 부분에 확실한 개량이 이뤄진 듯하다. 음을 들어보면 동사 특유의 튼실한 중역과 자연스러운 고역이 인상적이며, 저역의 펀치력도 믿음직스럽다. 정말로 성실하고, 오디오와 음악밖에 모르는 톰슨 씨인지라, 이번 작품은 여러모로 추천할 만하다고 본다.
니코는 동사에서 엔트리 레벨에 속한다. 그 때문에 이글스톤웍스의 DNA를 간직하면서 가격적인 밸런스를 지켜야 한다. 이 부분이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한편 니코가 속한 아티산 시리즈에는 톨보이 타입의 엠마도 있는데, 중·고역의 질감이나 성향은 비슷하면서 저역을 더 강화한 모델이다. 어떤 제품이 되었든, 뛰어난 가성비를 지닌 것은 분명하다.

한편 이와 커플링되는 트라이곤의 에너지는 개인적으로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사실 트라이곤은 아직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당한 실력기에 속한다. 단지 외관이 좀 작고, 출력도 높지 않아, 이 부분에서 대개 건성으로 지나치지만, 그 퀄러티만큼은 어지간한 하이엔드 뺨칠 수준이다. 이번에 만난 에너지는 동사의 인티앰프 라인업 5개 중 정확히 중간, 세 번째 그레이드에 해당한다. 출력은 8Ω에 70W로 매우 준수하며, 니코 시그너처 스페셜 에디션과 같은 북셀프 타입엔 매우 적절하다. 공간상의 제약으로 북셀프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 조합은 거의 하이엔드 클래스에 육박하는 퀄러티로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이번에 자료를 보고 알았지만, 트라이곤은 프랑크푸르트 북쪽에 위치한 풀다브뤼크에 소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독일의 여러 도시 중에 마치 고향처럼 느끼는 곳이 프랑크푸르트인지라, 이런 정보만으로도 반갑기만 하다. 정식으로 사옥을 갖추고 있고, 모든 제품을 완전 수공업으로 생산하는 ‘Pure Made in Germany’. 여기에 구차한 설명은 불필요할 듯 보인다.

본 시청에 쓴 소스기는 플리니우스의 마우리 CD 플레이어. 오로지 CD만 재생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기인지라, 그 강력한 아이덴티티는 늘 믿음직스럽다. 첫 곡은 요요 마, 안네 소피 무터 등이 함께 한 베토벤의 트리플 협주곡 1악장. 일단 앰프의 미는 힘이 대단하다. 스피커가 아주 가볍고, 빠르게 반응한다. 그러나 음 자체가 날린다는 뜻은 아니고, 탄탄한 저역으로 안정적인 밸런스를 갖추면서 전 대역이 일체감을 갖고 움직인다. 이 부분에서 마치 소형 스포츠 카, 이를테면 포르쉐를 보는 듯하다.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전주 후에 차례로 솔로 악기가 등장할 때의 드라마틱한 전개가 이쪽에 확실히 전달된다. 음의 감촉도 매우 투명하고 또 아름답다. 현란한 기교의 잔치를 하나도 놓치지 않는 대목에서 빼어난 해상도도 느낄 수 있다.

이어서 뒤메이와 피레스가 함께 한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악장. 영롱하며 환각적인 피아노를 뒤에 두고, 조심스럽게 바이올린이 등장한다. 깊은 영적인 대화를 나누듯, 두 악기는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악상을 전개한다. 음 자체가 깔끔하고, 잔향도 풍부하다. 미세한 기척을 놓치지 않지만 그렇다고 피곤한 음은 아니다. 고품질의 재현이 이뤄지지만, 결코 잘난 척하지 않는다. 상당한 내공이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그루빙거의 ‘Introitus…’. 다양한 퍼커션의 향연이 두드러진다. 북의 텐션이나 울림, 금속성 타악기의 찰랑거림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3D 입체 영화를 보듯 공간 여기저기를 점한 악기들의 위치가 선명하다. 이어서 중세풍의 남성 코러스가 나올 땐 숨이 막힌다. 당연히 코러스와 악기들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이 없다.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를 선사하는 조합이라 하겠다.

수입원 SP-오디오 (02)2156-7590

EgglestonWorks The Nico Signature Special Edition   가격 46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5.2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0Hz-24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   크기(WHD) 19×38.1×33cm   무게 9kg 

Trigon Energy   가격 450만원   실효 출력 70W(8Ω), 100W(4Ω)   주파수 응답 2Hz-150kHz(-3dB)   디스토션 0.02% 이하   채널 분리도 -80dB 이하   S/N비 -96dB 이하   입력 임피던스 47㏀   크기(WHD) 44×8.5×36cm   무게 1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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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6월호 - 5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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